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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에만 102조원 M&A, 요동치는 글로벌 게임업계

MS 블리자드 인수, 소니 ‘번지’ 36억 달러 인수로 화답
글로벌 게임업계 M&A, 1월에만 850억 달러에 달해

 
 
한 사용자가 마이크로소프트의 구독형 게임 서비스 '엑스박스 게임패스'에 접속해 게임을 즐기고 있다. [사진 마이크로소프트]
전 세계 게임업계 판도가 흔들리고 있다. 수십, 수백억 달러를 들여 게임 개발사를 인수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지난 1월 인수가액을 모두 합치면 850억 달러로, 한국 돈으론 102조5185억원에 이른다.
 
신호탄은 게임 ‘GTA’ ‘문명’ 시리즈로 잘 알려진 미국 게임사 ‘테이크투 인터랙티브’(이하 테이크투)가 쏴 올렸다. 1월 10일(현지시간) 모바일게임 개발사 ‘징가’를 127억 달러(15조3187억원)에 인수한다고 발표했다. 이때만 해도 게임업계 사상 최대 규모라는 평가가 나왔다.
 
사상 최대 타이틀은 일주일 만에 마이크로소프트(이하 MS)가 가져갔다. MS는 같은 달 18일 미국 게임사 액티비전블리자드를 687억 달러(82조9003억원)에 인수한다고 밝혔다. 인수를 마무리하면 MS는 ‘콜 오브 듀티’, ‘디아블로’, ‘스타크래프트’ 등 이 업체의 인기 게임을 대거 확보하게 된다.
 
MS의 행보에 소니인터랙티브엔터테인먼트(이하 소니)도 민감하게 반응했다. 두 업체가 콘솔 게임시장에서 경쟁관계에 있기 때문이다. ‘엑스박스,’ ‘플레이스테이션’ 같은 전용 게임기기를 써서 비디오게임을 즐기는 시장을 말한다. 자사 기기에 독점으로 공급하는 게임이 무엇이냐에 따라 매출이 갈린다.  
 
열흘 뒤인 31일 소니도 인수 소식을 알렸다. 미국 개발사 ‘번지’를 36억 달러(4조3409억원)에 인수한다고 발표했다. 번지는 게임 ‘헤일로’, ‘데스티니’ 시리즈를 만든 게임사로 유명하다. 특히 헤일로 시리즈는 콘솔 게임용 1인칭슈팅게임(FPS) 장르를 개척한 작품으로 평가받는다.  
 
다만 번지는 헤일로 시리즈의 개발·유통 권리를 2007년 MS에 넘겼다. 소니 측은 이 업체의 개발 역량에 주목했다. 요시다 겐이치로 소니 최고경영자는 “번지는 세계에서 가장 사랑받는 비디오게임을 개발한 곳”이라고 말했다.
 
세 업체가 투자한 금액만 합쳐도 102조원이다. 글로벌 게임업계로서도 월간은 물론, 연간 인수합병 규모가 100조원을 넘는 건 처음이다.
 
이들 업체가 막대한 돈을 쏟아붇는 이유 가운데 하나는 메타버스다. 사티아 나델라 MS 최고경영자는 지난달 18일 액티비전블리자드 인수를 발표하면서 “게임 메타버스는 강력한 콘텐트를 바탕으로 개개인이 머무르고, 커뮤니티가 만들어지는 곳”이라고 말했다. 매력적인 콘텐트가 선결조건이라는 이야기다.
 

클라우드도 메타버스도 콘텐트가 핵심

다만 당장 메타버스 플랫폼을 기대하긴 어려워 보인다. 수백, 수천만 명의 사람이 동시에 접속하고, 또 현실감을 느낄 만큼 가상세계를 만들기엔 기술력이 따라오지 못하기 때문이다. 이만한 가상세계를 만들자면 지금보다 컴퓨터 연산능력이 적어도 1000배 좋아져야 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들 업체가 당장 노리는 곳은 클라우드 게임시장이다. 전용(콘솔) 게임기에서만 돌아가던 게임을 개인 컴퓨터나 스마트폰에서도 즐길 수 있도록 한 서비스다. 게임을 다운로드하지 않고 클라우드 서버에 접속만 하면 된다. 대신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처럼 월정액 구독료를 내는 식이다. MS는 ‘엑스박스 게임패스’를, 소니는 ‘플레이스테이션 플러스’를 운영하고 있다.
 
이중 플레이스테이션 플러스를 구독하는 사용자가 당장은 4700만명으로 더 많지만, 엑스박스 게임패스 구독자 수도 빠르게 늘고 있다. MS 측에 따르면 최근 2500만명을 넘어선 것으로 알려졌다. 1년 전보다 700만명 많다. 사용자들이 신작 콘텐트에 따라 OTT 서비스를 옮기듯, 클라우드 게임시장에서도 마찬가지 현상이 빚어질 것이라고 업계 관계자들은 입을 모은다.
 
이 밖에 모바일게임 개발사에 대한 투자도 이어지고 있다. 2007년 첫 스마트폰인 아이폰이 나온 이후 전체 게임시장에서의 비중을 빠르게 늘렸기 때문이다. 2020년 850억 달러를 기록하며 전체 시장(1650억 달러)의 절반을 넘겼다. 테이크투에 앞서 2016년 중국 게임사 ‘텐센트’도 인기 모바일게임 ‘클래시 오브 클랜’을 만든 ‘슈퍼셀’을 102억 달러에 인수하기도 했다.

문상덕 기자 mun.sangde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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