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앱의 마법사 트윌리오

앱의 마법사 트윌리오

우리에게 생소한 이름 ‘트윌리오’, 클라우드를 이용해 전세계 어느 곳에서든 커뮤니케이션 서비스를 이용하도록 지원하는 트윌리오는 현재 미국에서 가장 뜨거운 주식이다.2011년 10월, 우버가 샌프란시스코 밖으로 막 기지개를 펴던 풋내기 시절의 일이다. 우버 고객들은 서비스 제한을 통지하는 이메일을 받았다. 우버 SMS 서비스를 제공하는 에어투웹(Air2Web)이 서비스 점검을 할 예정이어서 승차 요청 문자나 통지 등 일부 우버 기능을 일시적으로 이용할 수 없다는 문자였다. “문자를 보냈는데 우버에서 답장이 빨리 안 온다고 화내지 마세요. 우리가 문자를 안 보내는 게 아니라 ‘못’ 보내는 겁니다!”라는 날카로운 우버의 문구는 에어투웹을 향한 짜증을 고스란히 드러내고 있었다.

이메일은 제프 로슨(Jeff Lawson·39)의 수신함에도 날아들어왔다. 샌프란시스코 맞은 편 지역에 있는 스타트업 트윌리오(Twilio)의 CEO다. 트윌리오는 음성, 문자 등 기업 커뮤니케이션 서비스를 클라우드 형식으로 제공하는 기업이다. 자그마하고 다부진 몸집에 숱 없는 머리, 둥근 얼굴에 직사각형 안경을 쓴 로슨은 조용하고 겸손한 성품으로 인간적인 매력이 넘친다. 스타트업 창업자에게서 흔히 볼 수 있는 허세나 과장이 없는 그는 치밀한 엔지니어링과 절제된 경영 원칙으로 자신만의 입지를 다지고 있다.

우버 메일을 받은 그는 뭘 해야 할 지 정확히 알았다. 그는 당시 우버 이사회에 있던 친구 롭 헤이에스(Rob Hayes)에게 이 메일을 전달하며 짧은 문장을 덧붙였다. “제발, 트윌리오 좀 쓰라구. 그럼 이런 일 없어.” 헤이에스는 로슨을 우버 CEO 트래비스 칼라닉에게 소개시켜줬고, 한 달이 채 지나기도 전 트윌리오는 우버의 SMS 서비스를 맡았다. “양쪽 모두가 원했던 일”이라고 헤이에스는 말했다. 시간이 지날수록 두 회사의 관계는 조금씩 확장됐고, 현재 트윌리오는 전세계 대부분의 지역에서 우버 앱의 문자와 알림, 음성 통화기능을 모두 지원한다.
 우버 등 3만 개 회사의 SMS 서비스 대행
우버에서 운전수와 승객은 트윌리오가 배정한 번호를 통해 통화가 이어지기 때문에 자신의 전화번호를 공개할 필요가 없다. “우버가 지금처럼 클 줄은 몰랐다”고 트윌리오 상품 총괄 패트릭 맬러택(Patrick Malatack)은 말했다. “그러나 제프가 그렇게까지 나서는 모습을 보니 좋았다.”

트윌리오라는 회사도 창업자의 성격을 그대로 이어 받았다. 두 아이의 아버지 로슨은 겸손과 검소함을 자신의 경영신념으로 삼고 있다. 조심스럽게 사생활을 지켜주는 원칙 덕에 트윌리오는 소규모 개발업체부터 대기업에 이르는 고객사 3만 개를 확보했다. 이들은 트윌리오를 통해 10억 개 장비를 연간 750억 회씩 연결하는 통신 서비스를 제공한다. 매치닷컴 회원은 트윌리오를 통해 전화번호를 공개하지 않고 사랑을 속삭이며 연인으로 발전할 수 있고, 에어비앤비 숙박 예약 통지나 적십자 자원봉사자 배치도 모두 트윌리오를 통해 이루어진다. 유럽의 거대 금융사 ING도 최근 글로벌 콜센터에서 17개의 하드웨어 및 소프트웨어 시스템을 줄이고, 대신 트윌리오를 이용하겠다고 결정했다. 최대 고객 왓츠앱은 고객 계정 및 로그인 검증에 트윌리오를 이용한다. 리프트와 익스피디아, 넷플릭스, 코카콜라, 세일즈포스, 뉴욕타임스 앱 안에도 모두 트윌리오가 들어가 있다. “그는 환상적인 사업을 구축했다”고 세일즈포스 CEO 마크 베니오프는 말했다. “세일즈포스를 비롯한 모든 기업이 자사 앱에 반드시 넣어야 하는 걸 만들었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이루어낸 트윌리오의 성공을 가장 최근에 눈치챈 집단이 바로 월스트리트다. 기술주 발행시장은 죽은 거나 마찬가지라는 경고를 무시하고 트윌리오는 아직 수익을 내지 못하던 2016년 6월에 IPO를 단행했다. 기업가치는 12억 달러로 평가 받았고, 1억5000만 달러의 자금이 모였다. 비상장기업으로 남았다면 올해 집계를 시작한 ‘포브스 100대 클라우드 기업’ 순위에서 높은 순위를 차지했을 트윌리오의 주가는 IPO 첫날 2배로 뛰어올랐다. 이후 2개월이 채 지나기도 전분기별 매출이 70% 증가하자 트윌리오 주가는 다시 한 번 2배로 뛰어올랐다. 시가총액도 46억 달러까지 증가했다. 인지도가 더 높은 박스(17억 달러)나 핏빗(31억 달러), 옐프(30억 달러) 등을 단번에 제압하는 금액이다.

증시에 입성한 트윌리오가 벌인 화려한 파티는 앱에 커뮤니케이션 서비스를 잘 엮어내는 작업이 어느 때보다 중요하며 또 쉬워졌음을 보여줬다. 전세계 모든 스마트폰을 더욱 스마트하게 만드는 걸 약속했기 때문에 수십억 달러의 시장도 열렸다. 엄청난 가능성을 잘 아는 로슨은 IPO를 한 날, 이를 기념하기 위해 650명 직원 전원에게 ‘Day 1’이란 문구가 적힌 티셔츠를 나누어줬다.

2008년 친구 2명과 함께 트윌리오를 창업한 로슨은 1년 후 기술산업 네트워킹 회의 SF 뉴테크밋업(New Tech Meetup)에서 트윌리오를 소개해 달라는 요청을 받았다. 자리에 나간 그는 설명하기 어려운 기술을 굳이 설명하려고 애쓰는 대신, 트윌리오 소프트웨어를 보여주고 청중이 직접 판단하게 만들자고 결심했다. 그는 1000명의 관중 앞에서 자신의 이야기를 하면서 트윌리오 앱을 코딩해 전화선을 만들었다. 그리고는 단숨에 계정을 열고 전화번호를 설정했다. 누구나 이해할 수 있는 쉬운 코드 두어 줄을 쓰자 전화선은 바로 작동하기 시작했다. 로슨은 사람들에게 방금 만든 번호로 전화를 걸어 달라고 요청했다. 그러자 회의실에서 난데없이 대규모 개발자 컨퍼런스콜이 열린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로슨은 참가자 모두에게 다시 전화를 걸어 참여에 대한 고마움을 표하기 위해 코드를 첨가했다. 그러자 여기저기서 전화벨이 울리기 시작했고, 청중은 환호했다. “그는 ‘말보다는 행동으로 보여주는’ 경영자”라고 베세머 벤처 파트너스(Bessemer Venture Partners)의 바이런 디터는 말했다. 초반부터 트윌리오에 자금을 지원했던 베세머 벤처는 현재 트윌리오의 최대주주다. “허세나 큰소리가 없다. 그래서 더 특별한 카리스마와 진정성을 가지고 있다.”

로슨의 숨은 재주를 보여줬던 이 날의 이벤트는 입소문 이상의 효과가 있었다. 개발자 중심의 사업전략을 상징적으로 보여준 덕에 회사의 성장은 탄력을 받았다. 트윌리오는 사용이 엄청나게 간편하고 선불 수수료가 없다. 그래서 아이디어나 상품을 테스트하기 위해 트윌리오를 사용하는 프로그래머가 많다. 트윌리오로 테스트한 상품은 이후 규모를 키워 수십만, 수백만 달러의 매출을 낸다. 기존 영업과 다른, 효과적인 영업이 가능한 것이다. “개발자가 소비자처럼 우리 서비스를 이용하고 대기업처럼 자기 상품을 키울 수 있도록 지원한다”고 로슨은 말했다. 이렇게 개발자를 집중 공략하는 마케팅은 아마존 컴퓨팅 서비스나 스트라이프(Stripe) 결제 서비스, 뉴렐릭(New Relic) 분석 서비스에서 사용한 방식이다. 이들처럼 트윌리오도 소프트웨어를 통한 상품 차별화 트렌드에서 많은 혜택을 보고 있다. “상품 차별화를 위해 기업이 더 많은 개발자를 고용하면, 개발자는 자신이 썼던 트윌리오 앱을 그대로 사용해 새로운 상품을 만들어낸다”고 로슨은 덧붙였다.
 ‘말보다는 행동으로 보여주는 경영자’ 로슨
이런 원리를 바탕으로 발전하는 회사다 보니 신입 ‘트윌리언(트윌리오 직원을 지칭하는 말)’이 반드시 치러야 하는 신고식도 생겼다. 트윌리오 앱을 만들어 모든 직원 앞에 선보이는 것이다. (비서나 마케팅 직원, 변호사로 들어와도 예외가 될 수 없다. 엔지니어가 아닌 직원은 트윌리오로 앱을 코딩하는 기본적 방법을 신입사원 오리엔테이션에서 배운다.) 지난 수요일 저녁도 예외는 아니었다. 샌프란시스코 사우스 오브 마켓(South of Market)에 위치한 트윌리오 건물의 식당 겸 주방에서는 직원 수십 명이 베트남 국수를 시켜놓고 모여 앉아 신입사원이 손수 만든 앱을 펼쳐 보일 때마다 열렬히 박수를 쳐주는 광경이 시작됐다.

앱은 대부분 장난스러웠다. 문자로 질문을 하면 심슨가족 캐릭터가 답을 해주는 앱도 있었고, 사용자들이 수학 문제를 텍스트로 치면 웹기반 지식엔진 울프럼 알파(Wolfram Alpha)로 찾아서 바로 답을 해주는 앱도 있었다. 분위기는 가벼웠지만, 전해지는 메시지는 꽤나 육중했다. 누구라도 코딩으로 트윌리오 앱을 만들 수 있다는 사실이었다. 늘 입던 청바지에 버튼다운 셔츠, 짙은 색의 플리스 조끼를 입고 스니커즈를 신은 로슨도 식당에서 직원들의 앱 발표를 지켜봤다. 직원이 발표를 끝내면, 그는 자격을 갖춘 선수에게 대표팀 유니폼을 나눠주듯 트윌리온의 공식 직원으로 인정하는 표식을 나눠줬다. 킨들이었다. 매달 30달러를 쓸 수 있는 사용권도 함께 들어가 있다. “우리 직원이 자기계발에 투자하길 바란다”고 그는 말했다.
 사업실패 후 아마존에서 웹서비스 개발 맡기도
CEO 또한 어린 나이부터 자기계발을 열심히 했다. 디트로이트 외곽에서 자란 그는 중학교 때부터 사업을 시작했다. 유대인 성인식 등의 행사를 동영상으로 찍어 편집해주는 일이었다. 고등학교를 졸업할 때가 되자 그는 결혼식 동영상도 찍기 시작했고 운이 좋은 주말에는 5000달러까지 벌기도 했다. 미시건 대학에 진학해서는 코딩 공부를 시작했는데, 1학년이 끝나기도 전에 프로그래밍으로 돈을 벌기 시작했다.

그가 자신의 첫 인터넷 스타트업 벌시티닷컴(Versity.com)을 만든 것도 이 시기다. 대학 대규모 강의 노트를 올려주는 웹사이트였다. 사업이 자리를 잡고 벌시티가 광고 수익을 내기 시작하자 학교를 자퇴한 로슨은 벤처 투자자의 투자를 받아 실리콘밸리로 회사를 옮기고 서비스 범위를 전국 200개 대학으로 확대했다. 닷컴 거품이 한창 올라오던 2000년, 벌시티는 경쟁사 칼리지클럽닷컴(CollegeClub.com)에 인수됐고, 칼리지클럽닷컴은 IPO를 신청했다. 그러나 회사가 상장을 하기 직전, 닷컴 거품이 꺼졌다. 주식으로 결제를 대신했던 로슨은 빈털터리가 됐다. “경비 지출이나 현금 잔액을 살펴보고 계획했던 사람이 없었다”고 그는 말했다. “많은 걸 배웠다. 이를 계기로 지출을 잘 하고 있는지 신경쓰기 시작했다.”

사업을 하고 싶은 열망에 휩싸인 로슨은 스포츠 및 공연티켓 거래 사이트 스터브허브(StubHub) 공동창업자 제프 플루어와 의기투합했다. 스터브허브의 첫 CTO가 된 로슨은 6주 만에 티켓 재판매 사이트의 시스템을 개발했다. “그가 모든 시스템 구조를 설계했다. 자신을 도와줄 직원 두 명도 채용했다”고 플루어는 말했다. 그러나 스포츠 산업에 별다른 열정이 없었던 로슨은 수 개월 뒤 회사를 떠났고, 오프라인 리테일 벤처회사에서 얼마간 일을 하다가 학위 과정을 마쳤다. 대기업에서 경험을 쌓으며 자신의 기술을 발전시키고 싶었던 로슨은 2004년 아마존 면접을 봤다. 면접 후 아마존의 작은 부서가 그에게 일자리를 제안했다. 어떤 프로젝트를 하는 지는 함께 일하게 된 후에야 말해줄 수 있다고 했다. 입사 후 그는 자신이 아마존웹서비스(AWS) 개발 프로젝트에 배정된 걸 알았다. 그는 기술 개발에 참여했고, 아마존은 2006년 AWS를 공식 출범시켰다. “인프라를 서비스처럼 제공한다는 발상의 전환이 충격적이었다”고 그는 말했다.

아마존에서의 15개월은 이후 그의 길에 결정적 영향을 줬다. 컴퓨팅의 기본 구성요소를 서비스로 제공한다는 AWS의 개념은 너무 신선했고, 로슨은 이것이 앞으로 있을 지각변동의 중심이 되리라 예상했다. 그의 예상대로 인프라를 서비스로 제공하는 사업모델은 모바일 앱의 등장과 함께 자리를 잡아가기 시작했고, 수많은 업체가 소프트웨어를 통해 고객과 상호작용하기 시작했다. 로슨은 AWS 사업모델을 어디에 적용할까 골몰하다가 커뮤니케이션 쪽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고객과의 원활한 통신은 그가 사업을 할 때마다 아주 중요한 요소였다. 그는 친구 에반 쿠크, 존 월튀스와 함께 프로토타입을 만들어 AWS(달리 어디겠는가)에 올려 두었다. (쿠크는 이후 백악관 기술부서로 옮겨갔고 월티스는 트윌리오에 남았다.) 개발자들은 열광적 반응을 보였고, 트윌리오에게 첫 고객이 생겼다. 폰마이폰닷컴(PhoneMyPhone.com)이었다. 휴대전화를 잃어버렸을 때 사이트에 들어가 전화번호를 입력하면 전화를 걸어주는 서비스다. (전화기가 소파 쿠션 사이에 박혀 있을 경우 아주 유용하다.)

트윌리오의 샌드힐 로드(Sand Hill Road) 입성은 좀 더 조용히 이루어졌다. 로슨의 사업 설명을 들은 벤처투자자들은 예산을 직접 다루지 않는 개발자를 위한 상품은 좋은 전략이 아니라고 지적했다. 타이밍도 좋지 않았다. 유명 벤처투자사와 회의를 하는 도중에 그는 리먼브라더스의 파산 소식을 들었다. 이런 우여곡절 끝에 엔젤투자자 미치 케이퍼(Mitch Kapor)가 나섰다. 상용 스프레드시트를 처음 개발하고 로투스(Lotus)를 설립한 케이퍼는 자금과 자문을 기꺼이 제공했다. 페이팔 개발자 프로그램을 담당했던 데이브 맥클루어(Dave McClure)와 트위터 및 우버 투자로 엄청난 돈을 번 전직 구글직원 크리스 사카(Chris Sacca), 베세머 벤처의 디터 또한 투자금을 내주었다.

디터는 트윌리오의 시리즈 B 자금모집에서 베세머 벤처가 주간사 역할을 맡겠다고 나섰다. 트윌리오로 컨퍼런스콜 전화선을 만든 디터는 로슨에게 시간을 통보하며 그 시간에 전화를 달라고 부탁했다. 로슨이 전화를 하자 디터가 답을 하는 대신 자동응답 멘트가 흘러나왔다. “베세머 벤처 파트너스 투자계약 핫라인에 전화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여러분의 사업 성공을 기원합니다.” 자동녹음된 목소리는 로슨에게 1500만 달러짜리 투자 계약을 원하면 1번, 2000만 달러를 원하면 2번을 누르라고 했다. 번호가 올라갈 때마다 금액은 500만 달러씩 높아졌고, 최대 금액은 3000만 달러였다. 케이티 페리의 노래 ‘라스트 프라이데이 나잇’을 듣거나 심령술사 전화로 연결해주는 번호도 있었다. 로슨은 일단 1200만 달러를 받는 방안을 선택했다.
 트윌리오 소프트웨어만으로 콜센터 기능 수행
트윌리오는 ‘전화하기’, ‘재생’, ‘녹음’등 기본 커뮤니케이션 기능 제공부터 시작했다. 덕분에 개발자들은 손쉽게 앱에 통신 기능을 추가할 수 있게 됐다. 전세계 여러 국가에서 수많은 통신사 인프라와 연결해야 하는 수고로움을 트윌리오가 해결해준 것이다. 트윌리오의 서비스를 이용하면 개발자는 음성 및 문자 메시징 기능을 웹이나 모바일 앱에 연결시킬 수 있다. 시간이 지나면서 트윌리오는 서비스를 확대했고, 제공 가능한 서비스 및 API의 수는 5개에서 50개로 늘어났다. 고객은 점차 복잡한 기능을 프로그래밍할 수 있게 됐고, 분석이나 데이터 라우팅, 가격 결정과 함께 문자나 음성 외에 화상통화까지 가능한 추가적 기능이 생겨났다.

트윌리오의 고객은 값비싼 통신장비나 솔루션 패키지를 구매하지 않고도 트윌리오 소프트웨어 만으로 콜센터 기능을 가질 수 있게 됐다. 데이터센터를 만들어 구리 선으로 연결하고, 통신사에 엄청난 돈을 주고 인프라를 구축해야만 했던 일이 이제는 소수의 프로그래머 고용으로 가능해졌다. 선불 수수료도 없다. 사용료는 만들어진 앱을 실제 사용하기 시작한 후부터 내기만 하면 된다.

“트윌리오로 엄청난 가능성이 열렸다”고 구글에서 다양한 이동통신 프로젝트를 진행했던 사카는 말했다. “통신 엔지니어링 경력이 전혀 없는 사람이 마우스로 몇 번만 클릭하면 콜센터가 만들어진다. 정말 대단하다.” 현재 트윌리오는 7개 지역, 22개 데이터센터를 통해 글로벌 이동통신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거의 모든 주요 통신사와 계약을 체결해서 전세계 어느 곳에 있는 전화기로도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게 됐다. 로슨은 이를 트윌리오의 ‘수퍼 네트워크’라 부른다. “우리 사업이 성장하면서 수퍼 네트워크를 따라하는 일도 점차 어려워지고 있다”고 그는 최근 투자자에게 말했다. 애널리스트들 또한 이에 동의한다. “트윌리오는 다른 경쟁업체를 몇 광년 앞서 있다”고 JP모건 애널리스트 마크 머피는 말했다.

트윌리오 본사에서 전직원 회의가 개최됐다. 본사 직원 수백 명이 회의실로 가자 MC가 된 로슨이 이들을 맞았다. 직원들이 시멘트 바닥에 자리를 잡고 앉자 로슨을 둘러싼 대형 모니터에서 마운틴뷰와 뉴욕, 런던, 더블린, 탈린 사무실에 있는 직원들이 그들을 마주봤다. 신입사원 너덧 명을 소개한 로슨은 캠프강사처럼 큰 소리로 질문을 하면서 이들의 대답을 유도해 이름을 모두에게 각인시켰다. (로슨은 그 전날 직원들이 앱을 선보일 때 입었던 옷을 그대로 입고 있었다.) 신입사원 소개를 끝낸 그는 다음 차례로 넘어갔다. 고객사 Q&A 시간이다. 번역서비스 업체 글로보(Globo)의 진 슈라이버(Gene Shriver) CEO가 회의실 앞으로 나와 포옹을 나누었다. “트윌리오 주식을 26달러에 샀기 때문에 할 수 있는 포옹”이라고 슈라이버가 장난을 쳤다. 지금 트윌리오 주가가 50달러로 올랐다는 말은 굳이 할 필요도 없었다.

둘은 서로를 마주 보고 높은 바 의자에 앉았다. 슈라이버가 트윌리오를 이용해 글로보를 창업한 이야기를 이어가는 동안 로슨은 다리를 사정 없이 떨면서 그의 말을 경청했다. 글로보는 전화로 전세계 고객과 번역사를 연결해주는 업체다. 영어를 전혀 못하는 고객이 콜센터를 통해 전화를 걸어올 때도 있고, 프랑스 관광객의 말을 이해하기 위해 방콕 병원의 의사가 전화를 걸어올 때도 있다.

이메일과 문자, 문서 번역 서비스도 함께 지원하는 글로보는 트윌리오로 전화를 받아 언어뿐 아니라 의료나 법률, 기술 등의 전문분야를 함께 고려해 적절한 번역가에게 연결해준다. “트윌리오는 하얀 캔버스와 같아서 무엇이든 할 수 있다”고 슈라이버는 말했다. 트윌리오 플랫폼의 기능이 다양하고 안정성이 높은 덕에 직원이 40명밖에 없는 작은 글로보가 메디케어 및 오바마케어 번역 서비스를 제공하는 정부 승인 번역업체를 이길 수 있었다고 슈라이버는 덧붙였다. 그는 트윌리오 선택이 “우리 회사의 가장 중요한 베팅 중 하나”였다고 말했다.

칭찬이 이어지는 동안 로슨은 트윌리오의 부족한 점이나 개선점은 무엇인지 물었다. 그러자 일부 서비스는 속도가 빨라졌음 좋겠다, 음성 품질 분석이 개선되어야 한다, 트윌리오의 신기능을 미리 알려주면 좋겠다 등의 제안이 이어졌다. 고객 피드백은 트윌리오의 상품개발 과정에서 중요한 비중을 차지한다. 맬러택 상품 부사장은 트윌리오의 중요 고객 2명이 지금 당장 해결할 수 없는 이슈를 가진 고객의 전화를 잠깐 기다리게 하는 동안 다른 일을 보려고 소리를 줄여놓는 걸 보고 ‘대기 모드’를 추가했다. “고객이 우리 서비스를 사용하는 방식을 보면서 더 좋은 서비스 경험을 만들기 위해 노력한다”고 개발자 시절 자신의 아파트 벨을 누가 울리면 휴대전화로 전화가 오는 시스템을 트윌리오로 만들었던 맬러택은 말했다.
 2018년에 연매출 10억 달러 예상
트윌리오는 Twilio.org 사업부를 통해 통신기능 프로그래밍 역량을 수많은 비영리기관에 제공하고 있다. 직원의 시간과 기술, 자원의 1%를 자선활동에 지원한다는 세일즈포스의 1-1-1 약속을 선례로 삼아 Twilio.org에 회사 주식 80만 주를 배정하고 10억 개의 메시지를 “좋은 목적을 위해” 전달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아이티나 도미니카공화국, 탄자니아처럼 911 서비스가 없는 국가에서 응급구호 서비스를 제공하는 트렉 메딕스(Trek Medics) 등의 단체에 힘입어 현재 목표치는 10%까지 채웠다.

미국에서는 크라이시스 텍스트 라인(Crisis Text Line)이 트윌리오를 통해 서비스를 제공한다. 미국 각지에 있는 1600명 자원봉사자들을 자살 시도자나 가정 폭력 피해자와 연결해주는 비영리기관이다. 트윌리오가 페이스북 메신저와 통합된 덕에 크라이시스 텍스트 라인은 도움이 필요한 사람에게 신속하게 손을 내밀어줄 수 있게 됐다. “그들이 어디에 있든 도움을 주고 싶다”고 크라이시스 텍스트 라인의 크리스 존슨 CTO는 말했다.

2015년에 1억 6700만 달러의 매출을 올린 트윌리오의 선봉에 서서 기회를 가늠하는 일은 결코 쉽지 않다. 지금의 성장세를 유지할 경우 트윌리오는 2018년 2분기 연매출 10억 달러를 달성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금으로선 트윌리오의 규모와 기능, 안정성을 따라올 주자가 없다. “트윌리오는 앞으로 꽤 많은 해 동안 성장을 가속화할 수 있다”고 JP모건의 머피는 말했다.

- MIGUEL HELFT 포브스 기자

위 기사의 원문은 http://forbes.com 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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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점 양해해주시기 바랍니다.
 [박스기사] 트윌리오 인사이드
트윌리오는 음성과 문자, 영상 기능을 프로그래밍할 수 있는 기본 요소로 만들어서 개발자들이 자신의 앱에 손쉽게 통신 기능을 추가할 수 있도록 했다.
 [박스기사] 클라우드 서비스…5대 유망 기업은?
포브스가 선정한 ‘가장 뜨는’ 클라우드 기업은 슬랙. SNS시장의 틈새를 공략한 슬랙은 모든 팀원이 한곳에서 대화를 나누고 회의 내용을 공유할 수 있다. 그림, 문서, 동영상, pdf파일, 프리젠테이션 자료 등을 손쉽게 주고받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구글 드라이브, 드롭박스 등과 자동연동된다. (전체 순위는 www.forbes.com/cloud100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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