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앞으로도 물가가 더 상승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해외 공급망 차질이 장기화되며 국내 여타 품목의 가격 상승을 부추기고 있다는 진단이다. 이 총재는 “물가 상승 추세가 바뀔 때까지는 물가 중심으로 통화정책을 운용하겠다”고 밝혀 7월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시사했다.  
 
21일 이 총재는 ‘물가안정목표 운영상황 점검’ 간담회에서 이같이 말하며 “연초 3%대 중반을 기록하던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3월 중 4%를 웃돈 데 이어 불과 두 달 만에 5%를 상당폭 상회했다”며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나타내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 총재는 이런 물가 오름세에 대해 해외 공급망 차질 충격 영향이 크다고 밝혔다. 그는 “무엇보다 우크라이나 사태가 장기화되는 가운데 국제유가가 크게 상승했다”며 “곡물 등 국제 식량 가격도 전쟁 여파, 주요 생산국의 수출 제한, 이상 기후에 따른 작황 부진 등으로 높은 수준을 이어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총재는 공급 측 요인의 영향과 함께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로 인한 수요 측면의 물가상승 압력이 한층 커진 점도 최근의 물가 상승의 영향이라고 밝혔다.  
 
또 그는 “유럽연합의 러시아산 석유 수입 제한 등으로 수급차질 우려가 커짐에 따라 국제유가가 지난 금통위 직전 109달러 수준에서 6월 들어 평균 120달러 내외로 크게 상승했다”며 “이에 따라 향후 국내 소비자물가 오름세는 지난달 전망경로를 상회할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했다.  
 
이 총재의 분석과 마찬가지로 한은은 ‘물가안정목표 운영상황 점검’ 자료를 통해 올해 연간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지난달 예상치인 4.5%보다 4.7%로 전망했고, 향후에도 이를 넘어설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국내외 물가상승이 장기화할 가능성이 우려되는 상황에서 인플레이션 기대심리를 적절히 제어하지 않을 경우 고물가 상황이 고착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또 그는 “이미 단기 기대인플레이션이 물가목표인 2%를 넘어 3%를 상회하고 있는 가운데 장기 기대인플레이션은 2% 수준까지 상승했다”며 “기대인플레이션이 불안해질 경우 물가가 임금을 자극하고 이는 다시 물가상승으로 이어지는 임금-물가 간 상호작용이 강화될 수 있다”고 밝혔다.  
 
이 총재는 마지막으로 통화정책과 빅스텝(한 번에 0.5%포인트 인상)과 관련해 “물가, 경기, 금융안정, 외환시장 상황 등 향후 발표되는 경제지표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유연하게 수행할 필요가 있다”며 “가파른 물가상승 추세가 바뀔 때까지 물가 중심으로 통화정책을 운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빅스텝 여부는) 물가 하나만 보고 결정하지 않고, 물가가 올라갈 때 경제에 미치는 영향, 변동금리 채권에 미치는 영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적절한 조합을 만들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용우 기자 ywlee@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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