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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년 롯데맨’ 정승인, ‘치킨맨’으로 변신한 까닭

제너시스BBQ, 정승인 전 코리아세븐 대표 공식 영입
교촌도 2년 전 소진세 회장 영입…롯데와 시너지 활발
롯데푸드 교두보…치킨 프랜차이즈 CEO와 인연 각별

 
 
 
정승인 부회장. [중앙포토]
‘마케팅의 귀재’ 라는 수식어를 갖고 있던 ‘32년 롯데맨’의 변신이 화제다. 주인공은 정승인 전 코리아세븐(세븐일레븐) 대표. 그가 새롭게 둥지를 튼 곳은 치킨 프랜차이즈 제너시스BBQ다.  
 

BBQ 창립 26주년 첫 출근…현장 마케팅으로 

정 전 대표는 제너시스BBQ 창립 26주년이던 지난 1일 부회장 직함으로 첫 출근을 마쳤다. 제너시스BBQ는 오는 9월말~10월 초 임시 주주총회를 열어 정 부회장에 대한 사내이사 겸 대표이사 중임등기 절차를 밟을 예정이다.  
 
정 부회장은 이날 기자와 만나 “롯데에서 나온 뒤 대구카톨릭대학교에서 학생들 대상으로 마케팅을 가르치다 다시 현장 마케팅으로 돌아오게 됐다”면서 “스스로도 기대되는 도전”이라고 말했다.  
 
정 부회장과 치킨 프랜차이즈. 32년간 그가 쌓아온 이력을 보면 다소 생소한 조합이다. 정 대표는 고려대 경영학과 졸업 후 1987년 롯데그룹 기획조정실에 입사한 뒤 2014년 코리아세븐 대표이사에 선임될 때까지 줄곧 롯데에 몸담아 온 ‘롯데맨’이다. 롯데그룹 기획실(대통령 비서실 파견), 롯데백화점 신규기획팀, 롯데백화점 영업전략팀장, 롯데백화점 식품 가정매입부문장을 거쳤다.  
 
롯데그룹 안팎에서 그는 ‘마케팅‧기획통’으로 통했다. 특히 6년 동안 코리아세븐 지휘봉을 잡으면서 ‘업계 최초’라는 성과를 여럿 냈다. 그가 대표이사가 부임 후 가장 먼저 한 일은 미래형 편의점 모델에 주목한 점이다. 2015년 업계 최초로 원두커피 브랜드 ‘세븐카페’를 론칭해 편의점의 커피 대중화 길을 열었다.  
 
그는 또 상생을 강조해 오면서 경영주협의회와 상생 프로그램을 마련하는 등 세븐일레븐의 질적 성장을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1일 서울 강서구 bbq 방화점에서 열린 청년 스마일 프로젝트 1호점 오픈 행사에 조신오 운영2본부장, 김태천 부회장, 김수진 패밀리, 강태구 패밀리, 윤홍근 회장(오른쪽 네 번째), 윤경주 부회장, 정승인 부회장, 남승우 패밀리(동행위원회 동측 부위원장)가 참석한 가운데 현판식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 제너시스BBQ]
평소 친분이 두터웠던 윤홍근 제네시스BBQ그룹 회장도 이 사장의 이런 면을 긍정적으로 평가한 것으로 전해졌다. 시장 트렌드를 빠르게 읽고 가맹점주와 끊임없이 공유해야 하는 프랜차이즈업 특성상 현장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나아가 디지털 유통 환경을 구축해 온 정 부회장의 경영 이력을 눈여겨 봤다는 후문이다.  
 

유통업이라는 큰 틀…‘인맥과 네트워크’ 이어와  

업계에서는 ‘롯데’와 ‘치킨 프랜차이즈’ 업계가 각별할 수밖에 없다고 입을 모은다. 롯데에 파스퇴르유업, 롯데후레쉬델리카, 롯데햄 등이 있는 종합식품회사 롯데푸드(롯데삼강)가 교두보가 됐을 것이란 관측이다. 같은 식품이라는 큰 유통업 안에 CEO들끼리 교류가 있다 보니 자연스레 제품이 달라도 인맥이 쌓이고 네트워크가 형성된다는 것이다.  
 
정 부회장뿐 아니라 2년 전 교촌치킨을 운영하는 교촌에프앤비로 간 소진세 전 롯데 사회공헌 위원장(현 회장) 역시 마찬가지다. 소 회장 역시 롯데에 42년 몸담은 ‘정통 롯데맨’이다. 당시 ‘신동빈의 남자’로 불리며 실세역할을 했던 만큼 그의 치킨 프랜차이즈로의 이직은 업계에서 큰 화제를 모았다. 
 
소진세 교촌에프앤비(주) 대표이사 회장이 29일 대구 호텔인터불고에서 열린 제22기 정기 주주총회에서 개회선언을 하고 있다. [사진 교촌에프앤비]
 
업계 관계자는 “유통업계 이직은 IT업계, 다른 산업과 달리 본인의 네트워크와 인맥을 모두 가지고 이동한다는 게 큰 장점”이라면서 “롯데만 봐도 마트를 통해 ‘통큰치킨’을 해 왔고 CEO급 아니라 밑에서도 서로 간의 이직이 활발한 곳”이라고 귀띔했다.  
 

품목 다르지만…세븐일레븐과 같은 프랜차이즈 

이런 이유 때문일까. 정 부회장 역시 ‘치킨맨’으로 변신하는 데는 큰 어려움이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정 부회장은 기자에게 “판매하는 품목이 다르지만, 세븐일레븐과 BBQ가 같은 프랜차이즈업을 한다는 점에서 기존에 하던 일과 크게 다르지 않을 것 같다”면서 “판매 물품이 다양하고 많은 편의점과 달리 품목이 한정적인 데서 오는 다름과 다양함이 있을 것”이라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제너시스BBQ그룹 역시 정 부회장을 영입하면서 경영 전반과 미래형 마케팅 등 긍정적 변화가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제너시스BBQ그룹 관계자는 “글로벌 확장에 속도를 내고 2025년 전 세계 5만개 가맹점을 목표로 하는 만큼 커진 사업을 진두지휘할 수 있는 적임자라고 판단했다”면서 “정 부회장 단독 대표체제로 가게 될지, 공동 대표체제로 가게 될지는 향후 이사회에서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설아 기자 kim.seolah@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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