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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 롯데온, SSG 너도나도 적자”…‘상승날개’ 꺾였나 [격변의 이커머스③]

올해까지 이어지는 이커머스 적자행진
쿠팡 이어 컬리·롯데온·SSG닷컴 영업손실
온라인쇼핑 둔화하고 투자업계 자금도 말라
적자 사업 접고, IPO 준비하는 등 전략 나서

 
 
 
쿠팡이 올해 적자폭을 줄였지만 여전히 영업손실을 기록하고 있다. [연합뉴스]
화려한 성장세를 자랑하던 이커머스 시장이 한풀 꺾이면서 일명 ‘적자 살얼음판’을 걷고 있다. 주요 이커머스 기업이 나란히 적자를 기록하고 있는 것이다.  
 
이커머스 기업은 지난해 영업손실을 기록한 데 이어 올해 2분기까지도 적자 늪에 빠져있는 상황이다. 쿠팡은 지난해 영업손실 1조8039억원을 기록하고 올해는 영업적자를 줄이긴 했지만 2분기도 영업손실 847억원을 기록했다.  
 

치열해진 경쟁…냉각되는 시장 

11번가 역시 지난해 영업손실 693억원을 기록하고 올해는 적자가 더 늘어 2분기에만 영업적자 450억원을 나타냈디. 이는 지난해 동기 대비 300억가량 늘어난 수치다. 컬리와 위메프, 티몬 모두 각각 지난해 영업손실 2177억원, 339억원, 760억원으로 줄줄이 적자다.  
 
대형 유통기업이 출두한 이커머스 성과 역시 좋지 않다. 신세계가 선보인 이커머스 SSG닷컴은 지난해 영업손실 1072억원을 기록한 데 이어 올해 2분기는 영업손실 405억원을 나타냈고, 롯데그룹 이커머스 롯데온은 지난해 영업손실 1560억원을 내고 2분기에도 영업손실 490억원을 기록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비대면 쇼핑이 주목받으며, 이커머스 시장이 고성장세를 보였지만 그만큼 이커머스 경쟁이 치열해지고 최근 엔데믹 흐름으로 온라인 쇼핑 소비력이 둔화하면서 이커머스 시장이 빠르게 냉각되고 있는 것이다.   
   
실제 올해부터 국내 온라인쇼핑 거래액 증가세는 둔화하고 있다. 온라인쇼핑 거래액은 최근 비대면 거래 증가로 2020년 12월부터 계속해서 전년 동기 대비 20%에 가까운 증가율을 기록해왔지만, 올해부터는 10% 이하의 증가율에 그치고 있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올해 1월 온라인쇼핑 거래액은 16조5438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11.5%(1조7067억원) 증가했고, 가장 최근 자료인 7월 온라인쇼핑 거래액은 17조312억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8.8%만 증가해 비교적 낮은 증가세를 나타내고 있다.
 
이커머스 운영 특성상 물류창고 설비 구축과 인건비에 막대한 자금이 들어가는 상황 역시 흑자전환을 어렵게 한다. 특히 빠른 배송 경쟁으로 등장한 ‘새벽배송’은 밤샘 작업을 진행하는 인건비 부담이 크고, 새벽 배송차량 운영 등 높은 운영 비용으로 든다. 실제 새벽배송을 위한 인건비는 늦은 저녁 시간 근무로, 일반 인건비보다 적게는 1.5배 많게는 2배 이상 더 비싸다.    
 

새벽배송 철수…IPO 준비로 분주 

엔데믹 흐름이 이어지면서 온라인쇼핑 거래액 증가율이 둔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에 이커머스 기업은 적자를 벗어나기 위한 전략을 본격적으로 내세우고 있다. 가장 먼저 수익성 측면에서 비효율적인 서비스를 빠르게 접고 있다. 새벽배송으로 배송 경쟁에 나섰던 다수의 이커머스 기업이 잇달아 적자 주범인 새벽배송 서비스를 철수하고 있다.  
 
올해만 해도 이커머스 세 곳이 새벽배송 서비스를 중단했다. 롯데온이 지난 2년간 운영해온 새벽배송 서비스를 지난 4월에 중단했고, 지난 5월 말부터는 BGF그룹이 운영하는 온라인 쇼핑몰 헬로네이처가 철수했고, GS리테일이 운영하는 온라인 쇼핑몰 GS프레시몰 역시 지난 7월 말부터 새벽배송 서비스를 중단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새벽배송이 인기를 끌면서 너도나도 새벽배송에 시작했지만, 신선식품을 새벽배송 한다는 것은 상당한 자금력이 필요한 시스템”이라며 “적자가 계속되는 상황 속에서 이커머스 기업은 선택과 집중을 통해 수익성에 도움되지 않는 사업은 빨리 접고 매출 손익 개선을 하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외부 전문가를 구원투수로 투입하는 기업도 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이베이코리아 출신 나영호 부사장을 롯데쇼핑 e커머스사업본부 대표로 영입해, 롯데온 수장을 맡겼다. 전통 대형 유통기업이 부족한 ‘디지털 DNA’를 채우는 작업으로 진행됐다. 홈플러스 역시 피자헛 코리아 CFO를 비롯해 바이더웨이와 KFC코리아 대표를 역임한 이제훈 대표를 지난해부터 새로운 수장으로 앉히며 온라인 쇼핑 부문을 대폭 키우는데 나섰다.  
 
오아시스는 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본부에 상장예비심사를 신청하는 등 IPO에 적극적인 태세다. 사진은 오아시스 본사 전경. [사진 오아시스]
기업공개(IPO)를 통해 자금조달을 준비하는 기업들도 다수다. 컬리부터 오아시스, 11번가, SSG닷컴 등이 상장 절차에 나서고 있다. 고환율이 이어지고, 기준금리가 오르며 투자업계 자금이 마르면서 성공적인 IPO가 더욱 중요하게 여겨지고 있다. 투자금이 줄면 업체 간 경쟁이 아니더라도 서비스 운영 자체를 버티기 어려울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커머스 시장이 오는 2~3년간 더 힘들 것으로 전망한다. 김대종 세종대 교수(경영학)는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기준금리 인상을 알렸는데 이에 따르면 2024년 안에는 최종 금리 수준이 5%에 가깝게 오른다”며 “기준금리가 이처럼 계속해서 상승하게 되면 투자업계 자본은 더욱 시장에 풀리지 않게 되고, 기업 가치를 높게 인정받지 못해 IPO 역시 힘들게 되므로 고금리, 고환율이 계속되는 2~3년 동안은 이커머스 기업 운영이 어려울 것”이라고 설명했다.      
 

라예진 기자 rayejin@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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