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 전망 좋은데 주가 왜이래…박스권 갇힌 통신주
호실적 달성, 전망도 좋고 배당성향 높은데 주가 정중동
국내외 증시 변동서 커진 가운데 경기방어주 기능 상실
이동통신 3사의 영업이익 합계가 지난해 사상 처음으로 4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됐다. 3사 합산 기준으론 역대 최대치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해 영업이익으로 SK텔레콤은 1조4509억원, KT 1조5872억원, LG유플러스는 1조264억원을 벌어들였을 것으로 점쳐진다. 전년 대비 각각 7.5%, 34.0%, 15.8% 증가한 수치다. 이들의 영업이익 전망치를 합한 수치는 4조645억이다.
연말 성과급 등 각종 비용 부담이 큰 4분기 실적은 꺾일 수 있지만, 올해 들어 1~3분기 연속 합산 영업이익 1조원을 돌파한 데다 기본적인 수익성이 좋아졌다. 본업인 통신사업은 LTE 대비 비싼 요금을 내는 5G 가입자가 늘어나면서 ARPU(가입자당평균매출)가 증가했고, 여러 신사업도 비대면 서비스 확산으로 빠르게 안착한 결과다.
내년 실적 전망도 밝다. 아직도 LTE 가입자 수(4854만명‧2021년 11월 기준)가 5G 가입자 수(2018만명)보다 월등히 많다. 그만큼 이동통신 실적을 끌어올릴 기회가 많다는 얘기다. 올해 상반기엔 삼성전자의 프리미엄 스마트폰 ‘갤럭시S22’가, 하반기엔 애플의 ‘아이폰14’ 출격이 예정된 점도 호재다.
오미크론 확산에 따른 비대면 사회 분위기가 이어지고 있는 만큼 비통신 신사업의 성장 역시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 올해 들어 KT와 LG유플러스엔 각각 9건, SK텔레콤엔 8건의 매수 리포트가 쏟아졌던 이유다.
하지만 증권업계의 장밋빛 전망에도 정작 주가는 좁은 박스권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SK텔레콤은 올해 초 시초가 대비 26일 기준 주가가 2.25% 하락했다. 같은 기간 LG유플러스는 4.41%(1만3600원→1만3000원) 미끄러졌다. KT만 3만600원에서 3만1400원으로 소폭 올랐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긴축 우려로 국내외 증시 변동성이 크게 높아진 가운데 경기방어주의 기능도 상실했다. 양호한 실적 전망과 안정적인 배당수익률 등의 투자 매력이 부각되는 통신주는 안전한 투자처로 인식되는 경향이 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현 주가가 바닥권이라 꾸준히 성장하는 실적을 보여주면 점진적으로 오르긴 할 것”이라면서 “특히 미디어 콘텐트, 메타버스 같은 신사업 성장 스토리가 부각되면 박스권 탈출도 가능해 보인다“고 설명했다.
김다린 기자 kim.dar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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