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 취임식 옷 어디꺼”…한복부터 정장, 역대 영부인 패션은
김건희 여사, 취임식서 ‘올 화이트’ 패션 선보여 화제
역대 영부인들 대체로 한복차림, 화이트 색상 선호
‘옷값 논란’ 피하고자 검소한 옷차림 선보이는 전략
윤석열 대통령이 10일 취임한 가운데 첫 공식 행보에 나선 김 여사의 패션이 연일 화제를 모으고 있다. 영부인의 옷차림은 개인의 취향을 넘어 국가의 문화수준, 사회적 메시지까지 담고 있어 늘 세간의 관심을 받는다.
김 여사는 취임식 당일 오전 국립서울현충원 참배에서 중요 행사 때마다 자주 착용했던 블랙 재킷을 재활용해 ‘올 블랙’으로 맞췄고, 취임식에서는 의상부터 구두까지 ‘올 화이트’ 차림으로 등장해 눈길을 끌었다. 이날 저녁 서울신라호텔에서 열린 만찬에서는 ‘화이트 실크’ 원피스를 입었다.
그렇다면 과거 영부인들의 의상은 어땠을까. 외국의 퍼스트 레이디들은 자신의 개성이 드러나는 옷도 즐겨 입지만 우리나라의 역대 영부인들은 대체로 ‘절제미’를 강조한 패션을 연출해왔다.
역대 영부인, 취임식때는 한복차림…김정숙·김건희 여사는 정장 원피스
보수적이고 절제된 모습을 보이기 위해 특히 취임식 때마다 우리나라 영부인들은 늘 한복을 맞춰 입었었다. 하지만 지난 2017년 문재인 전 대통령의 부인 김정숙 여사는 취임식에서 처음으로 한복 대신 치마 정장을 입으며 취임식 패션에도 변화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역대 우리나라 영부인들의 패션 스타일을 보면 취임식뿐 아니라 일상에서도 한복을 즐겨 입는 경우가 많았다. 대표적으로 박정희 전 대통령의 부인 육영수 여사와 노태우 전 대통령의 부인 김옥숙 여사, 김영삼 전 대통령의 부인 손명순 여사는 한복차림을 즐겨 입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의 부인 이희호 여사는 양장을 선호했다. 평소 실용적인 스타일을 추구해 긴 길이의 치마 정장을 즐겨 입었고, 한복을 입어야 할 때는 개량 한복을 주로 입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전두환 전 대통령의 부인 이순자 여사와 노무현 전 대통령의 부인 권양숙 여사는 한복과 양장을 두루 소화했다.
존재감 드러내는 ‘흰색’ 선호…‘청렴·시작’ 의미도
역대 영부인들이 가장 즐겨 입었던 옷 색깔은 ‘흰색’이었다. 김정숙 여사는 취임식과 퇴임식에서 모두 흰색 원피스를 착용했고, 김건희 여사도 취임식에서 흰색 원피스에 허리띠 역시 흰색으로 맞춰 올화이트 패션을 연출했다. 이밖에도 많은 영부인들이 흰색 또는 파스텔톤의 연한 색 옷차림으로 취임식에 등장했다.
패션업계에 따르면 흰색은 ‘청렴’과 ‘시작’을 의미하는 색상으로 전 세계적으로 영부인과 여성 정치인들이 즐겨 찾는 색으로 알려져 있다. 정치계에서는 상대적으로 남성의 비율이 높아 어두운 색의 남성 정장이 지배적이라 흰색 의상을 통해 존재감을 드러낼 수 있기 때문이란 분석도 있다.
미국의 트럼프 전 대통령 취임식에서 멜라니아 트럼프 여사도 흰색 드레스를 입었고, 힐러리 클린턴 전 미국 국무장관도 지난 2016년 미국 역사상 첫 여성 대통령에 도전하면서 흰 옷을 입었다. 미국의 첫 여성 부통령인 카밀라 해리스도 지난해 미국 대선 승리 후 대국민 연설에서 흰색 정장을 입고 등장했다.
영부인 옷값 논란도 화젯거리…사비로 구매, 중저가 착용 전략
영부인의 패션에는 의상 비용 논란이 뒤따르기도 했다. 최근 문 전 대통령의 부인인 김정숙 여사의 옷을 두고 5년 동안 착용한 의상이 최소 178벌로 김 여사의 의상 비용이 국민의 세금으로 이루어진 ‘특수활동비’에서 지출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나왔다. 이에 한국납세자연맹은 특수활동비 내역과 대통령 및 김정숙 여사 의전비용 등을 공개하라며 대통령비서실을 상대로 ‘정보공개 청구 소송’을 제기하기도 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도 임기 말 ‘133벌 맞춤복’ 논란이 있었다. 2012년 대선 당시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 측 진성준 대변인은 “2004년 3월~2006년 12월 박근혜 후보 사진을 조사한 결과 디자이너가 맞춘 133벌의 여성 정장을 입었다”며 “계산해보면 총 옷 값이 1억9950만원~3억9900만원”이라고 주장했다.
다른 대통령제 국가에서도 늘 옷값 스캔들이 있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부인 멜라니아 트럼프는 공식 석상에서 한 벌에 수천만원에 이르는 옷을 자주 입고 등장해 논란이 일었다. 프랑스 니콜라 사르코지 전 대통령의 부인인 카를라 부르니는 지난 2008년 영국 왕실을 방문했을 때 디올 자켓과 드레스를 입고 등장해 의상 마련 경로에 대한 궁금증이 제기됐었다.
이에 김건희 여사는 공식 석상에서 단정하면서도 검소한 의상을 고수해 영부인 옷 값 호화 논란을 피하기 위한 전략을 취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김 여사가 취임식에 착용한 의상과 구두는 모두 소상공인에게서 사비로 구입한 것으로, 중저가 맞춤옷을 전문으로 하는 국내 디자이너에게 별도로 의뢰해 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김 여사가 충북 단양 구인사를 방문했을 때 착용한 치마는 온라인 쇼핑몰에서 5만4000원에 판매되는 제품으로 알려졌고, 함께 착용한 에코백은 3만4300원, 사저 앞에서 신었던 슬리퍼는 3만4000원에 판매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김 여사가 착용한 제품들은 큰 인기를 끌어 품절 사태를 일으키기도 했다.
김 여사 측은 취임식날 드레스코드에 대해 “흰색은 어떤 색과도 조화가 되면서 드러내지 않는 절제의 의미를 갖고 있다”면서 “처음으로 대통령과 함께 국민께 겸손히 인사드리는 자리여서 선택한 의상”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현충원 참배와 취임식 때 입은 의상 모두 소상공인 자영업자에게 저렴한 가격에 구매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패션업계 관계자는 김 여사의 패션에 대해 “역대 영부인들과 비교해 김 여사가 젊기도 하지만 패션 감각도 남다른 것 같다”면서 “사업가 출신 답게 커리어우먼과 같은 이미지를 심어주면서도 여성미를 부각시킨 절제미가 돋보였다”고 평가했다.
김채영 기자 kim.chaeyoung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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