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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 하늘 보자"…디젤차 퇴출 빨라진다

쌍용차 신형 디젤 엔진 개발 중단 공식 선언
친환경차로 인정받던 디젤차 퇴출 가속화

 
 
 
2019년 3월 12일 오전 서울 광화문광장 이순신 장군 동상 앞에서 마스크를 쓴 서울환경운동연합 소속 관계자가 미세먼지에 따른 경유차 대책 촉구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클린디젤' 정책과 함께 친환경차로 주목받던 디젤차의 퇴출이 빨라지고 있다. 한때 저공해차 인증까지 받던 디젤차는 전동화 시대로의 전환, 매년 강화되는 환경규제로 인해 애물단지가 된 지 오래다. 제조사들은 디젤차 수요가 급감하는 상황에서 까다로운 규제에 대응하기 위해 비용을 지출하는 것이 비효율적이라고 판단한 모습이다.
 
6일 업계에 따르면 쌍용차는 전동화 시대에 대응하기 위해 앞으로 새로운 디젤 엔진을 개발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박성진 쌍용차 상품개발본부장은 "디젤 시장을 보면 급격하게 수요가 줄어들고 있다"며 "또 유럽의 배기가스 규제 등이 매년 강화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강화되는 규제에 대응하는 비용 대비 그 수요가 매우 적다"며 "향후 선보일 신차에는 디젤 엔진을 탑재하지 않고, 새로운 엔진 개발도 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공식화되지 않았지만 현대차와 기아도 새로운 디젤 엔진을 개발하지 않을 것이라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업계 관계자는 "이미 작년부터 현대차 등이 신형 디젤 엔진을 개발하지 않는다는 이야기가 나왔다"며 "회사에서는 협력사와의 관계 등이 있기 때문에 이를 공식화하기 쉽지 않겠지만, 전동화로의 전환이 가속화되는 등 자동차 시장의 흐름이 그러하다"고 말했다.
 
실제 현대차그룹의 투자 전략을 보면 전동화 및 친환경 등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최근 현대차, 기아, 현대모비스 등 3사는 오는 2025년까지 4년 동안 신기술·신사업, 전동화·친환경 등에 63조원(국내 기준)을 투자한다고 밝힌 바 있다.
 
전기차 비중도 지속해서 늘릴 계획이다. 제네시스의 경우 2025년부터 모든 신차를 전동화할 방침이다. 현대차(제네시스 포함)는 2030년까지 18종 이상의 전기차 라인업을 갖출 계획이다. 이 기간 기아는 13종의 전기차 출시를 추진한다.
 

클린디젤에서 환경오염의 주범으로 

한때 클린디젤 정책과 함께 주목받던 디젤차가 사라지고 있다. 사진은 지난 2011년 국회에서 열린 클린디젤 택시 언론공개 행사. [연합뉴스]
2000년대 후반까지는 디젤차에 대한 인식이 나쁘지 않았다. 이명박 정부 시절(2009년) 미세먼지 저감대책의 일환으로 '클린디젤' 정책도 시행된 바 있다. 정부는 저공해 디젤차 인증을 통해 주차료·혼잡 통행료 감면 등의 혜택까지 제공했다.
 
하지만 문재인 정부에 들어서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친환경차에서 환경오염의 주범으로 상황이 역전된 것이다. 문재인 정부는 2018년 11월 '비상·상시 미세먼지 관리 강화대책'을 논의하며 클린디젤 정책을 폐기했다.
 
디젤차에 대한 인식이 180도 달라지면서 관련 수요도 급감하기 시작했다. 클린디젤 정책 폐기 이듬해인 2019년 가솔린차 비중(47.5%)은 2013년 이후 7년 만에 경유차(36.6%)를 넘어섰다. 신규 등록 대수도 마찬가지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KAMA)에 따르면 디젤차의 국내 신규 등록 대수는 2018년 79만2404대, 2019년 65만6253대, 2020년 58만7559대, 2021년 41만5925대로 매년 감소세를 보였다.
 
김필수 대림대 미래자동차공학부 교수는 "쌍용차의 경쟁력은 사실 SUV와 디젤이었다. 이런 상황에서 디젤 퇴출이 빨라지면서 더는 의미가 없어졌다"며 "현대차의 경우도 승용 디젤은 개발하지 않고 일반 SUV도 줄이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환경개선 부담금과 경유값 인상에 따른 연비 경쟁력 약화는 물론이고, 최근에는 도심지 진입 금지 차량을 5등급에서 4등급으로 상향하겠다는 이야기까지 나오고 있다"며 "결국은 전기차로 가야 하는 추세인데, 이런 상황에서 쌍용차가 디젤차를 만들지 않겠다는 것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덧붙였다.

이지완 기자 anew@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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