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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린이’ 新르네상스②] 10만원으로 PXG 풀장착…대여·중고시장 ‘활짝’

골린이 증가에 골프웨어 대여·중고거래 성장
평균 대여비는 소비자가격의 10% 수준…방법도 간편
국내 골퍼 수 515만명 중 젊은골퍼 비중 20%
필드에 갈때 마다 새로운 패션 선호 욕구 커

 
 
여성 전용 골프웨어 대여 전문 업체 '포썸골프'. [사진 포썸골프]
 
# 30대 여성 골린이(골프+어린이) 김모씨는 최근 골프 라운딩에 빠졌다. 주말마다 필드에 나가 인증샷을 찍는 재미도 쏠쏠히 느끼고 있다. 매번 다른 옷을 입고 가고 싶지만 그러나 한 벌에 30만~40만원을 훌쩍 넘는 골프복 값을 감당하긴 힘들다. 그는 ‘골프웨어 대여 서비스’를 이용하기 시작했다. 
 
김씨는 “필드에 한 번 입고 나간 옷은 사진을 찍고 나면 다시 입고 싶지는 않다”며 “골프복이 워낙 비싸 부담스러웠는데 대여 서비스를 통해 저렴한 가격으로 다양한 옷을 입고 나갈 수 있어 좋다”고 말했다.
 
MZ세대(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자) 골퍼들이 골프산업의 새로운 시장을 열었다. 젊은 골린이(골프+어린이)들은 골프웨어를 대여해 입고 중고거래를 통해 골프웨어를 사고팔며 골프도 ‘경제적’으로 즐기고 있다.
 

활짝 핀 골프웨어 대여시장…1일 평균 대여비 10만원

 
골프웨어 대여 전문 업체 '더페어골프'. [사진 인스타그램 캡쳐]
 
업계에 따르면 프리미엄 골프웨어 대여 전문 업체가 골린이들에게 각광받으며 성장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포썸골프(4Some Golf)’와 ‘더페어골프(The Fair Golf)’, ‘플렉스골프(FlexGolf)’ 등이 성업 중이다.  
 
지난해 10월부터 서비스를 시작한 포썸골프는 누적 방문자 수 50만명 돌파를 목전에 뒀다. 포썸골프는 여성 골프웨어 전용 대여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이보희 대표가 직접 모델로 나서 SNS를 통해 스타일링도 제안하고 있다. 포썸골프는 PXG, 마크앤로나, 타이틀리스트, 제이린드버그 등 총 7개 브랜드의 골프웨어를 대여해주고 있다.  
 
포썸골프 이보희 대표는 직접 모델로 나서 SNS를 통해 스타일링 제안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사진 포썸골프]
 
지난해 10월 서비스를 시작한 플렉스골프는 1년 만에 회원 수가 약 900% 늘었고, 자체 홈페이지 내에서 중고상품 판매도 함께 진행하고 있다. 지난해 7월 시작한 더페어골프는 골프웨어뿐만 아니라 골프 관련 악세서리 등도 많이 보유해 옷부터 세세한 용품들까지 한 곳에서 세트로 대여할 수 있다는 장점을 갖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골프 관련 제품 평균 대여비는 소비자 가격의 10% 정도로, 고객들이 평균적으로 지불하는 금액은 월 평균 약 10만원이다. 온·오프라인 매장에서 구매하는 것보다 확실히 저렴하고 세탁에 대한 부담까지 덜어줘 수요층이 늘어날 수밖에 없다고 업계는 분석하고 있다.  
 
대여 방법은 홈페이지에 접속해 이용자가 원하는 아이템과 시간대를 선택해 예약하면 각각 지정된 장소로 물건을 배송해준다. [사진 포썸골프]
 
대여방법도 간단하다. 대여업체 홈페이지에 접속해 이용자가 원하는 아이템과 시간대를 선택해 예약하면 지정된 장소로 물건을 배송해준다. 반납도 대여할 때 신청한 택배사를 통해 수거해가는 시스템으로 운영되고 있다.  
 
골프웨어 중고거래 역시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10월 1일 기준 중고거래 플랫폼 ‘번개장터’에 올라와있는 골프 관련 용품 수는 12만여개다. 스포츠·레저 카테고리 중에서도 압도적인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품목별로 살펴보면 골프채가 6만여개로 가장 많고, 골프 여성 의류가 2만여벌, 골프 남성 의류는 1만여벌이다. 
 
10월 1일 기준 중고거래 플랫폼 ‘번개장터’에 올라와있는 골프 관련 용품들. [사진 홈페이지 캡쳐]
 

필드 인증샷 문화에…‘골푸어’ 신조어까지 등장 

 
업계에선 골린이를 중심으로 정착된 필드 인증샷 문화와 필드에 나갈 때마다 새로운 패션을 선보이고 싶은 욕구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하고 있다. 한국레저산업연구소에 따르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이후 국내 골퍼 수는 2017년보다 33% 증가한 515만명을 기록했다. 그중 2030세대 젊은 골퍼 비중이 20%를 넘으면서 국내 골프웨어 시장 규모도 이에 맞춰 확장되고 있다.  
 
연구소에 따르면 지난해 골퍼 한 명이 필드에 나가 사용하는 평균 지출액(그린피+카트피+캐디피)은 16만300원이었다. 지난해 골퍼들의 평균 라운드 수가 8.5회였다는 것을 고려하면 골퍼 1인당 사용한 골프장 사용료는 140만원에 육박한다.

여기에 골프의류, 장비 등의 추가 지출까지 더하면 비용은 수백만원을 오가게 된다. 이렇게 골프에 지출하는 비용이 점점 늘자 최근엔 골프 때문에 가난해진다는 의미의 ‘골푸어(골프+푸어)’라는 신조어까지 나왔다. 골푸어가 되긴 부담스럽고 필드 패션은 놓치고 싶지 않은 이들을 위한 대여서비스 시장, 한두 번 입은 골프 의류를 판매하는 중고 골프웨어 시장이 탄생한 배경이기도 하다. 
 
업계에선 신상 중심의 골프웨어 시장 만큼이나 대여, 중고 시장의 성장성도 높게 전망하고 있다. 골프웨어업체 관계자는 “골프가 대중 스포츠가 됐다곤 하지만 골프용품과 의류 등 비용이 여전히 비싸 2030세대에겐 부담일 수밖에 없다”면서 “이들에게 패션은 골프를 잘 치는 것 이상의 의미를 지니기 때문에 돈과 패션 두 마리 토끼를 잡는다는 의미에서 관련 시장의 성장은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채영 기자 kim.chaeyoung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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