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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록체인·메타버스에 뛰어든 게임빌-컴투스, 다크호스로 떠오를까

신규 모바일게임 최근 부진…블록체인·메타버스로 활로 찾는다

 
송병준 의장 [사진 컴투스]
원조 모바일게임사 게임빌과 컴투스가 메타버스·블록체인을 미래 먹거리로 낙점한 모습이다. 최근 전 세계적으로 블록체인 활용 게임에 대한 관심이 높은 상황에서, 게임빌과 컴투스가 새로운 다크호스를 떠오를지 귀추가 주목된다.
 

원조 모바일 명가이자, 형제 기업

게임빌은 2000년, 컴투스는 1998년 설립한 게임 개발사다. 두 회사 모두 2G폰이 주류를 이루던 시절부터 모바일게임을 개발해 왔다. 당시 넥슨·넷마블·엔씨소프트 등 대다수 게임사는 PC 온라인게임 개발에 역량을 집중했다. 게임빌과 컴투스는 사실상 모바일게임 개발의 원조라고 볼 수 있다.
 
2000년대 중후반 게임빌은 ‘제노니아’, ‘놈’, ‘프로야구’ 시리즈 등으로 큰 인기를 끌었다. 컴투스 역시 ‘미니게임천국’, ‘액션 퍼즐 패밀리’ 시리즈와 ‘컴투스 프로야구’ 등으로 주목받았다.
 
이렇게 모바일게임업계 양대 산맥으로, 경쟁관계를 유지하던 두 회사는 2013년 큰 변화를 맞게 된다. 송병준 의장(당시 게임빌 대표)이 2013년 컴투스 인수에 나서면서부터다. 게임빌이 경쟁사였던 컴투스를 인수하게 된 일은 지금까지도 ‘신의 한 수’로 회자된다.
 
송 의장은 컴투스를 인수하면서 합병에 나설 것이라는 업계 관측을 깨고 양사의 기업문화를 존중하는 차원에서 독자 경영을 택했다. 이후 게임빌과 컴투스는 ‘형제회사’로 불리기 시작했다.
 
이후 게임빌과 컴투스는 서로 다른 행보를 보였다. 게임빌은 2014년 모바일게임 ‘별이되어라’ 출시 이후 오랜 부진을 겪었다. 특히 지난 2017년부터 2019년까지 3년 연속 적자에 시달렸던 게임빌은 지난해 고강도 영업비용 줄이기와 야구게임 흥행으로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반면 컴투스는 2014년 출시한 모바일게임 ‘서머너즈 워’로 글로벌 흥행에 성공했다. 특히 서머너즈 워는 한국 단일 모바일게임 중 최초 누적 매출 1조원과 글로벌 누적 1억 다운로드를 돌파했다. 아울러 국산 게임의 무덤으로 불리는 북미에서 유일하게 성공한 모바일게임이기도 하다. 컴투스는 서머너즈 워 흥행에 힘입어 지난 2016년 매출 5000억원을 처음 돌파했으며, 지난해에도 매출 5089억원을 기록했다.
 
현재 게임빌과 컴투스는 블록체인과 메타버스에 많은 투자를 하고 있다. 게임빌은 지난 4월 코인원에 312억원 규모의 전략적 투자를 진행했고, 9월에는 539억원을 추가로 투자해 아예 코인원의 2대주주로 올라섰다.
 

블록체인·메타버스 도전장 내민 게임빌-컴투스

게임빌은 코인원과의 협력관계를 공고히 하며 새로운 시장으로 다가오는 블록체인 게임, 대체불가능한토큰(NFT) 거래소 등 다양한 연관 사업 기회를 만들어갈 예정이다.
 
아울러 게임빌은 오는 30일 열리는 임시주주총회에서 사명을 ‘컴투스홀딩스’로 변경할 계획이다. 이번 사명 변경을 통해 실질적인 사업 지주사로서의 위상과 역할을 분명히 하고, 컴투스를 비롯한 주요 계열사들과 시너지를 높여나가겠단 포부다.
 
컴투스도 최근 블록체인 게임회사 ‘애니모카브랜즈’와 NFT 전문기업 ‘캔디 디지털’에 전략적 투자를 진행하기로 결정했다.
 
애니모카 브랜즈는 NFT 기술력을 토대로 블록체인 시장의 트렌드를 주도하고 있는 글로벌 기업이다. 자체 개발 타이틀을 비롯해 유명 IP 기반의 블록체인 게임과 325개의 라이선스 브랜드 기반 NFT 플랫폼을 서비스하고 있다. 캔디 디지털은 블록체인 기반 디지털 스포츠 카드 등을 제작·유통하는 NFT 기업이다. 컴투스는 캔디 디지털의 시리즈A 투자에 1000만 달러(약 120억원) 규모로 참여할 방침이다.
 
아울러 컴투스는 블록체인뿐만 아니라, 메타버스 시장에도 눈독을 들이고 있다.
 
컴투스는 최근 가상현실(VR) 게임 전문 개발사 ‘컴투스로카’를 설립했다. 컴투스로카는 기존 및 신규 IP를 기반으로 다양한 장르의 VR 게임과 콘텐트를 제작하기 위해 설립된 전문 스튜디오다. 컴투스가 지분 60%를 확보하고 있는 자회사다.  
 
이에 앞서 컴투스는 위지윅스튜디오에 지난 3월 450억원, 지난 8월 1607억원을 투자해 최대 주주(총 지분 38.11%)에 올랐다. 이는 컴투스 창사 이래 가장 큰 규모의 인수다. 위지윅은 세계 최고 수준의 CG·VFX 기술로 넷플릭스 ‘승리호’를 비롯해 국내외 다양한 영화, 드라마 등을 만들어온 콘텐트 제작사다. 특히 최근에는 국내 대표 메타버스 기업으로 주목받고 있다.
 
특히 송병준 의장은 최근 차세대 콘텐트 시장 공략 및 그룹의 글로벌 성장 전략 구축, 계열사 간 파트너십을 위해 위지윅 이사회 의장에 취임하기도 했다.  
 
서머너즈 워 이미지 [사진 컴투스]

블록체인·메타버스 투자는 신성장 동력 갈증 풀어줄 해법

그렇다면 모바일게임 시장에서 높은 인지도를 쌓아온 게임빌과 컴투스가 블록체인과 메타버스에 도전장을 내민 이유는 무엇일까.
 
현재 게임빌과 컴투스는 각각 ‘별이되어라’와 ‘서머너즈 워’ 이후 이렇다 할 흥행작을 배출하지 못하고 있다. 특히 게임빌은 계속되는 신작 실패로 서초동에 위치한 사옥을 매각할 정도였다.
 
컴투스 역시 현재 서머너즈 워가 ‘캐시카우’ 역할을 톡톡히 해주고 있지만, 후속작 흥행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실제로 컴투스는 2018년 기대작 ‘스카이랜더스’를 출시했으나 흥행에 실패했다. 지난 4월 출시한 서머너즈 워 IP 활용 모바일게임 ‘서머너즈 워 백년전쟁’도 기대치보다 낮은 성적표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넥슨, 넷마블, 엔씨소프트 등 게임 빅3를 비롯해 카카오게임즈, 크래프톤 등 신흥 강자들마저 모바일게임 시장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발휘하면서, 게임빌과 컴투스의 영향력은 점차 감소하는 추세다.
 
이에 컴투스는 지난해부터 콘텐트 및 미디어 기업에 대한 투자를 진행했고 현재 다양한 IP를 확보해놓은 상태다. 이는 메타버스와 블록체인에 활용할 재료들이 많다고 볼 수 있는 대목이다.
 
아울러 컴투스는 전체 매출의 80% 이상이 글로벌에서 나올 정도로 해외 시장에서 인지도가 높은 기업이다. 특히 대표 IP인 서머너즈 워는 꾸준한 e스포츠 개최로 북미와 유럽 시장에서 여전히 높은 인기를 끌고 있다. 최근 위메이드가 블록체인 기술을 적용한 ‘미르4’ 글로벌 버전으로 예상을 뛰어넘는 흥행을 기록한 것과 마찬가지로, 서머너즈 워 IP에 블록체인 기술을 탑재할 경우 흥행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게임빌과 컴투스가 어떤 식으로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할 지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을 밝히지는 않았지만, 글로벌 인기 IP인 서머너즈 워에 NFT를 적용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며 “컴투스의 경우 지난해부터 콘텐트 벨류체인을 구축해온 만큼, 이를 활용한 메타버스 콘텐트가 나올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원태영 기자 won.tae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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