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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산 개발 비전에 신통기획 선정까지 ‘청파2구역’ 비상할까

[우리 동네 신통기획 ③용산구]
용산구, 신통기획 공모구역 11곳 경쟁 치열
신통기획 1차 사업지로 청파동 1가 선정
서계동 등 탈락지역, 공공재개발도 고려해

 
 
청파동 일대. [중앙포토]
서울 용산구에서는 ‘청파 2구역(청파동 1가)’이 서울시 신속통합기획(신통기획) 1차 후보지로 선정됐다. 이촌동에는 대규모 아파트 단지가, 한남동 일부엔 고급 주택가가 형성돼 있는 용산구지만 여전히 슬럼화 지역이 꽤 된다.    
 
그 만큼 용산구에선 이번 신통기획 공모구역이 11곳에 이를 정도로 경쟁이 치열했다. 한남1구역, 원효로3가 1구역, 서계동, 청파동 1가가 서울시 심사에 오른 가운데 이 중 청파동 1가가 최종 선정됐다. 
 
이번에 선정된 청파동 1가는 약 8만3788㎡ 면적에 토지 등 소유자가 1500명이 넘는 큰 규모다. 용산에 이런 큰 규모의 주거 개발이 최근 없었기 때문에 기대감이 더욱 높아지고 있다. 
 
용산구는 강남구와 더불어 서울에서 고가 주택·빌딩이 모여 있는 곳 중 하나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에 따르면 지난 1월 용산구에서 총 6건의 거래계약이 발생한 가운데, 평균 실거래가는 25억8000만원을 기록했다. 이 중 아파트 매매가격이 가장 높은 곳은 이촌동의 '래미안첼리투스아파트‘로, 전용면적 124㎡형(41층)이 50억9998만원에 매매되면서 지역 아파트 중 최고 가격을 기록했다.  
 

연면적 노후도 폐지 ‘기회’…종상향 등 사업성 관건  

반면 같은 용산구이지만 청파동 1가는 기본적으로 빌라가 대다수인 지역으로 대규모 아파트 단지를 찾아볼 수 없다. 이곳은 2008년 오세훈 서울시장 시절 ‘뉴타운’ 추진이 기대됐지만 금융위기와 용산 개발 좌초로 무산됐다. 
 
이후 고(故) 박원순 서울시장 시절 ‘도시재생’으로 재개발 방향이 바뀌었다. 그 기대감으로 청파동 일대 신축 지분 쪼개기가 늘었는데 이로 인한 노후도 심화, 소유자 증가 등으로 재개발은 더 어려움을 겪었다. 2020년에도 공공재개발 신청을 했지만 연면적 노후도 요건에 막혀 탈락하기도 했다. 
  
하지만 지난해 오 시장이 다시 취임하면서 연면적 노후도를 폐지하면서 이번 신통기획 통과에 청신호가 켜지게 됐다. 청파 2구역 재개발 추진 준비위원회 관계자는 “전반적으로 동네는 낡았지만 신축 몇 개들이 연면적 노후도를 다 잡아먹으면서 예전 방식으로는 재개발을 할 수가 없었다”며 “그런데 지난해 연면적 노후도가 폐지되고, 동호수 노후제로 노후도 요건이 충족되는 구역을 정해서 재개발(신통기획)을 추진을 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그러면서 “(신통기획에 선정된) 가장 장점 중에 하나였던 부분은 정량적인 평가를 어느 정도 할 수 있게 잘 구역을 나눈 것도 있고 지역 내 갈등이 없었다”며 “자체적으로 나중에 조합까지 설립할 동의(75%)를 확보해야 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다만 가구수가 많다는 부분들을 고려했을 때 종상향이 어떻게 될지가 사실 가장 큰 관심사다”라며 “사업성이 좋아져야 나중에 조합원들의 분담금 부담이 여유 있어질 것 같다”고 덧붙였다.  
 
신통기획은 민간 주도 개발을 추진하고 공공이 계획과 절차를 지원하는 사업이다. 정비사업 초기 단계부터 공공이 주민이나 조합을 지원하면서 통상 5년 정도 소요됐던 정비구역 지정 절차가 2년으로 줄어드는 것이 특징이다. 또 도시계획 규제지역 특성에 따라 더 유연하게 기준을 적용한다.
 
신통기획 도입과 함께 재개발의 걸림돌로 여겨지던 ‘주거정비지수제’가 폐지된 점도 정비사업 속도 향상에 도움이 될 것이란 기대를 모으고 있다. 기존에는 주거정비지수 기준점수 70점 이상과 노후도 연면적 60% 이상을 충족하지 못하면 법적 구역 지정요건을 충족해도 사업 추진이 어려웠다. 
 

서울역·GTX 교통 호재에 용산공원 개발 프리미엄↑

기존 요건 제한 등으로 청파2구역은 재개발 가능성이 오히려 다른 인근 구역보다 낮았다는 후문이다. 하지만 구역 선정 발표 후 인근 부동산 가격도 들썩였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시스템에 따르면 청파동 1가 내 A빌라 전용면적 81.05㎡은 신통기획 후보지 발표 직후인 지난해 12월 30일 7억1000만원에 거래됐다. 2019년에만 해도 이 빌라의 81.68㎡은 3억8500만원에 거래됐었다. 인근의 또 다른 B빌라 48.66㎡은 발표되기 한 달 전인 11월 6억7000만원에 거래되기도 했다. 이 빌라의 같은 면적은 2018년 12월엔 2억5700만원에 거래됐었다. 
 
부동산 업계에서도 이 지역 개발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우선 주변에 청파초와 배문 중·고교와 붙어 있어 교육환경이 좋은 편이다. 서울역(1,4호선)과 효창고원역(6호선)이 주변에 있는데다 앞으로 개발될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A와 B 노선 모두 생길 수 있는 교통요지로 평가된다. 옛 미군기지 일대에 조성되는 용산공원(용산민족공원)도 용산의 가장 큰 개발 호재 중 하나로 꼽힌다. 
 
횡단보도를 사이로 왼쪽에는 도시재생구역으로 지정된 서계동과 청파동이, 오른쪽에는 재개발이 진행된 만리동이 있다. [중앙포토]
 

서계동, 공공재개발·신통기획 등 재도전 동시 노려  

다만 이번 용산구 신통기획 후보지 경쟁이 치열했던 만큼 탈락지역의 아쉬움도 크다. 용산구에서 대표적인 슬럼화 지역으로 꼽히는 서계동도 그러하다. 
 
서계동은 이번에 선정된 청파동 지역과 함께 2008년 뉴타운 추진이 기대됐다가 개발이 무산됐고, 이후 도시재생지역으로 지정돼 재개발 추진이 더욱 어려워졌었다. 서계동 일부 주민들은 재래식 화장실을 쓰거나 전기도 제대로 들어오지 않는 곳에 살고 있고, 수리가 제대로 안된 폐가들도 눈에 띈다. 
 
서계동은 서울역을 기준으로는 동편으로는 서울스퀘어·KDB생명타워 등 고층 빌딩에, 서편으로는 서울역센트럴자이·한라비발디센트럴 등 매매가 16억원을 웃도는 아파트 단지 사이에 위치해 노후된 단지가 더욱 대조를 이룬다.  
 
그 만큼 주민들의 재개발에 대한 열망도 크다. 당장 이달 28일 마감 예정인 공공재개발 2차 공모접수를 위해 재개발추진위회를 중심으로 동의서 징구에 힘쓰고 있다. 오랜 시간 재개발이 진행되지 못한 탓에 탈락을 대비해 추후 신통기획 신청도 함께 준비 중이다. 다만 서계동 주민 내에서도 신통기획과 공공재개발 추진에 대한 선호도는 차이를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계동 재개발 사무실 관계자는 “도시재생지역에 묶이면서 오랫동안 개발이 진행되지 못했다”며 “(신통기획이든 공공재개발이든) 어떤 개발이 됐든 좀 빨리 갔으면 좋겠다는 주민들 성향이 크다”며 “신통기획(2차)은 아직 공모일이 나오지 않았지만 공공재개발 2차 공모접수와 병행해서 동의서 징구 중에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끝까지 받아 봐야 아는 일이지만 우편 들어오는 것으로 봐서는 신통기획 선호도가 더 높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반면 윤나미 서계동 재개발 추진위원장은 “서계동은 거의 다 1,2종에다 구릉지라서 개발하면 용적률이 정말 어렵게 나온다”며 “(신통기획 보다는) 공공 재개발 내용 안에 용적률을 높여서 사업성을 높여주는 부분이 더 유리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서계동 등 용산구 신통기획 탈락 지역이 토지거래 허가제랑 건축행위 제한까지 2년 묶이면서 타 지역보다는 공무환경이 좋다”며 “(신통이든 공공재개발이든) 빨리 개발이 돼야겠지만 공공재개발을 마지막 기회로 알고 열심히 동의서 받고 접수하려고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승훈 기자 lee.seungh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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