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 목표수익률 연 10% 내외가 적당 [이상건 투자마인드 리셋]
지난 1957년부터 사용된 S&P500 지금까지 연 8% 수익
가치투자 황제인 피터 린치도 펀드투자 연 20% 수준
투자에서 목표수익률은 어느 정도를 생각해야 할까. 투자에서 성과는 수익률로 측정된다. 물론 다다익선식으로 수익률이 높으면 높을수록 좋겠지만, 시장에서 늘 돈을 벌 수는 없는 노릇이다. 그래서 액티브 펀드를 운용하는 펀드매니저들은 시장지수(인덱스)와 비교해 그 성과를 가늠한다. 펀드매니저들이 시장을 이기는 전략을 수립하고 종목을 발굴하는 데 심혈을 기울이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그런데 이런 성과 측정 방식의 문제점은 지수도 마이너스이고, 펀드 투자도 마이너스일 때이다. 그래서 등장한 것은 헤지펀드와 같은 투자 상품이다. 헤지펀드는 그 운용방식에 따라 천차만별이지만 헤지펀드의 초기 아이디어는 시장 상황과 관계없이 절대적인 수익을 추구하는 데 있다.
대부분 헤지펀드들은 성과 보수 제도를 도입하고 있다. 예를 들어 헤지펀드는 10% 이상 수익률이 거둬야 성과 보수를 받을 수 있다. 수익이 안 나면, 보수도 없는 구조다. 그래서 일부 헤지펀드들은 일반 주식형 펀드와 달리 벤치마크를 시장 지수가 아닌 예금금리나 국채 금리로 설정하기도 한다. 물론 운용회사마다 상품마다 벤치마크는 다종다기하다. 이런 건 기관투자가의 전략이고 개인투자자는 이런 식으로 벤치마크를 설정할 필요까지는 없다. 그렇다면 개인투자자들은 어느 정도의 수익률을 기준으로 투자하는 것이 좋을까.
S&P500 투자가 가장 안정된 수익 얻을 수 있어
개인투자자들이 저비용으로 일류 기업으로 구성된 인덱스를 살 수 있는 방법이 있다. 바로 미국을 대표하는 500개 기업으로 구성된 S&P500 인덱스 펀드나 ETF를 사는 것이다. 500개 기업으로 인덱스가 만들어진 1957년부터 지금까지의 연평균 수익률은 약 8%대로 알려져 있다. 지난 1974년 오일쇼크, 2008년 금융위기와 같은 시기에는 20%가 넘는 손실을 기록하기도 했지만, 평균적으로 보면 주가가 오른 해가 그렇지 않은 해 보다 더 많았다.
과거가 미래를 대신할 수는 없지만, 지금까지의 수익률이 미래에도 가능하다고 전제한다면, 장기적으로 S&P500에 투자하면 연 8%가량을 벌 수 있다고 가정할 수 있을 것이다. 여기에 주가 폭락기마다 추가 투자를 했다면 당연히 수익률은 더 높아질 것이다. 연 8%의 수익률이라면 내 돈을 대략 9년마다 두 배를 불려줄 수 있다. 만일 당신이 연 8%의 수익률에 만족할 수 있다면, S&P500 인덱스를 사는 게 가장 속 편한 방법이다.
미국의 주식형 펀드 중 70%는 장기수익률에서 S&P500 지수보다 낮은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부분은 상당히 시사적이다. 좋은 펀드라면 모름지기 S&P500 보다 장기 수익률이 높아야 하는데 현실은 그렇지 않은 것이다. 그럼 수익률 측면에서 S&P500을 이기는 펀드의 수익률은 어느 정도여야 할까.
물론 이런 기준은 없다. 우리가 가늠해 볼 수 있는 것은 미국에서 일류 펀드매니저들로 인정받는 이들의 장기 수익률을 살펴보는 것이다. 가치투자의 황제로 꼽혔던 존 네프, 장 이베르야르, 피터 린치 등이 공모 펀드를 운용했던 이들의 장기 연평균 수익률은 10~20%대이다. 피터 린치가 20%를 넘어섰고 대다수 일류 투자가들 대부분은 연 10~20%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레전드 반열에 오른 펀드매니저들이 운용했던 공모 펀드의 장기 수익률은 연 10%라고 생각하면 될 것이다. 10%의 수익률은 내 돈을 대략 7년에 한 번씩 두 배로 불려준다. 만일 자기 자신이 연평균 20% 이상의 수익률을 목표로 한다면, 인덱스나 펀드 투자 보다는 다른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 일차적으로 언급할 수 있는 것이 직접투자다. 직접 투자는 펀드보다 집중투자를 할 수밖에 없다.
높은 수익을 추구하지만, 그만큼 높은 변동성도 감수해야 한다. 상당한 경험과 학습도 필요하다. 우리가 알고 있는 대표적인 집중 투자자가 워런 버핏이다. 워런 버핏의 장기 평균 수익률이 20%대 초반이었다. 물론 천하의 버핏도 당연히 마이너스를 기록할 때가 여럿 있었다.
수익률 높이려면 능동적으로 포트폴리오 선택해야
또 다른 방법은 섹터나 지역을 능동적으로 포트폴리오에 편입하는 것이다. 최근의 경험으로 보면, 전기차 섹터를 포트폴리오에 편입한 이들과 그렇지 않을 이들의 성과는 크게 차이가 날 것이다. 지역도 생각보다 큰 영향을 미친다. 필자는 몇만 원 안팎의 소액으로 비슷한 컨셉의 펀드에 가입하곤 한다. 최근 재미있는 현상을 발견했다.
같은 아시아 지역에 투자하는 펀드들이었는데, 한 펀드는 투자 대상에 일본을 포함하고 있었지만 다른 하나는 일본을 제외한 아시아 지역에 투자하는 펀드였다. 같은 날 같은 금액을 투자했는데, 3개월 뒤 두 펀드의 수익률은 10%나 차이가 벌어져 있었다. 중국 증시가 일본 증시보다 더 많이 하락했기 때문이다. 섹터나 지역에 대한 포트폴리오를 능동적으로 교체하는 것은 쉬운 일은 아니다. 그럴 능력이 있거나 확신이 있으면, 섹터나 지역에 투자하는 방법으로 성과를 더 높일 수 있는 것은 가능한 일이다.
사실 많이 벌 수만 있으면 많이 버는 게 가장 좋은 일이다. 수익률은 높일 수 있으면 높일 수 있는 게 최선의 방법이다. 그래서 우리는 목표 수익률에 대한 자기감각(自己感覺)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연 8%의 수익률에 만족할 수 있으면 S&P500이나 나스닥 100과 같은 대표적인 인덱스를 사들이는 게 합리적이다. 장기적으로 연 8%의 수익률만으로도 상당한 복리 수익률을 얻을 수 있다. 펀드 투자자들은 연 10%를 목표로 삼는 게 합리적이라고 생각한다. 전설이 된 펀드매니저들의 장기 연평균 수익률은 15% 내외다. 그래서 펀드 투자를 하면서 너무 높은 수익률을 기대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참고로 필자의 경우에는 연 10%의 수익률이면 충분히 만족하는 편이다.
그 이상의 수익률을 얻기 위해서는 더 많은 리스크와 변동성을 감수해야 한다는 점을 받아들여야 한다. 20% 이상은 집중투자나 섹터 투자 등으로 달성할 수 있는 수치이기 때문에 더 많은 노력과 시간이 필요하다. 한두 해 운이 좋아 그런 수익률을 거둘 수 있을지는 모르지만, 장기적으로 이런 수익률을 거두는 것은 정말 어려운 일이다. 세상에 공짜가 없는 법이다.
※필자는 미래에셋투자의 연금센터 전무로, 경제 전문 칼럼니스트 겸 투자 콘텐트 전문가다. 서민들의 행복한 노후에 도움 되는 다양한 은퇴 콘텐트를 개발하고 강연·집필 활동을 하고 있다. [부자들의 개인 도서관] [돈 버는 사람 분명 따로 있다] 등의 저서가 있다.
이상건 경제칼럼리스트
ⓒ이코노미스트(https://economist.co.kr) '내일을 위한 경제뉴스 이코노미스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많이 본 뉴스
1‘검은 반도체’ 김 수출 역대 최고기록 달성…10억달러 수출 청신호
2이복현 "상법 개정보다 자본시장법 개정이 합리적"
3롯데, 해외 부실면세점 철수 검토…케미칼, 자산매각 추진
411월 기록적 폭설에 車사고 60% 급증…보험료 인상 조짐
5대한항공-아시아나 합병 4년만에 승인…통합 LCC도 출범
6이재명 “‘국장’ 떠나는 현실...PER 개선하면 ‘코스피 4000’ 무난”
7롯데바이오로직스 설립 2년 만 수장 교체…신임 대표는 아직
8상법 개정 되지 않는다면 “국장 탈출·내수 침체 악순환 반복될 것”
9열매컴퍼니, 미술품 최초 투자계약증권 합산발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