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int

등록금도 비트코인으로 내세요

등록금도 비트코인으로 내세요

미국·독일 등 사립대학 허용… 온라인 쇼핑에도 많이 사용돼
키프로스 니코시아대학(UNIC)은 모든 프로그램의 등록금을 비트코인으로 받는다.
비트코인이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 잡고 있다. 미국의 억만장자 플레이보이 댄 빌저리언도 인스타그램에서 자신의 비트코인 자산을 자랑한다. 섹스·마약·가상화폐 거래뿐 아니라 IT 전문 사립대학 등록금 납부와 온라인 쇼핑에도 일상적으로 사용된다. IT 전문매체 마더보드에 따르면 뉴욕의 부유층 10가구가 현재 맨해튼의 고급 유치원 등록금 3만 달러를 비트코인으로 납부한다. 그러나 비트코인 등록금 납부는 초부유층만의 특권이 아니다.

뉴욕 킹스 칼리지를 포함해 전 세계 약 5~6개 대학이 현재 등록금과 교재비 결제를 비트코인으로 받는다. 외국인 학생에게 특히 유용한 방식이다. 독일 베를린에 있는 비즈니스스쿨인 유럽 경영기술학교(ESMT)의 게오르그 갈리히 최고재무책임자(CFO)는 “비트코인을 받기로 한 결정은 그럴 필요가 생겼기 때문”이라며 “먼 나라에서 온 학생들이 어려움을 겪었다”고 말했다. “외국에서 우리 나라로 송금하는 데 온갖 어려움이 많다. 예컨대 높은 송금 수수료, 기술적인 문제 또는 국외 자본유출을 원치 않는 정부의 자본 통제 등이다.”

지금껏 비트코인으로 대학 등록금을 납부한 ESMT 학생은 한 명에 불과하지만 갈리히 CFO는 많은 프로그램에서 외국인 학생이 압도적인 과반수를 차지하기 때문에 앞으로 그 숫자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한다. ESMT는 지난해 블록체인 혁신대회를 개최하고 400명의 지원자를 심사했다.

학생과 교육자들 사이에서 비트코인에 대한 관심이 커졌다고 갈리히 CFO는 말했다. ESMT에서 전문가 대상으로 이틀간 실시하는 블록체인·비트코인 과정이 상당한 호응을 얻어 연 1회 실시에서 곧 2회로 확대할 예정이다. 갈리히 CFO는 “예상 외로 큰 관심이 집중돼 놀랐다”며 “완전 만원을 이뤘다”고 말했다. 약 60명의 학생이 이 과정을 이수했다.

비트코인을 받는 많은 대학에서 기술·비즈니스 또는 경제학 관련 프로그램에 등록하는 학생들로만 대상을 한정한다. 예컨대 영국 컴브리아대학에선 수료 프로그램 2종과 특정 박사과정만 등록금을 비트코인으로 받는다.컴브리아대학 리더십·지속가능성 연구소의 짐 벤델 설립자에 따르면 2014년 그 옵션이 도입된 이후 비트코인으로 등록금을 납부한 학생은 2명이었다. 벤델은 IB타임스에 보낸 이메일 답변에서 ‘급변하는 분야’라며 ‘따라서 가상화폐가 대금결제에 더 널리 사용될 수 있지만 아직 그런 단계에 이르지 않았다’고 말했다.

UNIC는 앞으로 캠퍼스 내에 비트코인 ATM을 설치할 계획이다
한편 키프로스 니코시아대학(UNIC)은 현재까지 학생 대상의 가상화폐 결제 옵션에서 세계 선두로 올라섰다. 그 지중해 연안 국가 대학에선 모든 프로그램의 등록금을 비트코인으로 받는다. UNIC 블록체인 프로그램 관리자 아이린 파트리키오스에 따르면 디지털 화폐 석사 과정 수강생의 절반뿐 아니라 약 1만1500명에 달하는 전체 등록생의 최대 2%가 현재 비트코인으로 등록금을 납부한다. 올해에만 약 282명이 비트코인으로 결제했다는 의미다.

파트리키오스 관리자는 2014년 이후 학기마다 비트코인을 사용하는 학생 수가 꾸준히 증가한다고 말했다. “거래 속도가 빠르고 비용도 더 적게 든다. 우리가 선호하는 방식 중 하나다.” UNIC는 앞으로 캠퍼스 내에 비트코인 자동입출금기(ATM)를 설치하고 여러 가지 블록체인 프로그램을 신설할 계획이다. 예를 들면 한 종의 수료과정과 궁극적으로 블록체인 학위 과정이다.

영국 에딘버러대학부터 캘리포니아대학(버클리)까지 아직 가상화폐를 받지 않는 대학도 블록체인과 비트코인 강좌를 개설하고 있다. ‘블록체인 교육 네트워크(BEN) 이탈리아’는 이탈리아 30개 대학의 학생과 교수진을 대표하는 회원 300명으로 이뤄진다고 움베르토 타란티노 공동 설립자는 IB타임스에 말했다. BEN 이탈리아는 북부의 트렌토대학부터 아래 쪽의 로마토르베르가타대학, 살레르노대학까지 각지에서 컨퍼런스와 워크숍을 개최해 왔다.

타란티노 공동 설립자는 “학생·연구원 그리고 교수들의 BEN 이탈리아 회원 가입신청이 늘어났다”고 말했다. 그뿐 아니라 미국 BEN 기구와 관련된 미국 각지 대학의 약 150개 비트코인 클럽도 가입을 원했다.

걸음마 단계에 있는 가상화폐 시장의 변동성을 보고 블록체인 기술을 공부한 학생이 졸업 후 어떤 일자리를 얻을 수 있겠느냐고 반론을 제기하는 사람이 있을지 모른다. 그 답은 IT로부터 고급 패션, 인권 옹호, 정치에 이르기까지 온갖 분야의 정말 쿨한 일자리다.IBM과 비자 같은 기업들이 블록체인 기술자 쟁탈전을 벌인다. 중국과 러시아 정부는 독자적으로 IT 기술 기반의 국가화폐와 경제정책을 개발하려 가상화폐 전문가들을 고용한다. 유엔도 유엔여성기구에 블록체인 컨설턴트를 고용했다. 파트리키오스 관리자는 가상화폐를 전공으로 선택할 뿐 아니라 등록금도 비트코인으로 납부하는 학생이 앞으로 전 세계적으로 더 늘어나리라 확신한다. “결제하기 쉽고 훨씬 더 효율적인 결제방식이어서 앞으로 분명 더 많이 쓰인다. 가상화폐가 우리의 미래라고 굳게 믿는다.”

‘블록체인 교육 네트워크(BEN) 이탈리아’는 이탈리아 각지의 대학에서 컨퍼런스와 워크숍을 개최해 왔다.
- 리 쿠엔 아이비타임즈 기자

ⓒ이코노미스트(https://economist.co.kr) '내일을 위한 경제뉴스 이코노미스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많이 본 뉴스

1"비상계단 몰래 깎아"...대구 아파트에서 일어난 일

2"올림픽 휴전? 러시아만 좋은 일"...젤렌스키, 제안 거부

3일론 머스크, 인도네시아서 '스타링크' 서비스 출범

4취업 준비하다 봉변...日 대학생 인턴, 10명 중 3명 성희롱 피해

5주유소 기름값 또 하락...내림세 당분간 이어질 듯

6아이폰 더 얇아질까..."프로맥스보다 비쌀 수도"

7 걸그룹 '뉴진스', 모든 멤버 법원에 탄원서 제출

8 尹 "대한민국은 광주의 피·눈물 위 서 있어"

9성심당 월세 '4억' 논란...코레일 "월세 무리하게 안 올려"

실시간 뉴스

1"비상계단 몰래 깎아"...대구 아파트에서 일어난 일

2"올림픽 휴전? 러시아만 좋은 일"...젤렌스키, 제안 거부

3일론 머스크, 인도네시아서 '스타링크' 서비스 출범

4취업 준비하다 봉변...日 대학생 인턴, 10명 중 3명 성희롱 피해

5주유소 기름값 또 하락...내림세 당분간 이어질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