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조선, 막 1분기 지났는데 연간 목표 절반 달성…흑자 전환 가능성?
LNG운반선 앞세워 대규모 수주 낭보 잇따라
수주 목표 절반 채워…실적 개선 가능성은 미지수
철강업계와의 후판 가격 협상 지지부진에 울상
‘K-조선’의 기세가 매섭다. 조선 3사 가운데 2곳이 올 2분기가 채 지나가기도 전에 연간 수주 목표의 절반가량을 달성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마냥 웃을 수만은 없는 상황이다. 원가의 20% 수준인 후판 가격을 놓고 철강업계와의 줄다리기가 계속되면서 올해 역시 적자에서 벗어나기는 힘들 것이라는 예상이 흘러나오고 있다.
조선 3사 지난해 수주 실적 훌쩍 웃돌 듯
대우조선해양이 올 초부터 현재까지 LNG운반선 12척, 컨테이너선 6척, 해양플랜트 1기, 창정비 1척을 수주했다. 금액으로 따지면 46억1000만 달러(약 5조7000억원)다. 이는 올해 연간 목표인 89억 달러의 51.8% 수준이다.
전망도 밝다. 대우조선해양 측은 전 세계적인 탈탄소화 기조에 따라 LNG운반선의 발주가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어 지난해의 15척 수주 기록을 뛰어넘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현대중공업그룹의 조선부문 중간지주사 한국조선해양도 연간 목표의 절반 달성에 성큼 다가섰다. 한국조선해양은 최근 라이베리아 소재 선사와 컨테이너선 6척, 중동 소재 선사와 자동차운반선(PCTC) 2척에 대한 건조 계약을 체결했다. 수주 금액은 1조2836억원이다.
이번에 수주한 선박에는 액화천연가스(LNG) 이중연료 추진 엔진이 탑재돼 강화되는 국제해사기구(IMO)의 환경규제에도 대응할 수 있다고 한국조선해양은 설명했다.
이번 계약으로 한국조선해양은 올해 들어 총 80척, 약 82억3000만 달러(약 10조1700억원)를 수주해 연간 목표(174억4000만 달러)의 47%를 달성했다.
삼성중공업은 최근 아시아 지역 선주로부터 최근 8036억원 규모의 대형 컨테이너선 5척을 수주하는 등 지금까지 LNG운반선 4척, 컨테이너선 9척 등 총 13척, 20억 달러(약 2조4700억원) 규모를 수주했다.
대규모 수주, 2년 뒤에나 실적 반영…후판 협상에 촉각
조선업계는 최근 수년간 수주 절벽에 코로나19까지 겹치면서 적자 행진을 이어오는 상황이다. 이에 올 1분기 실적도 적자를 예상되는 상황이다. 증권업계에서는 1분기 한국조선해양이 영업손실 140억원을 내며 적자 전환할 것으로 전망했다. 삼성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도 각각 영업손실 633억원과 415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조선용 후판 가격 협상도 조선사가 속앓이하는 이유 중 하나다. 철강사들과 후판 가격 협상을 상·하반기로 나눠 1년에 두 번 진행하는 조선사들은 4월 중순이 다 돼가는 상황에서도 상반기 협상을 마무리짓지 못하고 있다.
철강업계는 원자재인 철광석 가격 상승을 근거로 후판 가격 상승을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조선업계는 지난해 상·하반기 연속 가격을 높인 상황에서 추가적인 인상은 곤란하다는 주장이다. 더구나 수년째 적자를 지속하고 있는 상황에서 더 이상의 가격 인상은 부담스럽다는 입장이다. 조선용 후판이 원가의 20% 수준을 차지하고 있다.
조선업계의 주장에도 후판 가격은 인상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자동차 강판 가격이 인상되는 쪽으로 가닥이 잡혔기 때문이다. 후판 가격이 인상된다면 실적 개선은 물론 흑자 전환은 사실상 어려워질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대규모 수주 소식이 잇따라 들려오는 것은 무척 고무적인 일”이라면서도 “당장 실적으로 연결되는 상황도 아니고 후판 가격마저 인상된다면 부담은 더욱 가중될 것”이라고 밝혔다.
허인회 기자 heo.inho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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