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권 사진도 작품이 되는 남자”
“여권 사진도 작품이 되는 남자”
팝의 전설 프린스의 전속 사진가 신저 출간 … 천재 뮤지션의 사업 수완과 돌출 행동 등 소개 별 노력 없이도 사진이 잘 나오기로는 프린스 만한 팝 스타가 또 있을까? 프린스는 심지어 여권 사진도 기막히게 멋졌다. 이런 사실은 널리 알려졌지만 누구보다도 잘 아는 사람은 지난해 4월 21일 프린스가 갑자기 세상을 떠날 때까지 그의 개인 영화촬영기사 겸 전속 사진가였던 아프신 샤히디가 아닐까?
이란 태생으로 미국 미네소타 주에서 자란 샤히디는 1993년 프린스의 자택 겸 스튜디오인 ‘페이즐리 파크’(미네소타 주 챈허슨 소재)에서 프린스의 뮤직 비디오 작업을 하면서 그와 처음 인연을 맺었다. “당시 프린스 주변 사람들은 무슨 일이 있어도 그를 빤히 쳐다보지 말라고 여러 차례 말했다”고 샤히디는 웃으면서 돌이켰다. “하지만 난 프린스를 보자 경외심에 휩싸여 그 자리에서 그를 뚫어지게 바라봤다.” 10년 동안 프린스를 누구보다도 가까이서 카메라에 담아 온 샤히디의 작품들이 그의 신저 ‘프린스: 프라이빗 뷰(Prince: A Private View)’에 실렸다(비욘세가 이 책의 서문을 썼다). 샤히디가 프린스의 전속 사진가가 된 후에는 어떤 누구도 그를 촬영할 수 없었다. “프린스는 2004년 앨범 ‘Musicology’ 발표 기념 순회공연 때 3만5000석의 대형 경기장 콘서트에서도 내 카메라 외엔 단 한 대도 허용하지 않았다”고 샤히디는 말했다. “그 자리에 다른 촬영기사가 아무도 없었기 때문에 그의 공연을 카메라에 잘 담아야 한다는 책임감이 막중했다.”
프린스는 완벽주의자로 유명했다. 샤히디는 언젠가 프린스가 페이즐리 파크의 스튜디오로 자신을 불러서 여권 사진을 찍어달라고 해 깜짝 놀랐다. 여권 사진은 보통 킨코스 같은 데서 간단히 해결하지 않는가? “프린스는 무도회라도 가는 사람처럼 멋지게 차리고 나타났다”고샤히디는 말했다. “여권 사진 찍기엔 좀 지나친 차림으로 보였다. 난 우선 ‘아주 멋지다!’고 칭찬한 뒤 ‘그런데 여권 사진은 최대한 단순하게, 얼굴이 잘 드러나도록 찍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나 같으면 좀 더 평범한 옷차림을 하겠다.’ 그랬더니 프린스는 이해가 안 간다는 듯 나를 빤히 쳐다봤다” 샤히디는 결국 프린스를 설득했다. “그는 약간 멋쩍어하는 듯하더니 자리를 떴다. 난 ‘내가 방금 프린스에게 옷을 갈아입으라고 말한 거야?’라고 생각하면서 혼자 우쭐했다. 하지만 잠시 후 프린스가 돌아왔을 때 머리카락을 조금 흐트러뜨린 것 외엔 달라진 게 별로 없었다.”
사실 프린스가 자신의 세계에서 마음대로 하지 못하는 건 거의 없었다. 약삭빠른 사업가이기도 했던 그는 샤히디에게 거래의 기술을 가르쳐줬다. 처음에 샤히디는 자신이 찍은 프린스의 사진을 AP 등 통신사에 무료 배포했다. “난 프린스에게 봉급을 받았기 때문에 그 사진들로 돈 벌 생각은 없었다”고 그는 말했다. “어느날 프린스가 내게 ‘왜 그 사진들을 무료로 주느냐?’고 물었다. 그래서 난 프린스의 홍보를 위해서라고 대답했다. 사람들이 통신사의 사진을 가져가 잡지 같은 데 실으면 좋지 않으냐고 말이다. 그러자 프린스는 ‘그게 아니다’면서 ‘가만히 있으면 사람들이 프린스의 사진을 구하러 당신을 찾아올 것’이라고 말했다.” 그래서 샤히디는 프린스의 사진을 제공하는 웹사이트를 열었다. 프린스는 음악 외에도 재주가 많았다. 그중 하나가 포켓볼이다. “공연이 끝나고 시카고의 클럽에 갔을 때였다”고 샤히디는 돌이켰다. “난 대학 시절 내내 포켓볼을 쳐서 실력이 꽤 좋았다.” 샤히디는 프린스를 쉽게 이길 수 있다고 여기고 처음 몇 게임은 져줘야지 생각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프린스는 나를 납작하게 눌러버렸다. 실력이 정말 대단했다. 볼을 넣고 난 뒤 당구대 주변을 뽐내며 걷는 그의 모습은 ‘컬러 오브 머니’에서 톰 크루즈를 보는 듯했다.”
샤히디에게 가장 기분 좋은 추억은 어느날 아침 평소보다 일찍 페이즐리 파크에 도착했을 때였다. “옆문의 벨을 누르고 기다렸다. 여느 때처럼 엔지니어가 문을 열어줄 줄 알았는데 아무도 나오지 않았다. 다시 한 번 벨을 눌렀더니 문이 열렸다. 두건을 쓰고 실내화를 신은 프린스였다. 방금 잠에서 깬 게 분명했다. 내가 싱긋 웃었더니 그는 ‘뭐가 그렇게 재미있느냐?’고 물었다. 난 100만 년이 가도 프린스가 문을 열어줄 날이 있으리라고는 생각지 못했다고 대답했다. 그는 ‘나도 재미있는 것 같다’면서 ‘하지만 여기 익숙해지면 안 된다’고 말했다.” 그 다음에 샤히디가 페이즐리 파크를 방문했을 때 몇 번 더 프린스가 문을 열어줬다. “그때마다 그는 ‘여기 익숙해지면 안 된다’고 말했다”고 샤히디는 돌이켰다.
- 잭 숀펠드 뉴스위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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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태생으로 미국 미네소타 주에서 자란 샤히디는 1993년 프린스의 자택 겸 스튜디오인 ‘페이즐리 파크’(미네소타 주 챈허슨 소재)에서 프린스의 뮤직 비디오 작업을 하면서 그와 처음 인연을 맺었다. “당시 프린스 주변 사람들은 무슨 일이 있어도 그를 빤히 쳐다보지 말라고 여러 차례 말했다”고 샤히디는 웃으면서 돌이켰다. “하지만 난 프린스를 보자 경외심에 휩싸여 그 자리에서 그를 뚫어지게 바라봤다.” 10년 동안 프린스를 누구보다도 가까이서 카메라에 담아 온 샤히디의 작품들이 그의 신저 ‘프린스: 프라이빗 뷰(Prince: A Private View)’에 실렸다(비욘세가 이 책의 서문을 썼다). 샤히디가 프린스의 전속 사진가가 된 후에는 어떤 누구도 그를 촬영할 수 없었다. “프린스는 2004년 앨범 ‘Musicology’ 발표 기념 순회공연 때 3만5000석의 대형 경기장 콘서트에서도 내 카메라 외엔 단 한 대도 허용하지 않았다”고 샤히디는 말했다. “그 자리에 다른 촬영기사가 아무도 없었기 때문에 그의 공연을 카메라에 잘 담아야 한다는 책임감이 막중했다.”
프린스는 완벽주의자로 유명했다. 샤히디는 언젠가 프린스가 페이즐리 파크의 스튜디오로 자신을 불러서 여권 사진을 찍어달라고 해 깜짝 놀랐다. 여권 사진은 보통 킨코스 같은 데서 간단히 해결하지 않는가? “프린스는 무도회라도 가는 사람처럼 멋지게 차리고 나타났다”고샤히디는 말했다. “여권 사진 찍기엔 좀 지나친 차림으로 보였다. 난 우선 ‘아주 멋지다!’고 칭찬한 뒤 ‘그런데 여권 사진은 최대한 단순하게, 얼굴이 잘 드러나도록 찍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나 같으면 좀 더 평범한 옷차림을 하겠다.’ 그랬더니 프린스는 이해가 안 간다는 듯 나를 빤히 쳐다봤다” 샤히디는 결국 프린스를 설득했다. “그는 약간 멋쩍어하는 듯하더니 자리를 떴다. 난 ‘내가 방금 프린스에게 옷을 갈아입으라고 말한 거야?’라고 생각하면서 혼자 우쭐했다. 하지만 잠시 후 프린스가 돌아왔을 때 머리카락을 조금 흐트러뜨린 것 외엔 달라진 게 별로 없었다.”
사실 프린스가 자신의 세계에서 마음대로 하지 못하는 건 거의 없었다. 약삭빠른 사업가이기도 했던 그는 샤히디에게 거래의 기술을 가르쳐줬다. 처음에 샤히디는 자신이 찍은 프린스의 사진을 AP 등 통신사에 무료 배포했다. “난 프린스에게 봉급을 받았기 때문에 그 사진들로 돈 벌 생각은 없었다”고 그는 말했다. “어느날 프린스가 내게 ‘왜 그 사진들을 무료로 주느냐?’고 물었다. 그래서 난 프린스의 홍보를 위해서라고 대답했다. 사람들이 통신사의 사진을 가져가 잡지 같은 데 실으면 좋지 않으냐고 말이다. 그러자 프린스는 ‘그게 아니다’면서 ‘가만히 있으면 사람들이 프린스의 사진을 구하러 당신을 찾아올 것’이라고 말했다.” 그래서 샤히디는 프린스의 사진을 제공하는 웹사이트를 열었다. 프린스는 음악 외에도 재주가 많았다. 그중 하나가 포켓볼이다. “공연이 끝나고 시카고의 클럽에 갔을 때였다”고 샤히디는 돌이켰다. “난 대학 시절 내내 포켓볼을 쳐서 실력이 꽤 좋았다.” 샤히디는 프린스를 쉽게 이길 수 있다고 여기고 처음 몇 게임은 져줘야지 생각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프린스는 나를 납작하게 눌러버렸다. 실력이 정말 대단했다. 볼을 넣고 난 뒤 당구대 주변을 뽐내며 걷는 그의 모습은 ‘컬러 오브 머니’에서 톰 크루즈를 보는 듯했다.”
샤히디에게 가장 기분 좋은 추억은 어느날 아침 평소보다 일찍 페이즐리 파크에 도착했을 때였다. “옆문의 벨을 누르고 기다렸다. 여느 때처럼 엔지니어가 문을 열어줄 줄 알았는데 아무도 나오지 않았다. 다시 한 번 벨을 눌렀더니 문이 열렸다. 두건을 쓰고 실내화를 신은 프린스였다. 방금 잠에서 깬 게 분명했다. 내가 싱긋 웃었더니 그는 ‘뭐가 그렇게 재미있느냐?’고 물었다. 난 100만 년이 가도 프린스가 문을 열어줄 날이 있으리라고는 생각지 못했다고 대답했다. 그는 ‘나도 재미있는 것 같다’면서 ‘하지만 여기 익숙해지면 안 된다’고 말했다.” 그 다음에 샤히디가 페이즐리 파크를 방문했을 때 몇 번 더 프린스가 문을 열어줬다. “그때마다 그는 ‘여기 익숙해지면 안 된다’고 말했다”고 샤히디는 돌이켰다.
- 잭 숀펠드 뉴스위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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