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사 '박리다매' 이자 장사…삼성생명·삼성화재, 주담대 증가 주도
7월 기준, 보험사 가계대출 125조원…전년 대비 4조원대 상승
약관대출·신용대출 줄었지만 주담대 잔액 증가
대형사 2%대로 금리 낮추며 주담대 대출 고객 유치
보험사 가계대출 잔액이 큰 폭으로 증가한 가운데, 주택담보대출이 지난 1년간 약 5조원 넘게 상승하며 가계대출 상승을 주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기간 삼성생명과 삼성화재 등 대형 보험사들이 주담대 금리를 2%대로 낮추며 대출액을 크게 늘린 것으로 집계됐다.
2%대 금리에 대형사 주담대 '껑충'
특히 보험사의 주담대가 가계대출액 증가를 견인했다. 지난해 대형 보험사들이 주담대 금리를 2%대로 낮추자 대출 수요자들이 보험사 창구로 쏠린 것이다.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1분기부터 올 1분기까지 보험사 주담대는 약 5조2500억원 증가했다. 생보사 주담대는 지난해 1분기 28조3066억원에서 올 1분기 32조4603억원으로 약 4조1600억원 늘었다. 같은 기간 손보사는 주담대 잔액이 17조8187억원에서 18조9165억원으로 약 1조1000억원 증가했다.
보험사 가계대출 중 주담대 잔액은 증가했지만 약관대출과 신용대출 잔액은 줄었다. 생보사 약관대출 잔액은 지난해 1분기 48조원대였지만 올 1분기 47조원대로 감소했다. 같은 기간 신용대출 잔액도 6조5400억원에서 6조1700억원으로 줄었다. 손보사도 약관대출과 신용대출 잔액이 감소세를 보였다.
생보사 주담대 잔액 증가는 삼성생명과 한화생명 등 대형사가 견인했다. 삼성생명의 주담대 잔액은 지난해 1분기 18조2381억원에서 올 1분기 21조3923억원으로 3조1600억원 증가했다.
이 기간 한화생명 주담대 잔액은 4조2537억원에서 4조9084억원으로 약 6500억원 증가했다. 전체 생보사 주담대 잔액 증가분 중 두 회사 비중이 90%에 달했다.
두 회사로 주담대 수요가 쏠린 이유는 2%대 금리 때문으로 보인다. 삼성생명의 주담대 금리(분할상환방식)는 지난해 1분기 2.97%에서 3분기 2.62%까지 떨어졌다. 같은 기간 한화생명의 금리도 2.82%에서 2.57%로 하락했다. 이 시기 다른 생보사들의 주담대 금리는 평균 2%대 후반~3%대 초반을 기록했다.
손보사 주담대 수요도 금리를 2%대로 낮춘 대형사로 쏠렸다. 지난해 주담대 금리가 2.69%까지 하락했던 삼성화재의 주담대 잔액은 올 1분기 10조8184억원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1조3000억원 증가했다.
대형사들이 금리를 낮춰가며 대출고객 늘리기에 집중한 것은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 속 보험 영업부진을 고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은행 대출을 이용할 수 없는 '영끌족'들을 적극 공략해 이자수익 증대에 나선 것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보험사 대출은 원래 소형사보다는 대형사 위주로 상승세를 보였던 측면이 있다"면서도 "지난해 대출 수요가 늘면서 대형사들이 주담대 금리를 낮춰 적극적으로 고객 유치에 나선 것으로 풀이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주담대 금리 올리며 '대출 조절' 나선 보험사
이날 협회는 보험사 임원들에게 대형사 중심으로 주담대, 약관대출액이 급등하고 있으니 연초 금융당국과 협의한 가계대출 증가율인 4.1%를 준수해달라는 요청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당국이 협회를 통해 '대출 관리에 나서라'고 보험사들에게 사실상 경고를 준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이미 보험사들은 이같은 분위기를 사전에 감지하고 지난해 말부터 주담대 금리를 올리기 시작했다.
지난해 2%대 주담대 금리를 선보였던 삼성생명과 한화생명, 교보생명 등은 지난달 금리가 3%대 초반까지 상승했다. 지난해 9월 2.9%대로 금리를 내렸던 현대해상의 올 7월 금리도 3.62%까지 올랐다.
보험사들은 대출을 제한하기보다는 주담대 금리 인상으로 총량을 조절하겠다는 의지다. 또한 무리한 대출 증가는 연체율 증가로 대손부담도 커질 수 있어 사전 조절이 필요한 상황이다. 이미 보험사뿐만 아니라 금융업계는 하반기 금리인상 기조에 맞춰 재무건전성 조절에 들어간 상태다.
한 대형사 관계자는 "재무건전성 차원에서 이미 지난해 말부터 대출 총량 관리에 돌입한 상태"라며 "당국이 제시한 목표치를 맞추기 위해 대출 총량을 조절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김정훈 기자 kim.junghoon2@joongang.co.kr
ⓒ이코노미스트(https://economist.co.kr) '내일을 위한 경제뉴스 이코노미스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많이 본 뉴스
1애플의 中 사랑?…팀 쿡, 올해만 세 번 방중
2 “네타냐후, 헤즈볼라와 휴전 ‘원칙적’ 승인”
3“무죄판결에도 무거운 책임감”…떨리는 목소리로 전한 이재용 최후진술은
4中 “엔비디아 중국에서 뿌리내리길”…美 반도체 규제 속 협력 강조
5충격의 중국 증시…‘5대 빅테크’ 시총 한 주 만에 57조원 증발
6이재용 ‘부당합병’ 2심도 징역 5년 구형…삼성 공식입장 ‘無’
7격화하는 한미사이언스 경영권 갈등…예화랑 계약 두고 형제·모녀 충돌
8“이번엔 진짜다”…24년 만에 예금자보호 1억원 상향 가닥
9로앤굿, 국내 최초 소송금융 세미나 ‘엘피나’ 성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