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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마리오와 엽기 토끼의 만남

슈퍼마리오와 엽기 토끼의 만남

닌텐도와 유비소프트의 간판 캐릭터를 혼합한 전략·모험 게임 오는 8월 출시해
닌텐도의 미야모토 시게루 대표(왼쪽)와 유비소프트의 이브 기예모 CEO가 유비소프트의 E3 2017 프레젠테이션에서 포즈를 취했다.
닌텐도의 미야모토 시게루 게임개발부문 대표는 ‘슈퍼마리오의 아버지’로 불린다. 그는 지난 6월 13일 미국 로스앤젤레스 오르페움 극장에서 열린 유비소프트 E3 2017 행사에 전격 출연해 깜짝쇼를 연출했다. 그 자리에서 미야모토 대표는 유비소트프 CEO 이브 기예모와 함께 두 회사의 새로운 제휴를 발표하며 양사의 합작으로 개발된 새 게임 ‘마리오+래비즈 킹덤 배틀(Mario + Rabbids Kingdom Battle)’을 소개했다. 전략·모험 장르인 이 게임은 마리오와 피치 공주 등 ‘슈퍼마리오’ 시리즈의 캐릭터와 유비소프트의 래비드 캐릭터가 뭉쳐 모험을 펼치는 내용이다.

마리오를 비롯해 ‘젤다의 전설’ 시리즈의 링크 같은 닌텐도 주인공을 만들어낸 미야모토 대표가 기예모 CEO와 함께 무대에 나타나자 장내는 환호성으로 달아올랐다. 두 사람은 ‘마리오+래비즈 킹덤 배틀’의 무기를 들고 익살스럽게 포즈를 취하면서 닌텐도와 유비소프트의 파트너십을 과시했다. 그런 흥분의 도가니 속에서도 미야모토 대표는 차분히 합작품에 관한 자신의 의견을 밝혔다. 그는 ‘마리오+래비즈 킹덤 배틀’이 ‘슈퍼마리오’와 닮은 플랫폼 게임이 되지 않기를 원했다고 말했다. “나는 기존에 있던 점프 위주의 마리오 게임이 아닌 독특한 게임을 만들어달라고 유비소프트에 요구했고 그 결과물이 만족스럽다.”

기예모 CEO도 “미야모토 대표가 닌텐도의 ‘슈퍼마리오’와는 완전히 다른 게임을 원했다”고 덧붙였다. “또 액션 게임이 돼서도 안 되며 기존의 ‘슈퍼마리오’ 게임과 완전히 차별화돼야 새로운 게임플레이로 마리오의 세계를 더욱 발전시킬 수 있다는 생각이었다.”

미야모토 대표는 ‘슈퍼마리오’와 합작을 원하는 모든 회사에 그런 요구를 한다. ‘슈퍼마리오’ 게임을 개발한 닌텐도 팀에 플랫폼 게임은 직접 만드는 일이 그처럼 중요하기 때문이다. 그는 뉴스위크에 “‘슈퍼마리오’와 합작하는 개발업체 모두에게 나는 꼭 그렇게 부탁한다”고 말했다. “예를 들어 ‘마리오&루이지 RPG’ 게임이 있다. 그 게임에 점프 기능이 있지만 실제로 점프할 때만 사용한다. 한 가지 명령으로만 실행하는 액션이라는 뜻이다. 그러나 ‘슈퍼마리오’ 게임에선 점프를 사용해 다른 많은 동작을 수행할 수 있다. 어디로 갈 때도 어떤 액션을 취할 때도 점프를 사용한다.”미야모토 대표는 “그런 게임은 닌텐도의 원작 개발팀에 맡겨야 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따라서 다른 게임 개발자들이 ‘슈퍼마리오’를 바탕으로 게임을 만들 때 난 그들에게 독특하고 독창적인 요소를 주문한다. 예를 들어 ‘점프’를 하나의 동작 이상으로 사용하지 않도록 한다. ‘마리오+래비즈 킹덤 배틀’은 전략 게임이다. 하지만 액션도 많다. 그 외 유비소프트가 추가하는 요소는 무엇이든 게임을 더 재미있게 만들어 줄 것이라고 생각한다.”

‘마리오+래비즈 킹덤 배틀’에선 마리오와 래비드 피치, 래비드 루이지가 힘을 합쳐 악당들에 맞서 싸운다.
실제로 ‘마리오+래비즈 킹덤 배틀’은 재미있는 게임이다. 유비소프트 프랑스 스튜디오의 사비에르 푸아 전무는 뉴스위크에 개발팀이 더 폭넓은 고객층을 겨냥해 코믹한 요소와 함께 액션을 즐기는 전략 RPG게임을 만들고 싶었다고 말했다. 플레이 스타일은 ‘XCOM 2’ 같은 게임과 비슷하게 느껴진다. 그러나 ‘마리오’ 게임에 익숙한 팬들을 위해 더 간단한 게임플레이 조작을 사용한다. 유비소프트는 연령이 더 낮은 플레이어들에게 전략 게임의 묘미를 맛 보이기 위한 방편으로 이 게임을 사용하고자 했다. 래비즈 캐릭터는 철없고 괴기하게 사랑스런 ‘엽기’ 토끼들로 마리오·루이지·피치·요시 같은 대표적인 닌텐도 캐릭터와 잘 어울린다.

‘마리오+래비즈 킹덤 배틀’에는 엉뚱하고 기발한 순간들이 많이 나온다. 미야모토 대표와 기예모 CEO는 마리오-래비즈의 세계가 밝고 재미있으며 무엇보다 웃겨야 한다는 점에 의기투합했다. 예를 들어 루이지와 래비드 루이지는 게임에서 서로 만나면 너무 좋아한다. 그들은 래비드 피치와 마리오가 보는 앞에서 몇 가지 연출된 댄스 동작을 같이한다. 래비드 피치는 마리오를 보자마자 좋아한다. 그러나 래비드 마리오가 등장하면서 그 짝사랑은 끝난다.

기예모 CEO와 미야모토 대표는 래비드 피치의 열정적이면서도 부드럽고 느긋한 성격을 좋아한다. 그녀는 다른 남자들을 퇴짜 놓으면서도 자신의 스마트폰으로 셀카를 찍는 여유를 보인다. 기예모 CEO는 “피치를 처음 봤을 때 너무 맘에 들어 사비에르 전무에게 그 캐릭터를 잘 개발해달라고 부탁했다”고 돌이켰다.

공개된 트레일러 영상에서는 마리오 캐릭터들과 래비드들의 귀여운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다. 게임은 필드를 이동하다 만난 적들에 맞서 다양한 총기를 갖고 싸우는 방식을 채택했다. 전투가 시작되면 플레이어는 각 캐릭터를 이동시키고, 엄폐물을 이용해 적을 공격한다. 이 과정에서는 ‘슈퍼마리오’ 시리즈 특유의 점프와 협동 공격, 파이프 이동 등을 사용해 다양한 전략을 구사할 수 있다. 플레이어는 캐릭터와 무기의 특성에 따라 달라지는 공격 방식을 적절히 활용해서 게임을 진행해야 한다.

미야모토 대표와 기예모 CEO는 지금까지 닌텐도와 유비소프트의 파트너십에 만족하는 듯하다. 특히 마리오와 래비즈 캐릭터들을 발전킬 수 있는 잠재력 덕분에 유비소프트팀도 상당히 흥분한 모습이다. 두 게임 시리즈를 혼합한 시도는 많은 가능성을 보였지만 양쪽 팬 모두 만족시킬 수 있도록 신중한 균형잡기가 반드시 필요하다.

푸아 전무는 “래비즈 캐릭터는 대개 엉뚱하고 천방지축”이라고 설명했다. “우린 그들의 그런 DNA를 ‘슈퍼마리오’의 세계에서 잘 알려진 캐릭터들과 혼합했다. ‘슈퍼마리오’ 게임은 전부 접근성이 매우 좋다. 반면 전략 게임은 깊이가 있지만 일반적으로 접근성은 떨어진다. 그래서 우리는 다양한 고객층을 확보하기 위해 그 두 가지를 혼합해 전략·모험 게임을 만들었다.”

‘마리오+래비즈 킹덤 배틀’은 닌텐도 스위치 플랫폼을 통해 오는 8월 29일 발매된다.

- 줄라이 서라노 뉴스위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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