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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정부가 물려받을 ‘1800조원 빚더미’…DSR 수정 어렵다

인수위도 상환능력 보는 DSR 풀기 버겁단 판단
지난 5년간 가계부채 폭증이 금융정책 한계 만들어
금리 상승에 차주 이자부담 갈수록 증가

 
 
서울 시내 은행 모습. [연합뉴스]
새 정부도 대출 규제 완화는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5년간 급증한 한국의 가계부채 규모와 증가율 영향에 규제를 풀면 자칫 금융안정을 해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인플레이션으로 인한 기준금리 인상도 불가피해 새 정부의 금융완화 정책에 한계가 분명할 것이란 분석이다.  
 

인수위 및 금융당국도 대출 규제 DSR 건들지 못해

6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대통령직인수위원회(인수위)는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은 남겨두고 주택담보대출비율(LTV)부터 완화한다는 방침을 전했다. 금융감독원도 올해 은행의 자율적인 가계대출 관리체계 마련을 유도한다고 시사했지만, 역시 상환능력 위주의 대출 심사는 유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DSR 규제가 차주의 상환능력에 따라 대출을 내주는 방식이기 때문에 담보를 바탕으로 한 LTV를 완화한다고 해도 차주들이 느끼는 대출 규제는 여전할 수밖에 없다. 올해부터 적용되기 시작한 차주별 DSR 40% 적용은 대출이 2억원이 넘을 경우 작동한다. 오는 7월부터는 1억원 초과분부터 적용된다.  
 
지난해 12월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강민국 의원이 금융위원회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DSR 규제에 포함되는 대출자는 267만명, 7월부터는 이보다 2배 불어난 593만명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NICE평가정보가 지난해 9월 말 기준으로 금융위에 제출한 가계대출 차주 수는 총 1990만명이다. 고객 중 30%가 7월부터는 소득이 증가하지 않는 한 추가 대출을 받기 어렵게 된 것이다.
 

대출 금리 1.5%p 오르면…소득의 18.6% 이자로 부담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은 후보 시절부터 대출 규제를 해소하겠다며 LTV를 지역에 상관없이 70%까지 높이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인수위가 최근 DSR 완화는 차후 검토하겠다고 밝히며 LTV 완화도 큰 효과를 보기 어려워졌다. 인수위는 1862조원에 달하는 가계부채 규모가 너무 큰 데다, 대출 증가율이 주요 국가들에 비해 가팔라 규제 완화를 부담스러워하는 상황이다.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도 지난 3일 서울 통의동 인수위 기자회견장에서 “국내총생산(GDP)의 100% 이상을 넘는 가계부채가 일시에 우리 금융시스템에 큰 영향을 주지 않도록 대비해야 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아울러 한 후보자는 “DSR 등은 기본적으로 자기 소득 능력을 벗어나는 대출을 자제시키자는 것”이라며 “능력이 없는 사람이 대출을 너무 많이 얻으면 금융시스템이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최근 대출 금리도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어 차주의 이자부담을 우려하고 있다. 이자 부담이 증가하고 있는 상황에서 새 정부가 DSR을 풀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박춘성 한국금융연구원 위원은 ‘금리인상에 따른 차주의 DSR 변화 분포와 시서점’ 보고서에서 “금리가 1%포인트 상승하면 전체 차주의 9.8%가 소득의 5% 이상을 이자로 부담해야 한다”며 “금리가 1.5%포인트로 상승하면 소득의 18.6%를 이자로 부담해야 한다”고 밝혔다.  
 
특히 자영업자 차주의 경우엔 대출 금리가 1.5%포인트 높아지면 전체 소득의 24.5%를 이자로 써야하는 상황이다. 한은에 따르면 2월 중 가계대출의 변동금리 비중은 전체의 78.0%를 기록하며 전달보다 1.7%포인트 높아졌다.
 
서영수 키움증권 이사는 “한국은 은행 대출을 이용해 돈을 푼 결과 가계부채 위험이 전세계 주요 선진국 중 가장 높은 국가로 지목될 수 밖에 없다”며 “이런 가운데 대출 규제를 풀어 주택시장을 부양하기에는 정책적 한계가 적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용우 기자 lee.yongwoo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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