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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우크라이나 첫 회담, 성과 없이 2차 회담 안건만 확인

양국 대표단 벨라루스 고멜에서 5시간 논의
향후 2차 회담에서 논의할 의제 결정에 합의
우크라이나 대표단 캐주얼 옷 입고 참석 눈길

 
 
러시아 대표단(왼쪽)과 우크라이나 대표단이 2월 28일(현지 시간) 벨라루스 고멜에서 회담하는 모습. [리아노보스티=연합뉴스]
 
AP·타스 등 외신에 따르면 러시아 대표단과 우크라이나 대표단이 2월 28일(현지 시간) 우크라이나 북부 국경 지역인 벨라루스 고멜에서 5시간여 동안 회담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24일(현지 시간) 침공한지 닷새만이다.  
 
벨라루스는 지난달 10일부터 러시아와 대규모 합동군사훈련을 진행해왔으며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는데 교두보 역할을 한 국가다. 이번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첫 회담은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이 중재한 자리로 알려졌다.  
 
이날 1차 회담엔 러시아 대표단으로 블라디미르 메딘스키 대통령 보좌관, 레오니트 슬루츠키 국가두마(러시아 연방의회 하원) 국제위원회 위원장, 알렉산드르 포민 국방차관, 안드레이 루덴코 외무차관, 등이 참석했다. 우크라이나 대표단으론 미하일로 포돌랴크 우크라이나 대통령 보좌관, 올렉시 레즈니코프 국방부장관, 드미트로 쿨레바 우크라이나 외무장관, 미콜라 토치츠키 외무차관, 다비드 하라하미야 여당(국민의종) 대표 등이다. 
 
블라디미르 메딘스키 러시아 대표단 단장(러시아 대통령 보좌관)이 2월 28일(현지 시간) 벨라루스 고멜에서 가진 우크라이나 대표단과의 첫 회담 결과에 대해 이날 언론 브리핑에서 발표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러시아 대표단 “양측 합의 기대되는 접점 찾았다”

양국은 첫 회담 내용을 비공개로 처리했다. 다만 이번 회담에선 결론을 내진 못하고 서로 합의를 고민할 몇 가지 의제를 확인했다. 이에 대해 대표단은 국가 지도부와 의논한 뒤 2차 회담에서 재논의하기로 협의했다.  
 
이번 첫 회담은 전쟁이 극한으로 치닫는 상황까지 확산되지 않도록 양국이 잠시 숨을 돌리는 시간이 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정전이나 휴전에 대해 합의를 한 것이 아니므로 전선에선 산발적인 전투가 계속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러시아 대표단 단장인 블라디미르 메딘스키는 회담 뒤 언론 브리핑에서 “5시간 동안 회담을 했으며 모든 의제를 자세하게 논의한 결과, 서로 합의를 기대할만한 몇 가지 접점들을 찾았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가장 중요한 사실은 양국이 앞으로도 협상을 지속하기로 합의한 것”이라며 “며칠 안으로 폴란드와 벨라루스 국경에서 2차 회담을 여는데 상호 합의했다”고 설명했다.  
 
레오니트 슬추츠키는 러시아 국영 방송사 로시야 24(Россия 24) TV와의 인터뷰에서 “다른 많은 사안들과 함께 정전과 비무장을 집중 논의했다”고 전했다.
 
미하일로 포돌랴크 우크라이나 대표단 단장(우크라이나 대통령 보좌관)이 2월 28일(현지 시간) 벨라루스 고멜에서 가진 러시아 대표단과의 첫 회담 결과에 대해 이날 언론 브리핑에서 설명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우크라이나 대표단 “크림·돈바스 러시아 철군 요구”

우크라이나 대표단을 이끈 미하일로 포돌랴크는 회담 후 언론 브리핑에서 “양국 대표단의 첫 협상은 정전과 적대행위 종식에 대한 논의를 최우선 목표로 하는 자리였다”고 밝혔다. 그는 “양측은 의제를 몇 가지 정했고 각자의 본국으로 돌아가 협의를 할 것”이라며 “조만간 2차 회담을 여는 방안을 논의했으며, 이 대 구체적인 진전이 이뤄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우크라이나 대통령실장 고문인 올렉시 아레스토비치는 “우크라이나 대표단이 러시아 측에 ‘크림반도와 돈바스를 포함한 우크라이나 모든 지역에서 러시아군이 철수할 것’을 요구했다”고 전했다.  
 
크림반도는 흑해 북부 연안으로 러시아가 2014년 우크라이나에게서 무력으로 병합한 지역이다. 돈바스는 우크라이나 동부에 있는 도네츠크와 루간스크를 통칭하는 곳으로 우크라이나 내 친러 반군(분리주의자)이 점유하고 있는 지역이다. 이들이 세운 도네츠크인민공화국(DPR)과 루간스크인민공화국(LPR)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월 21일 독립국가로 승인함으로써 우크라이나 영토 안으로 러시아 군부대를 진입시키는 전쟁 명분으로 삼았다.  
 
한편, 이날 첫 회담에 드러난 양국 대표단의 모습이 눈길을 끌었다. 러시아 대표단은 전원 검정에 가까운 짙은 색의 양복 정장을 입었다. 하지만 우크라이나 대표단은 반팔의 티셔츠 같은 상의, 캡이 달린 모자, 점퍼 등 캐주얼 복장이었다. 이를 두고 우크라이나 대표단이 침략국인 러시아에겐 예의를 차릴 필요가 없으며 항복할 의사도 없음을 내비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박정식 기자 park.jeongsi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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