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망한 사업이” 노조 팩폭에 ‘노빠꾸’ 멈춘 정용진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이틀 만에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 활동을 재개하며 그동안의 ‘멸공’ 논란에 대해 사과했다. 전날 한국노총 전국이마트노동조합이 정 부회장의 멸공을 지적하며 성명서를 발표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멸공 논란 1주일 만에 사과…“전적으로 제 부족함”
지난 5일 이번에 논란이 된 ‘멸공’ 관련 게시물이 첫 게재된 이후 약 1주일 만에 이뤄진 사과다. 그간 정 부회장의 멸공 발언은 꼬리에 꼬리를 물고 퍼지며 신세계 관련 매장 불매운동, 정치적 이슈로까지 번졌지만, 그는 별다른 입장을 내놓지 않은 채 ‘노빠꾸 정신’과 ‘멸공’ 관련 자신의 주장을 지속적으로 피력해왔다.
지난 11일 신세계 관련 주가 동반하락하면서 시총 2000억원이 증발하고 신세계그룹 내에서 영업이익을 가장 많이 내는 스타벅스에 '불매운동’까지 이어지자 측근에게 “더는 멸공 관련 발언을 하지 않겠다”는 취지로 말한 뒤 SNS에 장문의 글을 남긴 게 전부다. 하지만 이 마저도 반나절 만에 뒤집혀 ‘불매’, ‘북한’ 관련 게시물이 업로드 되면서 또 다시 논란이 됐다.
업계에선 정 부회장의 고개를 숙이게 한 건 전날 노조의 성명 발표가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고 있다. 그동안 고객과 임직원의 중요성을 강조해 온 그가 그들의 가치를 훼손하고 있었다는 것에 대한 잘못을 뒤늦게 인지했다는 설명이다.
‘pk마켓·삐에로쇼핑·부츠’ 모두 철수…사업가 발자취는?
노조는 “정말 자유인이면서 핵인싸가 되고자하면 경영에서 완전히 손을 떼면 될 것이지만 본인 스스로 기업인이라 한다면, 이제 그 경계를 분명히 해야 한다”면서 “그간 사업가로서의 걸어온 발자취도 한번 돌아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pk마켓, 전문점, 삐에로쇼핑, 부츠, 레스케이프 등 모두 철수했거나 철수하고 있다”며 “본인은 실패를 두려워하지 말라고 하고 다니지만 임직원이 불안감을 느낄 정도는 아니어야 하며, 그 실패도 본인에게만 국한되는 것이면 안될 것”이라고 꼬집었다.
업계 관계자는 “노조의 오너리스크 우려로 정 부회장이 최근 신년사에서 강조한 ‘고객과 직원의 가치’와 지난 일주일간 보여온 자신의 멸공 행보가 엇갈리고 있다는 것을 뒤늦게 깨달은 것으로 보인다”며 “노조가 노빠꾸를 멈추게 하는 데 주요한 역할을 한 셈”이라고 말했다.
김설아 기자 kim.seolah@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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