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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르메스’인 줄 알았던 영부인 가방 완판되자…코오롱FnC 매출 ‘훨훨’

김정숙 여사 ‘패션외교’ 속…60만원 대 국산 가방 주목
쿠론 스테파니 라인…영부인 효과로 5개월 만에 ‘완판’
뮤즈 신민아 효과도 톡톡, 디자인·소재·가성비 좋아 인기
코오롱FnC 3분기 패션업 비수기에도 매출 선방·적자 개선

 
 
(좌) 김정숙 여사가 6월12일 오전(현지시각) 영국 콘월 미낙극장에서 열린 G7 정상회의 배우자 프로그램을 마친 후 미국 대통령 부인 질 바이든 여사와 기념촬영하고 있다. (우) 김정숙 여사가 영국 총리 부인 캐리 존슨 여사와 기념촬영하고 있다. [연합뉴스]
 
#. “에르메스백 아닌가요?” 지난 6월 영국 콘월 주요 7개국(G7)정상회의. 이 자리에서 김정숙 여사는 남다른 패션 외교로 주목 받았다. 특히 인기를 모았던 사진은 미국 영부인 질 바이든 여사와의 기념촬영 속 김 여사의 패션. 당시 그는 스트라이프 패턴이 입혀진 화이트 슈트 셋업에 브라운 블라우스를 입고 가방 역시 블라우스컬러와 같은 계열의 브라운 토트백을 매치해 눈길을 끌었다. 이 스타일링이 공개되면서 뜻밖에 주목 받은 것은 김 여사의 토트백이다. 이 가방을 놓고 “에르메스 켈리백이다”, “해외OO사 브랜드 제품이다”라는 등 여러 추측이 나돌았다.  
 
에르메스 캘리백, 쿠론 스테파니 클래식31. [사진 에르메스, 코오롱FnC]
 
영부인이 든 이 가방은 수 천만원 몸값을 자랑하는 명품 중의 명품 에르메스가 아닌 국산 브랜드 ‘쿠론’ 제품으로 알려졌다. 이름은 스테파니 클래식31. 가격은 63만8000원이다. 영부인 뿐 아니라 배우 신민아 가방으로도 유명세를 타면서 최근 완판 대열에 합류한 제품이기도 하다. 쿠론 등과 같은 브랜드 활약으로 코오롱FnC는 패션업계 비수기인 3분기 실적마저 선방했다는 평가다.  
 

‘강남백’의 반란…매출 10배 뛴 비결은?

11일 쿠론 브랜드를 전개하는 코오롱FnC에 따르면 ‘스테파니 클래식 31’ 백은 올해 재 출시된 이후 지난 4일 기준 95% 판매율을 기록하며 사실상 완판 됐다. 영부인 가방으로 주목받은 이후 5개월 만에 완판 대열에 합류한 셈이다. 공식몰인 코오롱에선 일찌감치 품절됐고 일부 매장에 소량의 재고만 남아있는 상태였지만 이번주 들어 이마저도 구하기 힘들 만큼 ‘완벽하게 완판됐다’는 게 코오롱FnC 측 설명이다.  
 
코오롱FnC 관계자는 “영부인이 국제행사에서 쿠론 백을 선택해 대내외 적으로 많은 주목을 받았다”면서 “고가 명품브랜드 못지않은 소재와 컬러, 하드웨어를 보다 합리적인 가격에 구매할 수 있다는 점 때문에 많은 소비자들로부터 사랑받게 된 것 같다”고 말했다.  
 
온라인에서 품절된 스테파니클래식31. [사진 코오롱몰 캡처]
 
코오롱FnC 측은 쿠론 스테파니 클래식31을 리오더(재주문) 할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본래부터 500점만 선보이는 ‘한정판 제품’인 데다, 제품 자체가 세일즈(판매) 목적을 두지 않은 브랜드 레거시(유산) 아이템이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영부인 효과’도 컸지만 업계에선 이미 쿠론의 거센 돌풍을 감지해 온 모양새다. 불황으로 패션에 대한 소비심리가 위축된 가운데도 눈부신 매출 성장을 거듭해왔기 때문이다. 국내 토종 브랜드가 연 매출 1000억원대를 넘어서는 ‘메가 브랜드’로 성장한 것은 쿠론이 유일하다고 업계 관계자들은 입을 모은다.  
 
쿠론은 가방 디자이너 석정혜씨가 2009년 강남구 청담동에 론칭한 브랜드다. 강남 아줌마들과 연예인들 사이에서 ‘값싸고 좋은 타조백’으로 유명세를 타면서 큰 인기를 끌었고, 2010년 이 브랜드를 눈여겨보던 코오롱FnC에 인수됐다. 인수 당시 매출은 120억원이었지만 이후 매출과 몸집이 급성장해 현재 10배 이상 커진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쿠론의 인기 비결은 스테파니, 재키, 세콰트레 등 탄탄한 라인이다. 인기 라인을 중심으로 매 시즌 꾸준히 신제품을 출시하면서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합리적인 가격도 장점이다. 수입 명품에 뒤지지 않는 디자인과 품질을 보장하면서도 직장인 여성이 부담할 수 있는 가격대를 자랑한다. 쿠론의 인기 제품은 30만원대부터 60만원 전 후 가격대를 형성하고 있다.  
 
쿠론 뮤즈 신민아와 '갯마을 차차차'에 노출된 스테파니31. [사진 코오롱FnC, tvN 방송 캡처]
 
적절한 마케팅도 한몫했다. 쿠론의 뮤즈인 배우 신민아가 최근 종영한 tvN 드라마 ‘갯마을 차차차’에 매고 나온 백들은 대부분 완판됐다. 그 중 하나가 영부인이 들어 화제를 모았던 ‘스테파니 클래식백’, 또 다른 백인 밀라 레이디백도 3000개가 모두 완판됐다.  
 
코오롱FnC 관계자는 “모델 신민아가 드라마에서 선보인 백들 모두 반응이 좋았다. ‘매일 들 수 있는 좋은 가죽 가방’이라는 쿠론의 이미지에 합리적인 가격까지 더해졌기 때문”이라면서 “본래 성장하고 있는 브랜드였지만 최근 몇 달 새 더 많은 주목을 받고 인기를 끈 것은 확실하다”고 말했다.  
 

아웃도어 의존도 낮추자…성장 돌파구 마련 

쿠론 인기에 힘입어 코오롱Fnc는 3분기 선방한 성적표를 내놨다. 코오롱인더스트리FnC부문 3분기 매출은 2025억원, 영업이익은 -5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4.3% 신장했고, 영업이익 역시 지난해 3분기 -199억원과 비교하면 적자폭을 크게 개선해 양호한 실적을 기록했다는 평가다.  
 
이 같은 실적 배경으론 ▲쿠론 등과 같은 메가 브랜드 성장 ▲골프웨어 브랜드(잭니클라우스, 엘로드, 왁, 지포어 등)의 매출 확대 ▲아웃도어 브랜드 의존도를 낮추는 대신 경쟁력 있는 신규 브랜드 론칭으로의 포트폴리오 다양화 등이 꼽힌다.  
 
코오롱FnC 관계자는 “지난해 6개 브랜드를 새롭게 론칭했고 올해 들어 이 브랜드들이 기반을 닦으면서 신장세가 좋았다”면서 “신규 브랜드들과 코오롱스포츠, 커스텀멜로우 등 10년 가까이 된 브랜드의 안정정인 성장세가 맞물리면서 좋은 결과를 낸 것 같다”고 말했다.  

김설아 기자 kim.seolah@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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