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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보험료 또 내릴까…당국 압박에 보험사 “물폭탄 맞았는데…”

8월 차보험 평균 손해율 88.3%…전년비 7.8%↑
커지는 보험료 인하 압박…‘여력 없다’는 보험사

 
 
지난 8월 경기도 과천시 서울대공원 침수차 임시 적치장에서 관계자들이 침수차들을 폐차장으로 옮기기 위해 트럭에 싣고 있다. [연합뉴스]
8월 초 서울 수도권 지역에 내린 집중호우로 손해보험사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크게 증가했다. 손보사들은 9월 태풍 ‘힌남노’ 피해와 하반기 폭설에 따른 피해가 더해지면 상반기보다 손해율이 증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하지만 금융당국은 보험사들의 손해율이 안정화된 만큼 보험료를 내려야 한다는 입장이라 향후 조정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손해율 올랐지만 보험료 조정 어렵다” 왜? 

20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자동차보험 영업을 진행 중인 손해보험사 11곳의 지난 8월 자동차보험 평균 손해율은 88.3%를 기록했다. 이는 전월(86.4%)보다 1.9%포인트 상승한 수치다. 전년 동기(80.5%) 대비해서는 약 7.8%포인트 증가했다.
 
대체로 7~8월은 여름휴가 기간 차량운행 증가와 함께 장마, 태풍 등으로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높아지는 시기다.  
 
하지만 올해는 코로나19 거리두기 해제 분위기로 그동안 휴가를 가지 못한 사람들의 차량 운행이 늘었고 8월에는 집중호우 피해까지 커지며 손해율이 더 높게 증가한 것으로 풀이된다.
 
국내 자동차보험 시장점유율 85%를 차지하고 있는 삼성화재, 현대해상, DB손보, KB손보 등 손보사 4곳의 손해율도 크게 상승했다. 올 상반기 빅4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76.6%로 매우 안정적인 수준을 유지했지만, 7월에는 78%로 올랐고 8월에는 82.5%로 상승했다.  
 
[자료 금융감독원]
자동차보험 적정 손해율은 78~80% 수준으로 알려졌다. 상반기까지 전체 손보사 및 대형사들은 안정적인 손해율로 흑자 기조를 유지했다. 다만 7~8월 들어 손해율이 상승 중이다.
 
특히 지난달 초 서울, 수도권 지역에 내린 집중호우로 손보사에 접수된 차량 침수 피해액은 1637억원에 달했다. 9월 태풍 ‘힌남노’로 약 500억원대 피해가 추가로 발생해 손보사들의 9월 자동차보험 손해율도 전년 대비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금융당국은 손보사들이 상반기 6000억원대 흑자를 낸 만큼 보험료 조정 여력이 충분하다는 입장이다. 이달 초 금융감독원은 손보사들이 자동차보험 사업에서 호실적을 냈다는 내용을 발표하며 사실상 보험료 인하를 압박하고 있다. 손보사들은 올 상반기 자동차보험에서 6264억원의 영업손익을 기록했다. 
 
또 이날 발표에서 당국은 손보사의 8월 집중호우 손해액이 재보험 가입에 따라 약 400억원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연간 기준으로 손해율이 0.2%포인트 오르는 수준이다. 또 손보사들이 2019~2021년 3년간 보험료를 올려왔다는 내용도 포함했다.
 
하지만 보험사들은 대체로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장마, 태풍, 폭설 등으로 상반기보다 하반기에 더 오르는 경향이 있다고 강조한다. 또 올 4월 보험료를 이미 한번 인하한 상황에서 추가 인하는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보험사들은 2017년 당국 요청에 보험료를 내렸다가 이듬해 7000억원대 적자를 낸 아픈 기억이 있다”며 “태풍 힌남노가 500억원대 피해를 냈지만 생각보다는 전국적으로 피해가 커지지 않아 보험료 인하를 거부할 당위성도 낮아져 보험사들이 난감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금감원 관계자는 “내년에는 경상환자 치료비 제도가 일부 개선돼 불필요한 보험금 누수가 방지될 여지가 있다”며 “시장상황을 모니터링 하면서 보험사 실적에 부합하는 보험료 조정을 통해 자동차보험료 부담을 경감시킬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정훈 기자 jhoons@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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