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덕 차기 우리은행장은 누구?…‘전략통’으로 손 회장과 호흡
우리금융 자추위, 이원덕 지주 수석부사장을 우리은행장 단독 후보 추천
손 회장과 같은 한일은행 출신에다 이사회서 호흡 맞춰
지주 출범 및 계열사 확장에 중추 역할로 전문성 인정
신임 우리은행장에 ‘전략통’ 이원덕 우리금융그룹 수석부사장이 단독 후보로 내정됐다. 금융업계에선 이 내정자가 지주와 은행에서 오랜 기간 전략 부문에서 역할을 해온데다, 손태승 지주 회장과 같은 한일은행 출신인 점에 주목하며 유력한 차기 행장 후보로 평가해왔다.
지주 내 유일한 사내이사이기도 한 이 내정자가 이번에 차기 우리은행장 단독 후보가 되면서 향후 우리금융은 캐시카우 역할을 하는 최대 계열사 우리은행과 손발을 맞춰 증권사와 보험사 등 비은행 계열사 인수합병(M&A)에 속도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
은행 전략 전문성 키워 지주 사내이사까지 진출
자추위는 지난달 28일 이 내정자와 함께 박화재 우리은행 여신지원그룹 집행부행장, 전상욱 리스크관리그룹 부행장보를 최종 면접 대상자(숏리스트)로 확정한 바 있다. 당시 이 내정자는 전략통으로, 박 집행부행장은 영업통으로, 전 집행부행장보는 기획통으로 업계에서 평가됐다. 각 후보의 전문성이 차별화되어 있는 만큼 우리금융이 차기 행장에 어떤 후보를 선택하느냐에 따라 지주의 전략 색깔이 바뀔 것으로 예측됐다.
이에 자추위가 이 내정자를 행장 단독 후보로 추천하면서 업계에서는 우리금융이 향후 증권사와 보험사 등 굵직한 비은행 계열사 M&A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고 있다. 우리금융이 권광석 우리은행장의 연임이 아닌 교체를 선택한 데다, 지난 2년여 간 비은행 계열사를 인수할 때 이사회에서 활동한 이 내정자를 차기 행장에 적합한 인물로 평가했다는 분석이다.
이 내정자는 2019년 우리금융이 그룹 체제로 재출범하고, 이후 그룹의 숙원이었던 완전 민영화에 성공하는 과정에서 은행과 지주의 요직에서 중추적 역할을 해왔다.
그는 2013년 6월부터 우리은행에서 전략사업부장을 시작으로 ▶2016년 3월 미래전략부장(본부장) ▶2017년 2월 미래전략단 상무 ▶2017년 12월 경영기획그룹 상무 ▶2018년 11월 경영기획그룹 집행부행장 등을 거친 명실상부 전략통이다. 이후 2020년부터 지주 전략부문 부사장에 선임됐다.
손 회장과 같은 한일은행 출신으로 손발 맞춰와
이 내정자가 지주 사내이사로 활동하며 지주 영업 확장과 관련해 다룬 안건에는 ▶아주캐피탈 인수(2020년 9월) ▶우리금융저축은행 자회사 편입을 위한 주식매매계약 체결(2021년 3월) ▶우리금융-우리금융캐피탈 포괄적(소규모) 주식교환 승인 및 중간배당 실시(2021년 7월) 등이 있다.
특히 이 내정자는 손 회장과 같은 한일은행 출신이다. 결과적으로 한일과 상업은행 간 계파갈등 우려에서도 자유롭다는 평가를 안팎에서 받고 있다. 그만큼 조직 확대만 아니라 조직 안정에서도 리스크가 없다는 평가다. 권광석 행장은 상업은행 출신이다. 우리금융은 이팔성 회장-이종휘 행장 체제 이후 14년 만에 처음으로 한일은행 출신 회장-행장 체제를 보게 됐다.
우리금융 자추위도 이와 관련해 “그룹의 숙원이었던 완전민영화 이후 조직 쇄신을 통해 조직의 활력과 역동성을 제고할 것”이라며 “동시에 안정적인 조직운영을 바탕으로 은행의 미래 성과를 창출할 수 있는 역량을 가진 후보를 선정하기 위해 심도있는 논의를 거쳐 이번 결과를 발표했다”고 말했다.
한편, 이 내정자는 1962년생으로 공주사대부고, 서울대 농업경제학, 서울대 대학원 경제학과(석사)를 졸업했다. 1990년 한일은행에 입행했다. 오는 3월 주주총회를 통해 우리은행장에 선임될 예정이다.
이용우 기자 lee.yongwoo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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