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트리온·SK케미칼, 코로나19 치료제·백신에도 답답한 주가 이유는?
셀트리온 지난해 12월 고점 이후 지속적인 하향세 기록
SK케미칼 잘나가는데…자회사 SK바이오사이언스 상장 후 횡보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슈를 탄 제약·바이오 주가가 한 치 앞을 내다보기 힘든 상황이다. 국내 대표적인 코로나19 치료제·백신 개발 기업 중 상승세를 타고 좋은 주가 흐름을 보이는 곳도 있지만, 개발 이슈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주가가 곤두박질치거나 답보상태인 곳들이 있다.
후자 중 대표적인 곳이 셀트리온이다. 셀트리온은 10일 전일 대비 4000원(1.5%) 오른 27만원을 기록했다. 이날 흡입형 코로나19 치료제의 호주 임상 1상 승인 소식에 상승세를 보였다. 그간 셀트리온은 코로나19 치료제 관련 임상 소식을 종종 전해왔지만 큰 반등은 없었다.
실제 셀트리온의 주가는 지난해 12월 7일 고점(39만6239원)을 찍은 후 하향 곡선을 그려왔다. 현재 주가는 26만원 전후를 오가며 보합세다. 앞서 지난해 1월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가 셀트리온의 코로나19 항체치료제 렉키로나주에 대해 조건부 허가를 권고했음에도 주가가 하락했다. 당시 증권업계에서는 개인들의 투자심리가 악화한 점이 주가 하락으로 이어졌다고 평가했다.
셀트리온의 주주들은 이러한 주가 흐름을 이해하지 못한다는 분위기다. 셀트리온은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액 1조8491억원, 영업이익 7121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63.9%, 88.4% 증가해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사실상 지난해 양호한 실적을 기록할 수 있었던 것은 주요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 제품 등의 고른 성장 덕분이었다.
지난해 코로나19 치료제 개발 기대감만으로 주가가 계속 상승했던 여타 제약·바이오 기업에 비하면 조건부허가를 받고도 셀트리온의 주가는 하락세를 보여 온 것이다. 이후 동물실험에서 렉키로나가 델테 변이에 효과를 나타냈다는 발표 등에 반등하기도 했지만 주가는 여전히 기지개를 켜지 못하고 있다. 이에 주주들의 원성 역시 늘어갔다.
셀트리온 주주들은 맞수로 꼽히는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셀트리온보다 낮은 실적에도 불구하고 높은 주가를 유지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해 연간 매출액 1조1648억원, 영업이익 2928억원을 기록했다. 셀트리온보다 매출은 7000억원가량 낮고 영업이익도 절반 이상 낮은 수준이다.
그럼에도 시총은 삼성바이오로직스가 훨씬 높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10일 종가기준 시총이 62조6583억원인 반면 셀트리온은 37조2375억원으로 절반을 조금 넘는 수준이다. 셀트리온이 바이오 시밀러 제품을 직접 생산하고 코로나19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다면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위탁생산(CMO)으로 성장한 기업이다.
백신 CMO 기대감에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이날 장중 98만4000원을 터치하며 사상 최고가를 경신했다. 제약·바이오 업종에서 최초 황제주(주당 100만원이상 주식) 등극도 노려보는 상황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올해 2분기 코로나19 관련 제품 매출의 영향으로 역대 최대실적을 달성했다. 오는 3분기에는 모더나 코로나19 백신 완제의약품(DP) 생산으로도 주목받고 있다. 하반기 내에 mRNA 백신 원료의약품(DS) 생산 설비 증설 및 4공장 조기 수주계약도 이뤄질 것이란 전망이다.
셀트리온보다 코로나19 관련 재료는 확실히 삼성바이오로직스에 더 호실적으로 반영되는 분위기다. 부국증권 신효섭 연구원은 "삼성바이오로직스는 1~3공장 가동률 상승에 따른 실적 추가 추정치 상향 및 4공장 조기 수주 반영, 하반기 모더나 코로나19 백신 DP 생산 및 mRNA 백신 DS 생산시설 구비 예정, mRNA 백신 및 세포치료제 등 사업영역 확장에 따른 중장기 성장 동력을 확보할 것으로 전망된다"라고 밝혔다.
SK케미칼도 셀트리온처럼 한동안 답답한 주가 흐름을 보여 왔다. 코로나19가 터진 지난해 SK케미칼의 주가는 기대 이상의 좋은 흐름을 탔다. 지난해 7월 SK케미칼은 자회사 SK바이오사이언스가 아스트라제네카(AZ)가 개발하는 코로나19 백신을 CMO하는 계약을 체결한 뒤 주가가 폭등했다. 이후 SK바이오사이언스가 노바백신 코로나19 백신 위탁개발생산(CDMO) 계약도 체결했고, 자체 코로나19 백신까지 개발에 나서면서 모기업인 SK케미칼의 기업가치도 덩달아 계속 올랐다. 실제 지난 2019년 8월 9일 SK케미칼 주가는 3만 9800원이었지만 올해 2월 6일에는 46만7000원으로 무려 48배 가까이 뛰었다.
하지만 SK케미칼의 주가는 2월 고점 이후 하락세를 보이더니 지난 3월 18일 SK바이오사이언스가 코스피에 상장한 이후 줄곧 20만원대를 횡보하고 있다. 고점 이후 주가가 반 토막이 난 것이다.
실적에 문제가 있지도 않다. SK케미칼은 올해 1분기에 이어 2분기에도 역대 최대 실적을 냈다. SK케미칼은 올해 2분기 연결기준 매출액 4357억원, 영업이익 861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매출액은 51%, 영업이익은 388% 증가했다. 이는 전 사업부의 성장뿐 아니라 자회사인 SK바이오사이언스 백신 사업의 호실적에 힘입어서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백신 CMO뿐 아니라 자체개발 백신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이날 식약처는 SK바이오사이언스가 개발하고 있는 코로나19 백신 후보물질 'GBP510'의 임상 3상 시험계획을 승인했다. 이번 승인으로 국내 업체가 개발한 코로나19 백신 후보물질이 최초로 개발 최종 단계인 임상 3상에 진입하게 됐다.
분기 호실적에 SK바이오사이언스 백신 임상 3상 진입 소식까지 전해지면서 SK케미칼의 주가는 오랜만에 시원한 흐름을 보였다. 이날 SK케미칼의 주가는 3만8000원(14.79%) 오른 29만5000원에 장을 마감했다. SK바이오사이언스도 장중 한때 가격제한폭(29.89%)까지 오른 30만2000원에 거래되기도 했다. SK바이오사이언스의 주가는 8월 들어 강한 상승 흐름을 보여주고 있다. 앞서 SK바이오사이언스는 상장 당일 '따상(시초가가 공모가의 두 배로 형성된 뒤 상한가 직행)'을 기록하며 코스피에 입성했지만 상장 초기 주가가 부진했다.
SK바이오사이언스 주가는 향후 자체개발 코로나19 백신의 성공 여부와 노바백스 백신의 승인 절차에 따라 갈릴 전망이다. 박병국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주가가 급등했지만 긴 안목에서 충분히 설명 가능한 밸류에이션”이라며 “코로나19 자체 백신 성공에 대한 기대도 할만하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글로벌 노바백스 백신 승인이 아직 안 된 점은 완제 매출 인식의 리스크다. 정부 공급에 필요한 식약처 승인의 독자적 진행 여부도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승훈 기자 lee.seungh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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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자 중 대표적인 곳이 셀트리온이다. 셀트리온은 10일 전일 대비 4000원(1.5%) 오른 27만원을 기록했다. 이날 흡입형 코로나19 치료제의 호주 임상 1상 승인 소식에 상승세를 보였다. 그간 셀트리온은 코로나19 치료제 관련 임상 소식을 종종 전해왔지만 큰 반등은 없었다.
셀트리온 주주들, 주가 흐름 이해 못하는 분위기
셀트리온의 주주들은 이러한 주가 흐름을 이해하지 못한다는 분위기다. 셀트리온은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액 1조8491억원, 영업이익 7121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63.9%, 88.4% 증가해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사실상 지난해 양호한 실적을 기록할 수 있었던 것은 주요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 제품 등의 고른 성장 덕분이었다.
지난해 코로나19 치료제 개발 기대감만으로 주가가 계속 상승했던 여타 제약·바이오 기업에 비하면 조건부허가를 받고도 셀트리온의 주가는 하락세를 보여 온 것이다. 이후 동물실험에서 렉키로나가 델테 변이에 효과를 나타냈다는 발표 등에 반등하기도 했지만 주가는 여전히 기지개를 켜지 못하고 있다. 이에 주주들의 원성 역시 늘어갔다.
셀트리온 주주들은 맞수로 꼽히는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셀트리온보다 낮은 실적에도 불구하고 높은 주가를 유지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해 연간 매출액 1조1648억원, 영업이익 2928억원을 기록했다. 셀트리온보다 매출은 7000억원가량 낮고 영업이익도 절반 이상 낮은 수준이다.
그럼에도 시총은 삼성바이오로직스가 훨씬 높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10일 종가기준 시총이 62조6583억원인 반면 셀트리온은 37조2375억원으로 절반을 조금 넘는 수준이다. 셀트리온이 바이오 시밀러 제품을 직접 생산하고 코로나19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다면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위탁생산(CMO)으로 성장한 기업이다.
백신 CMO 기대감에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이날 장중 98만4000원을 터치하며 사상 최고가를 경신했다. 제약·바이오 업종에서 최초 황제주(주당 100만원이상 주식) 등극도 노려보는 상황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올해 2분기 코로나19 관련 제품 매출의 영향으로 역대 최대실적을 달성했다. 오는 3분기에는 모더나 코로나19 백신 완제의약품(DP) 생산으로도 주목받고 있다. 하반기 내에 mRNA 백신 원료의약품(DS) 생산 설비 증설 및 4공장 조기 수주계약도 이뤄질 것이란 전망이다.
셀트리온보다 코로나19 관련 재료는 확실히 삼성바이오로직스에 더 호실적으로 반영되는 분위기다. 부국증권 신효섭 연구원은 "삼성바이오로직스는 1~3공장 가동률 상승에 따른 실적 추가 추정치 상향 및 4공장 조기 수주 반영, 하반기 모더나 코로나19 백신 DP 생산 및 mRNA 백신 DS 생산시설 구비 예정, mRNA 백신 및 세포치료제 등 사업영역 확장에 따른 중장기 성장 동력을 확보할 것으로 전망된다"라고 밝혔다.
SK케미칼도 셀트리온처럼 한동안 답답한 주가 흐름을 보여 왔다. 코로나19가 터진 지난해 SK케미칼의 주가는 기대 이상의 좋은 흐름을 탔다. 지난해 7월 SK케미칼은 자회사 SK바이오사이언스가 아스트라제네카(AZ)가 개발하는 코로나19 백신을 CMO하는 계약을 체결한 뒤 주가가 폭등했다. 이후 SK바이오사이언스가 노바백신 코로나19 백신 위탁개발생산(CDMO) 계약도 체결했고, 자체 코로나19 백신까지 개발에 나서면서 모기업인 SK케미칼의 기업가치도 덩달아 계속 올랐다. 실제 지난 2019년 8월 9일 SK케미칼 주가는 3만 9800원이었지만 올해 2월 6일에는 46만7000원으로 무려 48배 가까이 뛰었다.
하지만 SK케미칼의 주가는 2월 고점 이후 하락세를 보이더니 지난 3월 18일 SK바이오사이언스가 코스피에 상장한 이후 줄곧 20만원대를 횡보하고 있다. 고점 이후 주가가 반 토막이 난 것이다.
실적에 문제가 있지도 않다. SK케미칼은 올해 1분기에 이어 2분기에도 역대 최대 실적을 냈다. SK케미칼은 올해 2분기 연결기준 매출액 4357억원, 영업이익 861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매출액은 51%, 영업이익은 388% 증가했다. 이는 전 사업부의 성장뿐 아니라 자회사인 SK바이오사이언스 백신 사업의 호실적에 힘입어서다.
코로나19 백신 개발·노바백스 백신 승인, SK바이오사이언스 주가에 영향
분기 호실적에 SK바이오사이언스 백신 임상 3상 진입 소식까지 전해지면서 SK케미칼의 주가는 오랜만에 시원한 흐름을 보였다. 이날 SK케미칼의 주가는 3만8000원(14.79%) 오른 29만5000원에 장을 마감했다. SK바이오사이언스도 장중 한때 가격제한폭(29.89%)까지 오른 30만2000원에 거래되기도 했다. SK바이오사이언스의 주가는 8월 들어 강한 상승 흐름을 보여주고 있다. 앞서 SK바이오사이언스는 상장 당일 '따상(시초가가 공모가의 두 배로 형성된 뒤 상한가 직행)'을 기록하며 코스피에 입성했지만 상장 초기 주가가 부진했다.
SK바이오사이언스 주가는 향후 자체개발 코로나19 백신의 성공 여부와 노바백스 백신의 승인 절차에 따라 갈릴 전망이다. 박병국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주가가 급등했지만 긴 안목에서 충분히 설명 가능한 밸류에이션”이라며 “코로나19 자체 백신 성공에 대한 기대도 할만하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글로벌 노바백스 백신 승인이 아직 안 된 점은 완제 매출 인식의 리스크다. 정부 공급에 필요한 식약처 승인의 독자적 진행 여부도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승훈 기자 lee.seungh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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