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플랜트 떼는 SK에코플랜트, 직원 30% 구조조정에 격려금 1000만원?
4400명 중 1200명 분사 회사로 이동 후 매각…격려금 1000만원씩 제공
직원들 "사실상 헐값에 이뤄진 구조조정, 직원 퇴사‧이직 쏟아질 것"
플랜트사업부문 매각을 공식 선언한 SK에코플랜트가 전체 직원 30% 가량의 구조조정을 단행한 가운데, 대상자들에게 1000만원의 격려금 지급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구조조정 방식과 격려금 액수를 놓고 직원들이 집단 반발하고 있어 진통이 예상된다.
3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SK에코플랜트는 플랜트사업 관련 국내외 사업부문을 물적분할한 뒤 지난 10월 신설한 특수목적회사(SPC) 비엘에이치엔지니어링에 흡수합병시킬 계획이다. 화학‧정유 등 플랜트 관련 사업 부문을 떼어내고, 친환경 관련 사업 부문을 강화하는 모양새다. 이 과정에서 전체 직원 4400여명 중 1200명의 직원을 합병한 회사로 내년 초까지 이동시킨다는 방침이다. 이후 내년 1월 28일 이음프라이빗에쿼티(이음PE)와 미래에셋증권으로 이뤄진 이음PE 컨소시엄에 비엘에이치엔지니어링 지분 50.01%를 4500억원에 처분할 예정이다.
SK에코플랜트는 분사 이동이 정해진 직원 1200명에게 분할 시점에 직원당 격려금 1000만원을 제공하겠다고 제안했다. 하지만 직원들은 사실상 적은 비용으로 대규모 구조조정을 당하는 것이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분사 이동에 해당하는 SK에코플랜트 직원은 "사실상 SK그룹사에서 중소기업으로 쫓겨나는 것으로, 부서 이동이나 희망퇴직까지 제한해 놓았다"며 "지난 9월 직원 이탈을 막기 위해 간담회를 진행했지만 대부분 명확하지 않은 애매모호한 표현을 늘어놨고 확정적인 것은 격려금 1000만원이 전부"라고 말했다.
그는 "이전부터 비공식적으로 엔지니어 인력을 협력업체화하거나 대규모 인원 감축을 추진할 것이라는 말이 내부에서 돌았다"며 "회사 입장에서는 대규모 인력을 헐값에 손쉽게 정리하면서 친환경사업 투자 재원을 마련하는 '일석이조'의 방책을 찾은 것"이라고 비판했다.
현재 분사 이동이 정해진 SK에코플랜트 직원들은 자발적 퇴사와 이직을 준비하고 있는 상태다. 대규모 직원 이탈이 벌어지면 SK에코플랜트의 매각 작업은 어려움을 겪을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매각 대상에는 회사 인력까지 포함되기 때문이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SK에코플랜트에서 분리되는 회사로 인사 이동이 있는 직원들이 대거 이직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며 "SK에코플랜트도 이에 대비해 인력 채용에 열을 올리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SK에코플랜트는 지난 10월부터 대규모 채용을 진행하고 있다.
이에 대해 SK에코플랜트 관계자는 "내년까지 플랜트사업부문을 물적분할한 후 매각할 계획"이라며 "직원들의 고용 안정을 위해 투자자와 ‘고용안정 및 근로조건 보장에 관한 합의서’를 체결하는 등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지윤 기자 park.jiyoun@joongang.co.kr
ⓒ이코노미스트(https://economist.co.kr) '내일을 위한 경제뉴스 이코노미스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많이 본 뉴스
1이재현 CJ 회장 “마지막 기회 절실함” 당부…인사 이틀만에 소집
210조 대어 놓친 韓조선, ‘원팀’ 물꼬 튼 한화오션·현대重
3한동훈 "가상자산은 청년들의 희망, 힘겨루기 할 때 아냐"
4오데마 피게, 서울 첫 플래그십 스토어 그랜드 오프닝
5“초당 25개 판매”…무신사, ‘무진장 블프’ 6시간 만에 300억 매출
6"내 돈 갚아"...빚 독촉, '1주일에 7번'으로 제한한다
7"우리도 아파트 말고 오피스텔 갈까?" 정부, 오피스텔 규제 다 풀었다
8명세빈 "17살 연하남에게…" 나이트 부킹썰까지
9"엎질러진 물…죽겠더라" 박현호♥은가은, 무슨 사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