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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살바도르의 우울한 비트코인 법정화폐 1주년 [위클리 코인리뷰]

7일, BTC 1만9000달러 깨져…1만7500선도 가능성 있어
엘살바도르 BTC 손실 규모 850억…‘코인 도시’ 계획 ‘올스톱’
머스크의 하이퍼루프 기업 ‘보링컴퍼니’도 도지 소송 피고돼

 
 
나이브 부켈레 엘살바도르 대통령. [AFP=연합뉴스]
위클리 코인리뷰는 한 주간의 암호화폐(가상자산) 시장을 돌아보는 코너입니다. 너무나도 복잡하게 흩어져있는 시장의 정보를 ‘코인러’ 여러분께 정리해 전달해 드립니다. 지난 일주일에 대한 리뷰이므로 현재 시세와 크게 다를 수 있습니다. 모든 투자 판단과 그에 따른 투자 결과는 투자자 본인의 책임입니다. [편집자]
 
지난해 9월, 한 젊은 대통령이 야심차게 비트코인을 법정화폐로 채택했다. 엘살바도르의 나이브 부켈레 대통령이다. 그로부터 1년이 지난 현재, 대통령의 야심과는 다르게 비트코인은 법화로써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 그가 사들인 비트코인은 57%의 손실률을 보였으며, 우리 돈으로 850억원의 손실을 보았다. 국민들의 비트코인 지갑 사용률은 20%밖에 되지 않았다. ‘암호화폐 도시’를 만들겠다던 대통령의 꿈은 허무하게 끝나는 것일까.
 

주간 코인 시세: 두 달 만에 1만9000달러 무너진 비트코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9월 5~8일 비트코인 가격은 최저 2585만8995원(7일·수요일), 최고 2754만6721원(6일·화요일)을 기록했다.  
 
이번 주 비트코인 가격은 7일 들어 급락했다가 8일 오전부터 다소 회복세를 나타냈다. 7일 오전 2시 기준 2730만원이던 비트코인은 오전 5시 15분경 2594만원으로 내려갔다. 불과 3시간여 만에 100만원 넘게 빠진 것이다. 달러 기준으론 1만9000달러 밑으로 떨어졌는데, 이는 지난 7월 5일 이후 처음이다.
 
이처럼 비트코인이 비교적 큰 폭 하락한 이유는 여러 요인이 있지만, 특히 금리 인상에 대한 공포가 커지면서 위험자산 회피 심리가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ed·연준)는 오는 20일~21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를 결정할 예정이다. 미국의 거시경제 지표가 개선되면서 연준이 또 한번 ‘자이언트스텝(기준금리 0.75%포인트 인상)’에 나설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고 있다.
 
지난 6일 미국 외환중개업체 오안다의 크레이그 얼람 애널리스트는 “현재 비트코인 가격은 위험회피 심리가 시장을 휩쓴다면 시험에 들게 될 것”이라며 “2만 달러를 못 넘길 경우 다음 지지선으로 여겨지는 1만7500달러까지 떨어질 가능성도 열려 있다”고 말했다.
 
암호화폐 주간 원화 시세(9월 5~8일). (위부터) 비트코인(BTC), 이더리움(ETH), 리플(XRP), 에이다(ADA), 솔라나(SOL). [사진 코인마켓캡]
나머지 시가총액 상위 코인인 이더리움·리플·에이다·솔라나 가격도 비트코인과 비슷한 등락 흐름을 보였다. 8일 오후 5시 30분 기준 이더리움은 223만3321원, 리플은 458원, 에이다는 650원, 솔라나는 4만5170원에 거래됐다.
 

주간 이슈①: 엘살바도르, BTC 법화 채택 1주년…수익률 -57%

엘살바도르가 전 세계에서 최초로 비트코인을 법정통화로 채택한 지 1년이 됐지만, 당초 기대와 달리 국가 경제는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7일(현지시간) 아메리카에코노미아 등 중남미 경제 매체는 엘살바도르가 암호화폐 가치 하락 속에 고용·투자가 활성화하기는커녕 경제 성장률 반등의 기회조차 잡지 못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지난해 9월 7일 엘살바도르가 비트코인을 법정화폐로 채택할 당시 비트코인 가격은 4만 7000달러(약 6497만원)에 육박했다. 하지만 1년이 지난 현재 비트코인 가격은 약 1만9160달러(약 2648만원)에 불과하다.
 
오히려 나이브 부켈레 엘살바도르 대통령은 비트코인 가격 급락에 “싸게 팔아줘서 고맙다”는 반응을 보이며 추가 매수에 나서기도 했다. 엘살바도르가 공식 발표하지는 않았으나, 부켈레 대통령은 국고로 비트코인을 살 때마다 트위터로 그 사실을 알렸다. 그의 발언을 따르면, 현재까지 엘살바도르는 10여 차례에 걸쳐 2381개의 비트코인을 사들였다.
 
나이브 부켈레 엘살바도르 대통령 비트코인 포트폴리오. [사진 나이브트래커]
엘살바도르 비트코인 투자 손익을 실시간으로 보여주는 사설 웹사이트 ‘나이브트래커’에 따르면 이 나라는 투자액의 57%를 손해 봤다. 금액으로 따지면 6155만달러, 한화로 850억원에 달한다.
 
야심차게 내놓은 ‘암호화폐 도시’ 건설은 첫 삽조차 뜨지 못했다. 로이터는 “해당 사업지가 여전히 수풀이 우거진 상태”라며 “현장에서 도시 건설을 위한 중장비는 물론 건설 노동자, 건설 자재조차 찾아볼 수 없었다”고 전했다.
 
실제 현지 국민들의 비트코인 사용률도 매우 낮은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전미경제연구소(NBER) 엘살바도르 성인 18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자의 20%만 비트코인 지갑 ‘치보(chivo)’를 쓰고 있는 것으로 확인했다.
 
한편 올해 엘살바도르 경제 성장률 전망치는 연초 3.8%에서 4월 3.0%로 떨어진 데 이어 지난 8월 23일엔 2.5%로 재조정되는 등 역내 중미 국가 중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하고 있다.
 

주간 이슈②: 머스크, 2580억 달러 도지코인 소송 휘말려

일론 머스크와 도지코인. [로이터=연합뉴스]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가 2580억 달러(약 356조원) 규모의 도지코인 관련 소송에 휘말렸다. 머스크의 터널 굴착업체 보링컴퍼니도 피소됐다.
 
7일(현지시간) 로이터는 뉴욕 맨해튼 연방법원에 최근 수정된 고소장이 제출됐으며 이를 통해 원고 7명과 피고 6곳이 추가됐다고 보도했다.
 
지난 6월 시작된 이 소송에는 도지코인뿐만 아니라 ‘하이퍼루프(진공터털 방식의 초고속 교통방식)’를 구상하기 위해 머스크가 운영하는 보링컴퍼니에 투자한 7명의 투자자가 최근 합세한 것으로 드러났다.  
 
보링컴퍼니는 미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의 컨벤션센터들을 연결하는 지하터널 ‘베이거스 루프’를 건설해 운영 중이며, 향후 이 터널을 유료로 전환하고 결제 수단 중 하나로 도지코인을 허용하겠다고 지난 7월 밝힌 바 있다.
 
추가된 고소장에 따르면 원고들은 테슬라와 스페이스X, 보링컴퍼니 등 테슬라가 운영하는 회사들이 고의로 도지코인 가격을 지난 2년간 3만6000% 이상 올린 뒤 추락하도록 방치했다고 주장했다. 피고들이 도지코인 가격이 마케팅에 의해 부풀려진 것임을 알면서도 다른 투자자들에게 손해를 끼치며 수백억 달러에 이르는 막대한 이익을 거뒀다는 것이다.
 
투자자들이 주장하는 2580억 달러의 피해액은 지난 2021년 5월 이후 도지코인의 시장가치 하락 추정치의 3배에 달하는 규모라고 로이터는 전했다.  
 
한편 머스크는 지난해 초 ‘도지코인 아버지(Dogefather)’를 자처하며 도지코인을 띄웠지만, 작년 5월 NBC의 인기 쇼 ‘SNL’에 출연해 “도지코인은 사기”라고 농담조의 발언을 해 가격 폭락을 부르기도 했다.
 
2021년 5월 74센트 수준이었던 도지코인 가격은 현재 6센트까지 떨어진 상태다.
 
도지코인(DOGE) 전체 기간 시세. [사진 코인마켓캡]

윤형준 기자 yoonbro@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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