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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기술·기술’ 강조한 이재용…인재 영입 통해 혁신 꾀하나

李에 이어 사장단 회의에서도 “우수인재 확보” 강조
이재용 주도 인사 및 조직문화 개선 임박 신호
올해 들어 마크 리퍼트 등 거물급 인사 줄줄이 영입

 
 
유럽 출장길을 마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 18일 서울 강서구 서울김포비즈니스항공센터(SGBAC)를 통해 귀국, 청사를 나선 뒤 차량에 탑승하고 있다. [연합뉴스]
삼성전자 인재 영입의 규모와 수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비롯해 그룹 고위 경영진의 입에서 수준급의 인재를 데리고 와야 한다는 말이 최근 들어 꾸준히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이 부회장이 ‘기술 초격차’를 강조하고 있는 상황에서 재계에서는 새로운 피를 수혈해 한 단계 올라선 기술을 선보이려는 시도로 보고 있다.  
 

李 “좋은 사람 모셔오고, 유연한 문화 만들어야”

지난 18일, 12일간의 유럽 출장을 마치고 돌아온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평소와는 다르게 강한 어조로 변화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기자들에게 “한국에선 못 느꼈는데 유럽에선 우크라이나 사태가 훨씬 더 느껴졌다. 시장의 여러 가지 혼돈, 변화, 불확실성이 많다”고 언급했다. 이 부회장은 해법으로 기술을 첫손가락에 꼽았다. “첫 번째도 기술, 두 번째도 기술, 세 번째도 기술”이라며 기술 초격차를 강조했다.  
 
기술과 함께 이 부회장이 언급한 것이 인재 영입과 조직문화 개선이었다. 그는 “좋은 사람을 모셔오고, 조직이 예측할 수 있는 변화에 적응할 수 있도록 유연한 문화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 부회장이 주도하는 인사와 조직 개편이 임박했음을 내비친 것이다.  
 
이와 비슷한 발언은 지난 20일 열린 삼성 사장단회의에서도 나왔다. 회의를 주재한 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과 경계현 삼성전자 사장은 “기술로 한계를 돌파해 미래를 선점해야 한다”면서 “우수인재 확보에 빈틈이 없어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재계에서는 이날 사장단 회의가 ‘삼성 인재 양성’의 메카로 불리는 인력개발원에서 열렸다는 점에서 초일류 도약을 위해 ‘우수인재’ 확보가 핵심이라는 강력한 메시지를 그룹 내 전파한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마크 리퍼트 삼성전자 북미법인 부사장(전 주한미국대사)이 지난 4월 서울시 잠실구장을 찾아 두산 베어스를 응원하고 있다. [사진 두산 베어스]
삼성전자의 인재 영입은 최근 들어 두드러지는 모습이다. 대표적인 사례는 마크 리퍼트 삼성전자 북미법인 부사장이다. 2014년부터 2017년 1월까지 주한 미국대사를 지낸 리퍼트 부사장은 지난 3월 북미지역 대외업무를 총괄하는 북미대외협력팀장으로 영입됐다. 리퍼트 부사장은 지난달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삼성전자 평택 반도체 공장 방문 당시 동행하며 한미 간 소통창구 역할을 톡톡히 수행하기도 했다.  
 
지난 4월에는 뱅크오브아메리카(BofA) 메릴린치 출신의 반도체 업계 인수합병(M&A) 전문가인 마코 치사리를 삼성반도체혁신센터장으로 영입하기도 했다. 그는 BofA 메릴린치에서 인피니언의 사이프러스 인수(100억 달러 규모), AMS의 오스람 인수(46억 달러 규모), 마벨의 아콴티아 및 아베라 인수 등 여러 건의 M&A 거래를 성사시킨 바 있다. 자동차 전장기업 하만 인수 이후 5년 동안 멈춘 삼성전자의 대규모 글로벌 M&A에 그의 역할이 주목되는 상황이다.  
 

대규모 투자, 적극적 경영 행보에도 주가는 연일 바닥

삼성전자는 향후 5년간 450조원 투자를 발표하고 이 부회장이 적극적인 글로벌 경영 행보를 보이고 있지만, 정작 주가는 연일 신저가를 기록하는 상황이다. 21일 오후 2시 기준 삼성전자 주가는 5만9000원을 기록 중이다. 지난해 8월 5일 장중에 세운 직전 고점(8만3300원) 대비 30% 하락한 수치다. 전날 세운 5만8100원은 2020년 11월 4일 이후 장중 최저치다.
 
서울 삼성전자 서초사옥의 모습. [연합뉴스]
전문가들은 삼성전자 주가는 반도체 경기뿐 아니라 거시 경제 환경과 유동성 악화 흐름에 영향을 받기 때문에 저점을 더 낮출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최도연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단기적으로 스마트폰, TV 등 세트에 대한 기대감을 갖기 어려운 구간”이라면서 “주식 시장의 시선은 메모리 사이클로 집중되고 있으며 단기적으로 메모리 수요는 불확실성이 크고, 공급은 제약이 극심하다. 주가 선행성을 감안하면, 내년 업황으로 시선을 조금씩 돌릴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서승연 신영증권 연구원은 “경기침체를 완전히 반영하지 않은 것으로 판단해 주가는 더 하락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며 “중국 소비가 증가하는 게 보이면 기술주 전반적인 투자심리가 개선되고 유럽, 미국 경제까지 돌아서면 반등이 확실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허인회 기자 heo.inho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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