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일본 디스플레이 산업] JDI(재팬디스플레이), 생존 위해 OLED에 베팅
[위기의 일본 디스플레이 산업] JDI(재팬디스플레이), 생존 위해 OLED에 베팅
LCD로는 한계, JOLED 자회사로 편입...2018년 OLED 양산화, 2019년 대량 생산 목표 2017년 1월, 재팬디스플레이(JDI) 신임 사장에 히가시이리키 노부히로가 선임됐다. 히가시이리키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개발회사인 JOLED의 사장으로, 그 전에는 이스라엘계 액정검사장치 메이커에서 15년 간 사장과 회장을 역임했다. JOLED는 JDI로부터 15%의 출자를 받고 있으며 작년 말 JDI의 자회사로 편입한다는 발표가 있었다. 그러한 시점에 이례적인 제안을 받은 히가시이리키는 결론을 내기까지 한 달이 걸렸다. 하지만 고민 끝에 JDI의 사장 취임을 결정했다. 그는 JOLED의 사장도 겸임한다.
이번 인사를 연출한 것은 JDI와 JOLED 양사에 출자하는 정부계 펀드 산업혁신기구(이하, 혁신기구)다. JDI는 혁신기구의 주도 하에 곤란에 빠진 소니, 도시바, 히타치제작소의 중소형액정사업을 통합하는 형식으로 2011년에 발족한 회사다. JOLED도 혁신기구가 주도해 소니와 파나소닉이 합작해 2015년 발족했다. 지난해 말, JDI는 자금 회전의 악화로 혁신 기구로부터 750억 엔의 추가 출자를 받았다. 그러나 민간 기업에 지나지 않는 JDI 구제에 공적 자금을 투입하기는 어렵다. 그래서 ‘OLED 독자기술을 지닌 JOLED와의 통합’이라는 명분을 내세운 것 아니냐는 의혹을 받는다.
JDI 사장 인사는 올 3월 22일 정식 발표됐다. JDI의 혼마 미쓰루 회장이 퇴임하고 아리가 슈지 사장은 이사로 강등됐다. 그러나 직후인 3월 30일, JDI는 JOLED의 자회사화를 연기하기로 발표한다. 그리고 두 달 후인 5월 18일, 히가시이리키는 사장이 아닌 회장에, 사장에는 다시 아리가가 연임하는 등 혼란스러운 경영상황이 드러났다. 또한 흑자를 공언했던 실적은 3분기 연속 적자에 빠졌다. 아리가 사장은 퇴임에서 돌연 사장 연임이 결정된 것에 관해 “2016년도 결산에서 목표를 달성하지 못해 2개월 간 근신을 당했다”라고 이야기한다. 결국, 스마트폰 업체 등 고객과의 교섭 역할을 할 만한 사람을 사내에서 찾지 못하고 외부 인사인 히가시이리키 회장만으로는 어쩐지 불안하기 때문에 고심 끝에 내린 결정으로 보인다. 적자가 계속되는 원인에 대해 아리가 사장은 “매출에서 스마트폰 비중이 지나치게 높다는 점, 생산에서 로스가 차지하는 비중이 많다는 점을 들 수 있다. 스마트폰은 제품 리사이클이 짧고, 생산성이 향상되기 전에 수요가 끝나버린다”라며 탄식했다.
JDI의 2014년 상장 시 공모가격은 900엔이었다. 주가는 상장 직후를 기점으로 하향세를 거듭하며 현재는 그 4분의 1 이하 수준이 되었다. JDI의 중소형 액정디스플레이(LCD) 시장 세계 점유율은 1위다. 그럼에도 어려운 경영상황에 사내에서는 실망감이 감돈다. 그러나 더욱 심각한 사태가 벌어지고 있다. “LCD 공장을 만들라 해놓고 입에 침이 마르기도 전에 OLED를 만들라고 하다니 누가 상상이나 했을까?”(JDI 간부). 한숨이 오가는 불만의 화살은 스마트폰 업체인 애플을 향한다. 애플은 JDI 매출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최대 고객이다. 때문에 지금까지 JDI의 실적은 아이폰에 크게 좌지우지됐다. 2016년 12월에는 이시카와현에 아이폰 전용의 하쿠산공장을 신규 가동시켜 그야말로 운명공동체가 되었다. 하지만 2015년 가을에 발매된 아이폰6 시리즈가 판매 부진에 빠지며 수주가 감소했다. 하쿠산공장의 가동은 2016년 6월경 예정됐지만 반년 정도 늦춰졌다. 겨우 가동이 가능해졌으나 현재 가동률은 ‘절반 수준’(JDI 간부)으로 이익 공헌과는 거리가 멀다.
여기에 재차 타격을 가하듯 애플은 올 가을 발매 예정인 신형 아이폰의 디스플레이에 액정패널이 아닌 한국 삼성의 OLED를 채용하는 것이 확실시 된다. 이로 인해 애플의 JDI 발주량은 ‘30%가량 감소할 전망’(JDI 간부)이다. 단순계산으로 매출 1300억 엔 정도가 날라가는 셈이다. 애플이 갓 세워진 액정공장을 내버려두면서까지 OLED를 채용하는 배경에는 성장 둔화에 대한 강한 초조감이 있다. 지난해 아이폰의 연간 판매대수는 사상 처음 전년을 밑돌며 2억1540만대를 기록했다. 가장 심각한 것은 최대 성장시장인 중국의 점유율 저하다. 중국에서는 오포(OPPO)와 비보(VIVO) 같은 현지 양대 신흥 메이커가 급속하게 신장해 애플의 판매대수를 앞지르며 중국에서 점유율 1?2위를 차지할 정도로 성장했다(IDC 조사). 한편, 애플의 판매대수는 2015년에 비해 20% 이상 감소해 점유율 9.6%인 4위로 후퇴했다(2015년은 13.6%로 중국 화웨이에 이어 2위). 세계 스마트폰 판매대수 신장률은 2016년에 2.3%로 둔화했다. 성장을 유지하려면 잠재 가능성이 있는 신흥국에서 매출을 늘릴 필요가 있다. 그러나 신기능을 추가해도 곧바로 신흥 메이커들에게 추격당하는데다가, 아이폰의 반값 수준이기 때문에 수요가 해결되지 않는다.
OLED를 채용한 스마트폰은 삼성전자를 비롯해 화웨이, 오포, 비보 등 모두 이미 발매가 끝났다. 스마트폰 메이커 상위 5개 사 중 탑재하지 않은 기종은 애플뿐이다. ‘애플은 차별화가 아닌 차별화 당하기 않기 위해 OLED를 채용해야 하는 상황이 된’(애플대상 부품업체 사원) 실정이다. OLED의 채용 확대로 향후 스마트폰은 하이엔드 기종은 OLED, 중가격대 이하 기종은 LCD로 분화될 것으로 보인다. 그렇게 된다면 LCD 단가는 더 하락해 JDI로서는 더욱 이익 확보가 어려워진다. 변혁기의 디스플레이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 JDI는 스마트폰용 OLED의 양산화를 서두르고 있다. OLED 패널은 그 제조 방법에 따라 스마트폰이나 TV 등 탑재할 수 있는 최종제품이 달라진다. 현재 스마트폰용 OLED의 양산화에 성공한 것은 ‘증착방식’이라고 불리는 제조방법을 채용하는 삼성디스플레이한 곳뿐이다. 애플은 삼성에 자사전용 OLED 라인을 부설시킨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최종 구입 수량이나 가격 면에서 삼성에 유리한 조건을 제시하는 등 삼성 한 곳으로부터 공급을 받는 것은 리스크가 크다. 게다가 향후 연간 판매 2억 대인 아이폰의 액정을 교체하는 데에는 삼성의 공급력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때문에 LCD를 애플에 공급하는 JDI나 LG디스플레이, 샤프에 OLED 패널의 양산화를 재촉하고 있다.
JDI는 2018년에 OLED의 양산화, 2019년에 애플에 공급할 수 있는 규모로의 대량생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 문제는 기술이 갖춰져도 투자 여력이 없다는 점이다. ‘운전자금으로 현예금은 월 매출의 2개월 분 정도는 필요’(아리가 사장)하지만 17년 3월 말 시점의 JDI의 현예금은 822억 엔 규모다. 월 매출 2개월 분인 약 1500억 엔과는 거리가 멀어 투자로 돌릴 자금은 한정적이다.
“양산화에는 액정공장의 설비를 일부 전용해도 최저 1000억 엔은 필요하다”(디스플레이 업계에 정통한 미즈호증권의 나카네 야스오 애널리스트)는 점에서도 외부로부터의 자금조달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하지만 나카네 애널리스트는 “자본시장으로부터의 자금조달은 주가나 시황에도 좌우되어 조달액 등에 불확실성이 남는다. 은행 융자는 JDI의 부채의존도가 낮아 유력하지만 설득력이 있는 성장기 전략 제시가 필요하다”라고 이야기한다.
외부에서 자금을 조달할 경우, 혁신기구나 애플이 유력하다. 혁신기구는 지금까지 2750억 엔을 투·융자하여(300억 엔은 대부금), 현재 주가로는 원금 손실이다. 또한 1000억 엔 이상을 출자한다면 회수 가능성에 적신호가 들어온다. 반면 애플은 하쿠산공장 건설 시에 무이자로 자금을 빌린 적이 있어, 이번에도 가능성이 있다. 애플로부터 지원을 얻어내려면 화질이나 생산효율 면에서 삼성보다 우위인 OLED 제조기술을 개발해 투자 가치를 제시할 수 있는가가 관건이다.
스마트폰용 OLED의 양산화에 성공해도 그것으로 JDI의 수난이 끝나는 것은 아니다. 애플에 매출을 의존하는 구조는 달라지지 않고 원점으로 되돌아갈 뿐이다. 해결에는 차재용이나 의료용 등 스마트폰 외 대상을 늘릴 필요가 있다. 2021년에 스마트폰 외 매출을 6000억 엔 규모로까지 확대시킬 계획이다. 그러나 중국에서 대두하는 LCD 업체와 더불어 장래 자사 OLED 업체와도 경합해야 하므로 갈 길이 평탄하지는 않다. 이런 가운데 숨통을 트게 해줄 기술로서 ‘인쇄방식’의 OLED가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인쇄방식은 10~35인치 정도의 중형 디스플레이 제조에 적합하며 재료 효율이나 초기 투자 면에서 증착방식보다 우수하다고 알려졌다. 인쇄방식의 양산화에 성공한 업체는 없으며 “(증착방식보다) 인쇄방식이 차세대 디스플레이의 갈 길이라고 생각한다”(경제산업성 간부)라는 견해도 있다.
JOLED는 인쇄방식의 기술 확립을 목표로 올해 내에 소량이지만 소니의 의료용 디스플레이용 판매를 개시한다. 하지만 대량생산에는 아직 기술적 과제가 있는 데다가 투자 여력 역시 없다. 삼성에 추월 당해 이율폭이 떨어지고 있는 증착방식 OLED의 대응에 병력을 쏟아 부어야 하는 가운데, 아직 승산이 있는 인쇄방식으로 필요한 진을 치지 않는다면 그 끝에는 더한 고난이 기다릴 것이다. 혼돈의 가운데 다시 시작점을 끊는 JDI는 이번에야말로 올바르게 수익을 내는 회사가 될 수 있을까? 더 이상의 실수는 용납되지 않는다.
재팬디스플레이(JDI) 사장 제안을 받았을 때 기분은?
“솔직히 말해 놀랐다. 하지만 (지금 사장으로 있는) JOLED에 대해 여러모로 생각해 본 결과, 최종적으로 받아들여야겠다고 생각했다. 어디까지 가능할지는 모르겠지만 모든 힘을 쏟을 것이다. 혼자서 하는 것이 아니라 아루가 사장도 있고, 우수한 이들이 많다. 그들이 힘을 발휘할 수 있게 한다면 길은 저절로 열릴 것이다.”
JDI를 어떻게 변화시켜 나갈 것인가?
“우선 수익을 낼 수 있는 체제로 만들어야 할 것이다. 어떻게 해야 할지는 조금 시간이 필요하다. (사장 인사 발표 직후인) 3월 23일에 부장급 이상인 195명에게 문자를 보냈다. ‘외부 인사(자신)를 상대로 우리 JDI의 기업문화와 사풍을 100자 이내로 설명해보아라’ ‘그 중 남기고 싶은 것과 바꾸고 싶은 것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보냈다. 임원들에게는 ‘자신이 CEO에 취임한다면 어떤 대책을 내놓을 것인지 전략 포인트를 3~5가지 들어보아라’라는 물음을 던졌다.”
어떤 과제가 보였나?
“크게 4가지 정도가 있다. 경영자의 처신 문제, 선택과 집중의 불충분으로 생긴 문제, (소니·도시바·히타치 계열의) 3사가 통합했지만 온전히 하나가 되지 못한 문제, 나머지는 각각의 구체적인 문제다. 가까운 시일 내에 앙케이트 결과를 응답한 전원에게 보낼 예정이다.”
산업혁신기구는 경영에 어떻게 관여하고 있는지?
“JOLED의 사장으로 매주 한 차례 혁신기구와 정보교환을 해왔다. 하지만 집행과 경영관리는 떼어놓을 수 없다고 생각한다. 지금까지 혁신기구도 관리를 위해 결과적으로 집행에 관여하는 일이 있었다. 그에 대해 잘못됐다고 말할 수 있는 관계가 중요하다. 경영관리의 핵심은 어떤 의미로 CEO를 해고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한 힘을 갖고 있는 것은 이사회이지, 펀드가 가져서는 안된다.”
JDI의 JOLED 자회사화가 지연되고 있다. JOLED가 산하에 들어가면 적자가 팽창하기 때문인가?
“그렇지는 않다. 지금 JOLED의 사업 전망을 꼼꼼히 조사하고 있는 중이다. 딱히 연결 자회사를 서두를 필요는 없다. JOLED는 어떤 의미로는 JDI의 신규사업으로 운전자금도 JDI가 출자해왔다. 앞으로 수확을 거두려면 더 많은 투자가 필요하지만 ‘지금 거기에 투자해도 되는가’라는 문제도 있다. 업무 제휴처를 찾아 기술공여 수수료 등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모색하려고 한다. 이제는 양산공장을 일본에 떡 하니 만드는 시대가 아니다. 매출이 있어도 수익이 나지 않으면 어쩔 수 없다.”
애플에 대한 높은 의존도는 어떻게 바꿔갈 것인가?
“어디라고 콕 집어 이야기할 순 없지만 매출 비중이 큰 고객에 대한 비즈니스는 앞으로도 빈틈없이 해나갈 것이다. 그렇게 볼륨이 큰 고객이 달리 없는 것도 사실이다. 향후 스마트폰 비즈니스를 계속하려면 증착식 OLED는 반드시 해야 한다. 물론 차재용도 할 것이다. 문제는 역시나 이익률이다. 우선은 거기부터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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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인사를 연출한 것은 JDI와 JOLED 양사에 출자하는 정부계 펀드 산업혁신기구(이하, 혁신기구)다. JDI는 혁신기구의 주도 하에 곤란에 빠진 소니, 도시바, 히타치제작소의 중소형액정사업을 통합하는 형식으로 2011년에 발족한 회사다. JOLED도 혁신기구가 주도해 소니와 파나소닉이 합작해 2015년 발족했다. 지난해 말, JDI는 자금 회전의 악화로 혁신 기구로부터 750억 엔의 추가 출자를 받았다. 그러나 민간 기업에 지나지 않는 JDI 구제에 공적 자금을 투입하기는 어렵다. 그래서 ‘OLED 독자기술을 지닌 JOLED와의 통합’이라는 명분을 내세운 것 아니냐는 의혹을 받는다.
JDI 사장 인사는 올 3월 22일 정식 발표됐다. JDI의 혼마 미쓰루 회장이 퇴임하고 아리가 슈지 사장은 이사로 강등됐다. 그러나 직후인 3월 30일, JDI는 JOLED의 자회사화를 연기하기로 발표한다. 그리고 두 달 후인 5월 18일, 히가시이리키는 사장이 아닌 회장에, 사장에는 다시 아리가가 연임하는 등 혼란스러운 경영상황이 드러났다. 또한 흑자를 공언했던 실적은 3분기 연속 적자에 빠졌다. 아리가 사장은 퇴임에서 돌연 사장 연임이 결정된 것에 관해 “2016년도 결산에서 목표를 달성하지 못해 2개월 간 근신을 당했다”라고 이야기한다. 결국, 스마트폰 업체 등 고객과의 교섭 역할을 할 만한 사람을 사내에서 찾지 못하고 외부 인사인 히가시이리키 회장만으로는 어쩐지 불안하기 때문에 고심 끝에 내린 결정으로 보인다. 적자가 계속되는 원인에 대해 아리가 사장은 “매출에서 스마트폰 비중이 지나치게 높다는 점, 생산에서 로스가 차지하는 비중이 많다는 점을 들 수 있다. 스마트폰은 제품 리사이클이 짧고, 생산성이 향상되기 전에 수요가 끝나버린다”라며 탄식했다.
JDI의 2014년 상장 시 공모가격은 900엔이었다. 주가는 상장 직후를 기점으로 하향세를 거듭하며 현재는 그 4분의 1 이하 수준이 되었다. JDI의 중소형 액정디스플레이(LCD) 시장 세계 점유율은 1위다. 그럼에도 어려운 경영상황에 사내에서는 실망감이 감돈다. 그러나 더욱 심각한 사태가 벌어지고 있다.
애플의 번복으로 매출 1300억 엔 감소
여기에 재차 타격을 가하듯 애플은 올 가을 발매 예정인 신형 아이폰의 디스플레이에 액정패널이 아닌 한국 삼성의 OLED를 채용하는 것이 확실시 된다. 이로 인해 애플의 JDI 발주량은 ‘30%가량 감소할 전망’(JDI 간부)이다. 단순계산으로 매출 1300억 엔 정도가 날라가는 셈이다. 애플이 갓 세워진 액정공장을 내버려두면서까지 OLED를 채용하는 배경에는 성장 둔화에 대한 강한 초조감이 있다. 지난해 아이폰의 연간 판매대수는 사상 처음 전년을 밑돌며 2억1540만대를 기록했다. 가장 심각한 것은 최대 성장시장인 중국의 점유율 저하다. 중국에서는 오포(OPPO)와 비보(VIVO) 같은 현지 양대 신흥 메이커가 급속하게 신장해 애플의 판매대수를 앞지르며 중국에서 점유율 1?2위를 차지할 정도로 성장했다(IDC 조사). 한편, 애플의 판매대수는 2015년에 비해 20% 이상 감소해 점유율 9.6%인 4위로 후퇴했다(2015년은 13.6%로 중국 화웨이에 이어 2위). 세계 스마트폰 판매대수 신장률은 2016년에 2.3%로 둔화했다. 성장을 유지하려면 잠재 가능성이 있는 신흥국에서 매출을 늘릴 필요가 있다. 그러나 신기능을 추가해도 곧바로 신흥 메이커들에게 추격당하는데다가, 아이폰의 반값 수준이기 때문에 수요가 해결되지 않는다.
OLED를 채용한 스마트폰은 삼성전자를 비롯해 화웨이, 오포, 비보 등 모두 이미 발매가 끝났다. 스마트폰 메이커 상위 5개 사 중 탑재하지 않은 기종은 애플뿐이다. ‘애플은 차별화가 아닌 차별화 당하기 않기 위해 OLED를 채용해야 하는 상황이 된’(애플대상 부품업체 사원) 실정이다. OLED의 채용 확대로 향후 스마트폰은 하이엔드 기종은 OLED, 중가격대 이하 기종은 LCD로 분화될 것으로 보인다. 그렇게 된다면 LCD 단가는 더 하락해 JDI로서는 더욱 이익 확보가 어려워진다.
전진해도 후퇴해도 지옥
JDI는 2018년에 OLED의 양산화, 2019년에 애플에 공급할 수 있는 규모로의 대량생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 문제는 기술이 갖춰져도 투자 여력이 없다는 점이다. ‘운전자금으로 현예금은 월 매출의 2개월 분 정도는 필요’(아리가 사장)하지만 17년 3월 말 시점의 JDI의 현예금은 822억 엔 규모다. 월 매출 2개월 분인 약 1500억 엔과는 거리가 멀어 투자로 돌릴 자금은 한정적이다.
“양산화에는 액정공장의 설비를 일부 전용해도 최저 1000억 엔은 필요하다”(디스플레이 업계에 정통한 미즈호증권의 나카네 야스오 애널리스트)는 점에서도 외부로부터의 자금조달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하지만 나카네 애널리스트는 “자본시장으로부터의 자금조달은 주가나 시황에도 좌우되어 조달액 등에 불확실성이 남는다. 은행 융자는 JDI의 부채의존도가 낮아 유력하지만 설득력이 있는 성장기 전략 제시가 필요하다”라고 이야기한다.
외부에서 자금을 조달할 경우, 혁신기구나 애플이 유력하다. 혁신기구는 지금까지 2750억 엔을 투·융자하여(300억 엔은 대부금), 현재 주가로는 원금 손실이다. 또한 1000억 엔 이상을 출자한다면 회수 가능성에 적신호가 들어온다. 반면 애플은 하쿠산공장 건설 시에 무이자로 자금을 빌린 적이 있어, 이번에도 가능성이 있다. 애플로부터 지원을 얻어내려면 화질이나 생산효율 면에서 삼성보다 우위인 OLED 제조기술을 개발해 투자 가치를 제시할 수 있는가가 관건이다.
스마트폰용 OLED의 양산화에 성공해도 그것으로 JDI의 수난이 끝나는 것은 아니다. 애플에 매출을 의존하는 구조는 달라지지 않고 원점으로 되돌아갈 뿐이다. 해결에는 차재용이나 의료용 등 스마트폰 외 대상을 늘릴 필요가 있다. 2021년에 스마트폰 외 매출을 6000억 엔 규모로까지 확대시킬 계획이다. 그러나 중국에서 대두하는 LCD 업체와 더불어 장래 자사 OLED 업체와도 경합해야 하므로 갈 길이 평탄하지는 않다.
OLED 승부수 통할까
JOLED는 인쇄방식의 기술 확립을 목표로 올해 내에 소량이지만 소니의 의료용 디스플레이용 판매를 개시한다. 하지만 대량생산에는 아직 기술적 과제가 있는 데다가 투자 여력 역시 없다. 삼성에 추월 당해 이율폭이 떨어지고 있는 증착방식 OLED의 대응에 병력을 쏟아 부어야 하는 가운데, 아직 승산이 있는 인쇄방식으로 필요한 진을 치지 않는다면 그 끝에는 더한 고난이 기다릴 것이다. 혼돈의 가운데 다시 시작점을 끊는 JDI는 이번에야말로 올바르게 수익을 내는 회사가 될 수 있을까? 더 이상의 실수는 용납되지 않는다.
[박스기사] 인터뷰 | 히가시이리키 노부히로 재팬디스플레이 회장 겸 CEO - “문제는 이익률, 거기부터 손을 쓰겠다”
재팬디스플레이(JDI) 사장 제안을 받았을 때 기분은?
“솔직히 말해 놀랐다. 하지만 (지금 사장으로 있는) JOLED에 대해 여러모로 생각해 본 결과, 최종적으로 받아들여야겠다고 생각했다. 어디까지 가능할지는 모르겠지만 모든 힘을 쏟을 것이다. 혼자서 하는 것이 아니라 아루가 사장도 있고, 우수한 이들이 많다. 그들이 힘을 발휘할 수 있게 한다면 길은 저절로 열릴 것이다.”
JDI를 어떻게 변화시켜 나갈 것인가?
“우선 수익을 낼 수 있는 체제로 만들어야 할 것이다. 어떻게 해야 할지는 조금 시간이 필요하다. (사장 인사 발표 직후인) 3월 23일에 부장급 이상인 195명에게 문자를 보냈다. ‘외부 인사(자신)를 상대로 우리 JDI의 기업문화와 사풍을 100자 이내로 설명해보아라’ ‘그 중 남기고 싶은 것과 바꾸고 싶은 것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보냈다. 임원들에게는 ‘자신이 CEO에 취임한다면 어떤 대책을 내놓을 것인지 전략 포인트를 3~5가지 들어보아라’라는 물음을 던졌다.”
어떤 과제가 보였나?
“크게 4가지 정도가 있다. 경영자의 처신 문제, 선택과 집중의 불충분으로 생긴 문제, (소니·도시바·히타치 계열의) 3사가 통합했지만 온전히 하나가 되지 못한 문제, 나머지는 각각의 구체적인 문제다. 가까운 시일 내에 앙케이트 결과를 응답한 전원에게 보낼 예정이다.”
산업혁신기구는 경영에 어떻게 관여하고 있는지?
“JOLED의 사장으로 매주 한 차례 혁신기구와 정보교환을 해왔다. 하지만 집행과 경영관리는 떼어놓을 수 없다고 생각한다. 지금까지 혁신기구도 관리를 위해 결과적으로 집행에 관여하는 일이 있었다. 그에 대해 잘못됐다고 말할 수 있는 관계가 중요하다. 경영관리의 핵심은 어떤 의미로 CEO를 해고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한 힘을 갖고 있는 것은 이사회이지, 펀드가 가져서는 안된다.”
JDI의 JOLED 자회사화가 지연되고 있다. JOLED가 산하에 들어가면 적자가 팽창하기 때문인가?
“그렇지는 않다. 지금 JOLED의 사업 전망을 꼼꼼히 조사하고 있는 중이다. 딱히 연결 자회사를 서두를 필요는 없다. JOLED는 어떤 의미로는 JDI의 신규사업으로 운전자금도 JDI가 출자해왔다. 앞으로 수확을 거두려면 더 많은 투자가 필요하지만 ‘지금 거기에 투자해도 되는가’라는 문제도 있다. 업무 제휴처를 찾아 기술공여 수수료 등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모색하려고 한다. 이제는 양산공장을 일본에 떡 하니 만드는 시대가 아니다. 매출이 있어도 수익이 나지 않으면 어쩔 수 없다.”
애플에 대한 높은 의존도는 어떻게 바꿔갈 것인가?
“어디라고 콕 집어 이야기할 순 없지만 매출 비중이 큰 고객에 대한 비즈니스는 앞으로도 빈틈없이 해나갈 것이다. 그렇게 볼륨이 큰 고객이 달리 없는 것도 사실이다. 향후 스마트폰 비즈니스를 계속하려면 증착식 OLED는 반드시 해야 한다. 물론 차재용도 할 것이다. 문제는 역시나 이익률이다. 우선은 거기부터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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