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학각색(各學各色)’ | 북한 비핵화 VS 인권 보호 어느 것이 우선인가 - 경제학] 시급성 관점에서 비핵화가 더욱 중요
[‘각학각색(各學各色)’ | 북한 비핵화 VS 인권 보호 어느 것이 우선인가 - 경제학] 시급성 관점에서 비핵화가 더욱 중요
북 인권 문제는 김정은 체제와 연관… 비핵화 이뤄도 강요하기 어려워 두 가지 관점에서 북한의 비핵화는 인권 보호보다 중요한 이슈다. 첫째는 시급성의 관점이며, 둘째는 가능성에 대한 논의이다. 먼저 북핵 문제는 시간을 다투는 문제다. 북한의 핵무장이 심화되면 미국이 이를 용납하지 않을 것이다. 미국이 북한을 공격하게 되면 한반도에는 전면전 또는 국지전이 발생하게 된다. 이런 의미에서 북한의 핵무장은 우리에게는 매우 위중한 상황이다.
돌이켜 보면 북미 대화가 있기 전인 지난해 초의 한반도 분위기는 매우 위급했다. 김정은 위원장은 지난해 신년사에서 북한이 국가 핵무력을 완성해 되돌릴 수 없는 전쟁 억지력을 보유하게 됐다고 선언했다.
이에 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1월 말 의회 연두교서 연설에서 북한에 대해 강력한 경고의 메시지를 던졌다. 그는 “어떤 정권도 잔인한 북한 독재자만큼 자국민들을 완전히 그리고 잔혹하게 억압하지 않았다”라고 북한의 인권 문제를 부각시켰다. 그는 북한의 무모한 핵미사일 추구가 미국을 위협할 수 있으며 미국은 그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최대한의 압력(Maximum Pressure)을 가하는 정책을 펴고 있다고 했다.
양쪽을 마주 보고 달리는 기차 같았던 미국과 북한의 분위기는 3월 초에 급변한다. 정의용 안보실장과 서훈 국정원장이 북한을 다녀온 후 미국을 방문해 백악관에서 트럼프를 만난 후 폼페이오가 김정은을 면담했고, 전격적으로 북미 회담이 열리게 된 것이다. 그런데 이와 같은 북미 회담의 배경에는 미국의 대북제재가 효과적으로 작용했던 것으로 판단된다. 특히 중국도 북한 제재에 동참하면서 북중 수출입이 크게 감소했고, 미국이 거의 전쟁 직전으로까지 북한을 압박한 것이 크게 작용했다. 결국 미국과 국제사회의 제재가 북한을 대화의 장으로 이끌어낸 것이다. 북한의 비핵화를 위해 경제적 제재를 비롯한 여러 압력을 가하는 게 필요했다.
다음으로 가능성에 대해 논의해 보자. 북한 인권 문제는 우리의 노력과는 무관할 정도로 어려운 문제다. 북한의 인권이 개선되려면 결국 북한의 체제가 바뀌어야 한다. 이는 북한 정권이 가장 마지막에 취할 수 있는 행동이다. 비핵화보다도 어려운 것이 북한의 인권 문제이다. 김정은은 자신의 정권을 위해 비핵화를 선택할 수는 있을 것이다. 미국이나 중국은 김정은에게 비핵화에 따른 체제 보장을 약속할 수 있을 것이며, 나아가서 경제적 지원과 정상적인 외교관계까지도 보장할 수 있을 것이다. 비핵화는 김정은과 북한에게 위기이자 기회가 될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북한의 인권 문제는 전혀 다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궁극적으로 1인 독재체제와 김정은 중심의 정치체제를 바꿀 수밖에 없다. 따라서 김정은은 비핵화까지는 몰라도 인권 문제를 받아들이기는 어려울 것이다. 비핵화는 다른 나라에 대한 위협이므로 미국·한국·일본 등이 북한에게 요구할 수 있는 사안이다. 그러나 인권 문제는 엄격하게 따지고 보면 내정간섭일 수 있기 때문에 강하게 밀어붙이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
처칠은 2차대전이 끝나갈 무렵 미국의 루즈벨트 대통령, 소련의 스탈린과 함께 얄타에서 회의를 한 내용을 회고록에 쓰고 있다. 여기서 처칠은 스탈린에 대한 소름끼친 기억을 말하고 있다. 곧 독일을 점령하게 될 터인데 이때 독일군 장교들을 모두 즉결처형하자고 스탈린이 제안한 것이다. 처칠은 그런 무자비한 일을 어떻게 벌일 수 있느냐고 반박했다고 한다. 처칠은 회고록에서 이처럼 인권을 말살하는 사람과 전쟁 종식을 위해 협력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대한 무력감을 토로하고 있다. 그러나 전쟁을 끝내기 위해서 이런 일을 감당해야 했다. 북한 정권의 인권 문제는 심각한 문제다. 그러나 비핵화는 더 중요한 문제다. 인권 문제는 그 후에 논의할 문제다.- 조성봉 숭실대 경제학과 교수
※ 조성봉 교수는… 녹색성장위원회 위원, 국민연금 기금운용위원회 위원, 자원경제학회 회장 등을 역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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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이켜 보면 북미 대화가 있기 전인 지난해 초의 한반도 분위기는 매우 위급했다. 김정은 위원장은 지난해 신년사에서 북한이 국가 핵무력을 완성해 되돌릴 수 없는 전쟁 억지력을 보유하게 됐다고 선언했다.
이에 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1월 말 의회 연두교서 연설에서 북한에 대해 강력한 경고의 메시지를 던졌다. 그는 “어떤 정권도 잔인한 북한 독재자만큼 자국민들을 완전히 그리고 잔혹하게 억압하지 않았다”라고 북한의 인권 문제를 부각시켰다. 그는 북한의 무모한 핵미사일 추구가 미국을 위협할 수 있으며 미국은 그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최대한의 압력(Maximum Pressure)을 가하는 정책을 펴고 있다고 했다.
양쪽을 마주 보고 달리는 기차 같았던 미국과 북한의 분위기는 3월 초에 급변한다. 정의용 안보실장과 서훈 국정원장이 북한을 다녀온 후 미국을 방문해 백악관에서 트럼프를 만난 후 폼페이오가 김정은을 면담했고, 전격적으로 북미 회담이 열리게 된 것이다. 그런데 이와 같은 북미 회담의 배경에는 미국의 대북제재가 효과적으로 작용했던 것으로 판단된다. 특히 중국도 북한 제재에 동참하면서 북중 수출입이 크게 감소했고, 미국이 거의 전쟁 직전으로까지 북한을 압박한 것이 크게 작용했다. 결국 미국과 국제사회의 제재가 북한을 대화의 장으로 이끌어낸 것이다. 북한의 비핵화를 위해 경제적 제재를 비롯한 여러 압력을 가하는 게 필요했다.
다음으로 가능성에 대해 논의해 보자. 북한 인권 문제는 우리의 노력과는 무관할 정도로 어려운 문제다. 북한의 인권이 개선되려면 결국 북한의 체제가 바뀌어야 한다. 이는 북한 정권이 가장 마지막에 취할 수 있는 행동이다. 비핵화보다도 어려운 것이 북한의 인권 문제이다. 김정은은 자신의 정권을 위해 비핵화를 선택할 수는 있을 것이다. 미국이나 중국은 김정은에게 비핵화에 따른 체제 보장을 약속할 수 있을 것이며, 나아가서 경제적 지원과 정상적인 외교관계까지도 보장할 수 있을 것이다. 비핵화는 김정은과 북한에게 위기이자 기회가 될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북한의 인권 문제는 전혀 다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궁극적으로 1인 독재체제와 김정은 중심의 정치체제를 바꿀 수밖에 없다. 따라서 김정은은 비핵화까지는 몰라도 인권 문제를 받아들이기는 어려울 것이다. 비핵화는 다른 나라에 대한 위협이므로 미국·한국·일본 등이 북한에게 요구할 수 있는 사안이다. 그러나 인권 문제는 엄격하게 따지고 보면 내정간섭일 수 있기 때문에 강하게 밀어붙이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
처칠은 2차대전이 끝나갈 무렵 미국의 루즈벨트 대통령, 소련의 스탈린과 함께 얄타에서 회의를 한 내용을 회고록에 쓰고 있다. 여기서 처칠은 스탈린에 대한 소름끼친 기억을 말하고 있다. 곧 독일을 점령하게 될 터인데 이때 독일군 장교들을 모두 즉결처형하자고 스탈린이 제안한 것이다. 처칠은 그런 무자비한 일을 어떻게 벌일 수 있느냐고 반박했다고 한다. 처칠은 회고록에서 이처럼 인권을 말살하는 사람과 전쟁 종식을 위해 협력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대한 무력감을 토로하고 있다. 그러나 전쟁을 끝내기 위해서 이런 일을 감당해야 했다. 북한 정권의 인권 문제는 심각한 문제다. 그러나 비핵화는 더 중요한 문제다. 인권 문제는 그 후에 논의할 문제다.- 조성봉 숭실대 경제학과 교수
※ 조성봉 교수는… 녹색성장위원회 위원, 국민연금 기금운용위원회 위원, 자원경제학회 회장 등을 역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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