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1000명 설문] 면접 보려 백화점 정장 사던 시절 지났다
알바천국과 설문 진행…10명 중 6명 면접 복장으로 고민
20대 면접옷 쇼핑 창구 1위는 온라인몰
“비즈니스 캐주얼이라며! 정장부터 면티까지, 어디에 맞춰야 하는 거죠?” 취업준비생 배은수(24)씨는 입사 면접 때 복장 때문에 곤란함을 겪었다. 면접 당시 면접자 복장이 다 제각각이었기 때문이다. “면접 복장으로 비즈니스 캐주얼이 명시돼 있어 슬랙스에 블라우스로 입고 갔는데 다들 옷차림이 제각각이라 혼란스러웠다”고 말했다. 배씨는 “복장이 면접 결과에 지장을 주지 않는다지만, 혹시라도 복장 때문에 불이익을 받을까 불안했다”며 "나와 같은 많은 취준생이 면접 복장 선택에 어려움을 겪는다"고 전했다.
[이코노미스트]가 구인·구직 전문 사이트 ‘알바천국’과 함께 20대를 대상으로 근무 및 면접 복장 인식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이번 설문에는 20대 대학생 855명과 취준생 363명, 총 1218명이 참여했다.
정의되지 않은 비즈니스 캐주얼, 취준생 혼란스러움 가중
이번 설문 조사 결과, 대다수의 취준생과 대학생은 명확하지 않은 ‘비즈니스 캐주얼’ 때문에 곤란함을 겪은 것으로 드러났다. 곤란했던 이유로는 ‘어떤 옷을 입어야 할지 몰라서’가 69.4%로 1위를 차지했다.
한편 취준생(대학을 졸업하고 취업을 준비하는 취업준비생)과 대학생이 생각하는 비즈니스 캐주얼에는 슬랙스(슬랙스란 정장 바지보다 조금 더 편하고 단독으로도 착용 가능한 바지)가 꼽혔다. 취준생이 생각하는 비즈니스 캐주얼 복장 1위는 슬랙스와 자유로운 상의(58.9%)였고, 슬랙스에 셔츠가 53.7%로 2위를 차지했다. 남자 응답자 과반수(52.6%)는 슬랙스에 셔츠를 비즈니스 캐주얼 복장으로 꼽았지만, 여성 응답자 과반수 이상(64.4%)은 슬랙스에 자유로운 상의를 비즈니스 캐주얼 적정 복장으로 꼽았다.
사회생활 경험이 적은 취준생과 대학생들은 비즈니스 복장보다 캐주얼 복장을 많이 가지고 있는 편이다. 새로운 스타일의 옷을 구매하고 입는 것은 그들에게 부담으로 다가올 수밖에 없다. 실제 응답자 72.3%는 면접 복장 때문에 부담을 느꼈다고 응답했다. 대학생 이가현(24)씨는 “얼마 전 인턴 면접을 보러 가야 하는데 입을 옷이 없었다”며 “비즈니스 캐주얼이나 정장은 평소에 잘 안 입는 옷이다 보니 뭘 입을지 정하는 것도, 옷을 사고 입는 것도 부담으로 다가왔다”고 전했다.
비대면 화상 면접으로 상위만 차려입는 면접자들
요즘 취준생과 대학생은 온라인 쇼핑몰에서 면접 복장을 구매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설문 응답자 중 45.%는 온라인 쇼핑몰에서 면접 복장을 산다고 응답했다. 백화점이 24.5%로 뒤를 이었다. 이씨는 “취업 준비하면서 안 그래도 돈 드는 곳이 많은데 면접 복장에까지 큰돈을 쓸 수는 없었다"며 "그러다 보니 비교적 저렴한 온라인 쇼핑몰에서 면접 복장을 구매하게 됐다”고 말했다.
얼마 전 취업한 김모씨는 “입사를 앞두고 부모님께선 단정한 옷을 사러 백화점에 가자고 하셨지만, 온라인 쇼핑몰을 택했다”고 말했다. 온라인 쇼핑몰에서도 백화점 옷 못지않은 좋은 옷을 많이 판매할 뿐 아니라, 코로나19로 인해 오프라인 쇼핑이 줄어들면서 면접 복장도 온라인으로 구매하는 사람이 많아진 것으로 분석된다. 면접을 보기 위해 백화점을 찾아 정장 한 세트를 사던 시절을 옛말이 된 셈이다.
최근에는 비대면 화상 면접이 확대되며 면접 복장 차림도 달라졌다. 면접관에게는 상체만 보이기 때문에 상의만 신경 써서 입는 일명 '반쪽짜리 면접복'이 새롭게 나타났다. 취준생 이모씨(26)는 “올해 두 차례의 화상 면접을 봤다"며 "두 번 다 위에는 단정하게 셔츠를 입고, 아래엔 운동복을 입고 면접을 봤다"고 말했다.
한 기업 인사팀 관계자는 “최근에는 비대면 면접의 비율이 높아지면서 복장보다는 화면 속 후보자의 표정, 태도가 더 중시되고 있다”며 “그래도 복장 때문에 고민이라면, 해당 회사의 사내 문화나 분위기 등을 파악하는 것이 복장 결정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현정 인턴기자 lee.hyunjung3@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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