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세장서 선방한 로보어드바이저 투자수익률…“인기 여전하네”
국내 로보어드바이저 서비스 계약자 43만명으로 상승세
간편 투자일임, 자문서비스, 안정 수익률로 가입자 여전히↑
전세계 증시가 휘청이며 투자수익률이 좀처럼 상승세를 타지 못하는 가운데, 로봇이 자산을 관리해주는 로보어드바이저 투자서비스 인기가 시들지 않는 분위기다. 시장 지표 대비 로보어드바이저 투자 수익률이 나름의 성과를 보이며 장기 투자를 노리는 개인 투자자들의 선택을 받는 것으로 풀이된다.
로보어드바이저 투자자 상승 추세…하락장서도 통하네
지난해 하반기부터 불안정한 모습을 보이던 증시는 올해 들어서도 우크라이나 전쟁과 미국 테이퍼링 이슈 등이 더해지며 침체된 분위기다.
결국 지난 2년간 7~20%대 안정적인 수익률을 내던 로보어드바이저 투자수익률도 하락세로 돌아섰지만 서비스 이용자 수는 꾸준히 늘어난 셈이다. 지난해 말(42만2712명) 대비해서도 이용자 수는 약 1만명 상승했다.
로보어드바이저 시장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비대면 투자 수요가 늘며 급속도로 커지기 시작했다. 특히 안정적인 수익률을 담보한 투자 포트폴리오를 제공하다보니 증권사, 은행, 보험사 등도 퇴직연금이나 변액보험 등의 상품에 로보어드바이저를 적극 활용하는 추세다.
2020년 1월 로보어드바이저 서비스 계약자 수와 운용금액은 약 14만명, 1조원 수준이었지만 지난달에는 43만명, 1조8400억원대로 증가했다.
특히 로봇이 알아서 자산을 굴려주거나 자문서비스를 해주는 투자일임과 투자자문 계약자 수는 2020년 1월 1만6000여명, 47억원 수준에서 지난달 21만명, 2400억원대로 성장했다.
이는 핀트나 파운트 등 로보어드바이저 간편투자앱들이 등장해 안정적 수익률을 내며 시장 성장을 주도한 영향이 컸다.
디셈버앤컴퍼니자산운용의 비대면 투자일임 B2C서비스 핀트는 올 1~6월 해외 적극투자형에서 -1.87%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스탠다드앤푸어스(S&P)500과 나스닥 지수가 각각 11.82%, 22.11% 떨어지고, 코스피와 코스피200이 각각 13.92%, 14.26% 하락하는 등 저조한 수익률을 냈다는 점을 감안하면 선방한 셈이다. 하락장 속에서도 자산운용 측면에서 높은 점수를 줄 만하다.
가입자도 꾸준히 상승세를 보인다. 2019년 12월 2만9000명 수준이던 핀트의 회원수는 지난 3월 말 기준 72만명으로 늘었다. 계좌개설 수와 운용액수(AUM)도 각각 20만좌, 1130억원을 돌파했다.
특히 증시 침체기였던 지난해 4분기와 올 1분기에도 전분기 대비 계좌개설 수가 3만좌씩 증가했다. 이 기간 운용액수도 각각 200억원, 130억원이 늘었다. 장세가 부진해도 입소문을 통해 로보어드바이저 간편투자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핀트 관계자는 “증시 침체로 투자에 대한 관심이 전년 대비 낮아지는 것은 당연한 현상”이라며 “신규 고객 증가 추이는 소폭 감소했지만 투자일임금액 자체는 큰 감소 없이 유지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파운트 역시 부진한 장세 속에서도 지난해 말 운용자산 1조3000억원을 돌파했다. 투자자문과 투자일임 계약과 고객수 모두 10만을 넘어서며 성장세를 이어가는 중이다.
코스콤 로보어드바이저 테스트베드에서 300%가 넘는 수익률을 내며 주목받은 로보어드바이저 핀테크 기업 콴텍투자일임은 지난 4월 비대면앱 서비스 ‘콴텍’을 출시하며 B2C시장에 본격 진출한 상태다.
콴텍은 지난해 하락장에서도 18%대 수익률을 올려 업계의 이목을 끌기도 했다. 지난해 2월부터 11월 사이 코스피200 지수가 -7.1%를 기록했을 당시, '콴텍 Q-Shield 국내 EMP 1호'는 18.2%의 수익률을 올렸다.
투자업계 관계자는 “요즘 같은 장세에서는 투자 고수도 고수익률을 내기 쉽지 않다”며 “알아서 자산을 굴려주면서 수익률도 안정적인 로보어드바이저 투자에 투자자 관심이 쏠리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김정훈 기자 kim.junghoon2@joongang.co.kr
ⓒ이코노미스트(https://economist.co.kr) '내일을 위한 경제뉴스 이코노미스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