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경기침체 임박했나
미국 경기침체 임박했나
미-중 간 무역전쟁, 글로벌 경제성장 둔화, 경제동향에 대한 FRB의 우려가 3대 악재다 미국경제 성장 속도가 5년래 가장 빠르다. 미국 기업들은 기록적인 순익을 남기고, 실업률은 거의 반세기 만의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그런데 왜 월스트리트와 일부 경제전문가들은 난데없이 불황을 걱정할까?
특히 금융시장 쪽에서 먹구름이 밀려온다는 신호를 보낸다. 미국 최대기업들의 주가 동향을 반영하는 스탠더드&푸어스(S&P) 500은 무역과 글로벌 성장 둔화 우려로 지난 12월 4일 이후 6%나 급락했다. 그리고 1960년 이후 모든 경기침체를 예고했던 주요 채권 지표는 또 한번 경기침체가 다가올지 모른다는 경고를 보낸다. 국제무역과 금융을 연구하는 경제학자로서 그런 우려를 불러오는 3가지 확실한 자료가 있다고 본다. 한 가지 큰 문제는 지속되는 미-중 간 무역전쟁이다. 미국은 약 2500억 달러 어치(전체 대중 무역의 약 절반)의 중국산 수입품에 관세를 부과했다. 중국에 미국산 제품을 더 많이 수입하고 그들의 시장을 미국 기업들에 더 많이 개방하도록 압박하려는 시도지만 나는 방향이 틀렸다고 본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자신의 요구대로 하지 않으면 모든 수입품에 관세를 때리겠다고 으름장을 놓았다. 그러자 중국은 600억 달러 상당의 미국산 제품에 관세를 물렸다.
관세는 교역을 줄여 성장을 둔화시키고 소비자 물가를 끌어올리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미국 경제에는 나쁜 재료다. 예컨대 보수 성향의 조세재단(Tax Foundation)이 최근 발표한 조사 보고서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조치로 미국 내 2만7740~4만3800달러 소득자의 수입이 지금까지 연 평균 146달러 감소했으며 9만4300개에 상당하는 풀타임 일자리가 감소했다.
지난 12월 1일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주석이 90일간의 휴전에 합의해 양국이 이견을 조정할 시간을 갖게 되자 당초 시장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그러나 두 지도자가 실제로 무엇에 합의했는지에 관해 상충되는 보도가 나오고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 맨’을 자처하며 위협조의 트윗을 띄운 뒤 그런 낙관론은 순식간에 사라졌다.
미국의 요청으로 캐나다에서 중국 통신장비 업체 화웨이 중역이 체포되면서 그 잠정적인 휴전이 결렬될 위험은 더욱 커졌다. 이는 트럼프-시진핑 합의가 얼마나 깨지기 쉽고 상황이 얼마나 뒤집어지기 쉬운지를 보여준다. 두 번째 우려는 글로벌 경제성장 둔화다. 유로화를 사용하는 유럽 19개국 전반의 경제는 최근 분기 아주 미미한 성장세를 보이며 4년래 최저를 기록했다. 경제전문가들은 유럽에 경기침체가 닥칠지 모른다고 경고한다. 한편 혼란을 초래할 소지가 큰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가 임박함에 따라 영국 경제가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리고 트럼프 대통령의 무역전쟁과 관세가 중국 경제뿐 아니라 캐나다·멕시코 그리고 EU 회원국들 같은 다른 많은 나라를 압박하면서 상황을 악화시킨다. 이 같은 온갖 난제가 맞물리자 국제통화기금(IMF)은 내년 글로벌 경제성장률 전망을 3.7%에서 3.5%로 하향 조정하고 관세를 비롯한 기타 문제들로 인한 ‘하방 리스크’의 증가를 경고한다. 글로벌 경제성장이 둔화하면 외국인들의 미국산 제품 구입이 감소해 결국에는 미국 경제가 타격을 입는다. 이런 문제는 FRB까지 흔들어 놓을 정도로 심각하다. 지금까지 FRB는 미국 경제의 펀더멘털이 강하고 계속 성장하리라 전제하고 점진적으로 금리를 인상하는 신중한 노선을 취해 왔다. 지난 10월까지만 해도 제롬 파월 FRB 의장은 미국 경제의 낮은 실업률과 절제된 인플레를 가리켜 지속가능하며 “너무 좋아서 믿기 어려운 수준은 아니다”고 평했다.
이젠 상황이 달라졌을지 모른다. 과거 FRB가 2019년과 2020년 여러 차례의 금리인상 계획을 이행하리라는 믿음을 어느 정도 가졌던 월스트리트 트레이더들이 갈수록 내년 단 한 차례의 금리인상도 기대하지 않는 쪽으로 기운다. FRB는 통상적으로 경기가 호조를 보일 때 금리를 올리기 때문에 이는 그들이 경제동향에 관해 심각한 우려를 갖고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
그로 인해 FRB가 앞으로 취할 조치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투자자와 시장 심리가 흔들리고 임박한 경기침체에 관한 우려가 커졌다. 경기침체는 통상적으로 전반적인 경제활동의 2분기 연속 후퇴로 정의된다. 2015년 이후 아홉 번째 FRB의 금리인상이 예상되는 오는 12월 19일이 되면 가닥이 좀더 분명하게 잡힐 듯하다. 현재의 경기팽창은 2009년 6월 대불황이 공식적으로 종식된 이후 9년 반 가까이 지속돼 왔다. 7개월 더 가면 최소 160년래 최장기 경기확장이 된다. 경제활동의 순환적 성격 때문에 앞으로 어느 시점에 가서는 경기침체의 발생이 불가피하다는 데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 그것이 내년이 될지 아니면 그 이후가 될지는 예측하기 어렵다. 그러나 필시 이제 때가 됐다는 주장이 충분히 제기될 만한 상황이다.
- 아미트라지트 A. 바타비알
※ [필자는 미국 로체스터공과대학 경제학과 교수다. 이 기사는 온라인 매체 컨버세이션에 먼저 실렸다.]
ⓒ이코노미스트(https://economist.co.kr) '내일을 위한 경제뉴스 이코노미스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특히 금융시장 쪽에서 먹구름이 밀려온다는 신호를 보낸다. 미국 최대기업들의 주가 동향을 반영하는 스탠더드&푸어스(S&P) 500은 무역과 글로벌 성장 둔화 우려로 지난 12월 4일 이후 6%나 급락했다. 그리고 1960년 이후 모든 경기침체를 예고했던 주요 채권 지표는 또 한번 경기침체가 다가올지 모른다는 경고를 보낸다. 국제무역과 금융을 연구하는 경제학자로서 그런 우려를 불러오는 3가지 확실한 자료가 있다고 본다.
무역 분쟁
관세는 교역을 줄여 성장을 둔화시키고 소비자 물가를 끌어올리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미국 경제에는 나쁜 재료다. 예컨대 보수 성향의 조세재단(Tax Foundation)이 최근 발표한 조사 보고서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조치로 미국 내 2만7740~4만3800달러 소득자의 수입이 지금까지 연 평균 146달러 감소했으며 9만4300개에 상당하는 풀타임 일자리가 감소했다.
지난 12월 1일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주석이 90일간의 휴전에 합의해 양국이 이견을 조정할 시간을 갖게 되자 당초 시장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그러나 두 지도자가 실제로 무엇에 합의했는지에 관해 상충되는 보도가 나오고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 맨’을 자처하며 위협조의 트윗을 띄운 뒤 그런 낙관론은 순식간에 사라졌다.
미국의 요청으로 캐나다에서 중국 통신장비 업체 화웨이 중역이 체포되면서 그 잠정적인 휴전이 결렬될 위험은 더욱 커졌다. 이는 트럼프-시진핑 합의가 얼마나 깨지기 쉽고 상황이 얼마나 뒤집어지기 쉬운지를 보여준다.
글로벌 역풍
그리고 트럼프 대통령의 무역전쟁과 관세가 중국 경제뿐 아니라 캐나다·멕시코 그리고 EU 회원국들 같은 다른 많은 나라를 압박하면서 상황을 악화시킨다. 이 같은 온갖 난제가 맞물리자 국제통화기금(IMF)은 내년 글로벌 경제성장률 전망을 3.7%에서 3.5%로 하향 조정하고 관세를 비롯한 기타 문제들로 인한 ‘하방 리스크’의 증가를 경고한다. 글로벌 경제성장이 둔화하면 외국인들의 미국산 제품 구입이 감소해 결국에는 미국 경제가 타격을 입는다.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우려
이젠 상황이 달라졌을지 모른다. 과거 FRB가 2019년과 2020년 여러 차례의 금리인상 계획을 이행하리라는 믿음을 어느 정도 가졌던 월스트리트 트레이더들이 갈수록 내년 단 한 차례의 금리인상도 기대하지 않는 쪽으로 기운다. FRB는 통상적으로 경기가 호조를 보일 때 금리를 올리기 때문에 이는 그들이 경제동향에 관해 심각한 우려를 갖고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
그로 인해 FRB가 앞으로 취할 조치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투자자와 시장 심리가 흔들리고 임박한 경기침체에 관한 우려가 커졌다. 경기침체는 통상적으로 전반적인 경제활동의 2분기 연속 후퇴로 정의된다. 2015년 이후 아홉 번째 FRB의 금리인상이 예상되는 오는 12월 19일이 되면 가닥이 좀더 분명하게 잡힐 듯하다.
그래서 경기침체가 임박했나
- 아미트라지트 A. 바타비알
※ [필자는 미국 로체스터공과대학 경제학과 교수다. 이 기사는 온라인 매체 컨버세이션에 먼저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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