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모가 2만원 낮춘 보로노이, ‘IPO 재수’ 성공할까
상장주식수 줄이고 보호예수는 늘려…오는 8일 수요예측
시총 5000억원 인정받아야 ‘유니콘 특례’ 상장 가능
핵심사업 카이네이즈 경쟁력·바이오 투심 악화 변수될 듯
유니콘 특례 상장 1호 상장에 재도전하고 있는 약물 설계기업 보로노이가 오는 8일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을 진행한다. 앞서 수요예측 흥행 부진에 상장을 철회한 보로노이는 공모가는 낮추고 상장주식 수를 줄이는 한편 보호예수 물량을 높여 기관 사로잡기에 공을 들이고 있다. 하지만 바이오 섹터투심이악화한 상황에서 근본적인 흥행 요소가 충분하지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보로노이는 오는 8~9일 양일간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을 진행한다. 수요예측에서 공모가를 확정한 뒤 14~15일 일반투자자 대상 공모 청약을 받는다. 주관사는 한국투자증권과 미래에셋증권이 공동으로 맡았다.
앞서 보로노이는 지난 3월 코스닥 상장을 추진하며 기관 수요예측에 나섰으나 흥행에 실패하면서 상장을 철회했다. 이후 지난달 16일 금융위원회에 증권신고서를 다시 제출하고 공모 절차를 밟았다. 공모가는 낮추고, 상장주식 수는 줄이고, 보호예수 비율은 높이는 등 전면적인 수정이 이뤄졌다.
보로노이는 수요예측 흥행을 위해 공모가를 기존 5만~6만5000원에서 4만~4만6000원으로 하향 조정했다. 주당 평가액에 대한 할인율을 높인 결과다. 공모 주식 수는 기존 200만주에서 130만주로 70만주 감축했다.
공모가를 낮추면서 목표 시가총액은 5056~5814억원으로 줄어들었다. 이는 보로노이가 상장 전 투자유치(프리IPO)에서 인정받은 기업가치 1조2000억원의 절반 수준이다. 눈높이를 크게 낮춰 흥행에 성공하겠다는 의지가 엿보이는 대목이다.
‘유니콘 특례(시장평가 우수기업)’ 상장을 추진 중인 보로노이는 수요예측에서 3만7500원 이상의 공모가를 인정받아야 한다. 유니콘 특례란 5000억원 이상 시가총액이 예상되는 기업이 전문 평가기관 한 곳에서 ‘A’ 등급을 받으면 코스닥 상장 예비심사를 청구할 수 있게 한 제도다. 보로노이가 이 제도로 상장 심사를 청구한 만큼 시총 5000억원 조건을 맞춰야 한다.
아울러 기존 주주들이 보유한 주식에 대한 보호예수도 74.4%로 강화됐다. 보호예수란 상장 후 일정 기간 주식을 팔지 않기로 약속하는 것을 의미한다. 증권신고서 상 상장 후 1개월 내 유통주식 물량은 15.3%로 사실상 ‘품절주’ 수준으로 낮아졌다. 상장 직후 유통물량이 적은 만큼 단기 주가 상승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다만 보로노이가 제시한 근본적인 사업 비전엔 변함이 없다는 점에서 수요예측 흥행을 담보하긴 어렵다는 전망도 나온다. 보로노이의 핵심 기술은 인산화효소(카이네이즈)에 결합해 치료하는 표적치료제 개발인데, 카이네이즈 치료제 시장이 이미 포화상태라는 점이 한계로 지적된 바 있다. 김현태 보로노이 대표가 바이오 관련 전공자가 아닌 증권사 출신이라는 점도 지난 수요예측 흥행 부진의 배경으로 꼽힌다. 최근 증시 하락장이 길어지고 있고, 바이오 섹터 투자심리가 좋지 않다는 것도 흥행 위협 요인이다.
한편 보로노이는 정밀 표적치료제 설계와 개발 전문 바이오 기업이다. 조달된 공모자금으로 회사는 2022~2024년 중심으로 투자하고, 이후의 소요 자금을 기술이전 등을 통해 확보할 계획이다.
허지은 기자 hur.jie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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