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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의 역설’ 정기예금 5% 시대 예고에…배당주 매력 사라져

시중은행 정기예금 금리 최고 연 5% 향해 고공행진
은행주 배당수익률은 5~8% 수준 불과
실적 부진·배당 축소 우려에 주가 하락 지속

 
 
 
서울 시내 한 은행에 내걸린 상품 안내 현수막. [연합뉴스]
은행주 투자 매력이 사라지고 있다. 은행의 수신금리가 고공행진하고 있어서다. 은행의 정기예금 금리는 연말에 연 5%에도 이를 것으로 전망되는 반면, 은행주는 국내외 증시 불황으로 원금 손실 위험이 커졌고, 은행의 실적 부진에 따라 배당금 축소 우려까지 있다. ‘찬바람 불 땐 배당주’라는 말이 무색케 됐다는 평가다.  
 

정기예금 금리, 배당수익률과 1~3%p 차이로 좁혀져

2일 금융권에 따르면 은행의 정기예금 금리와 배당수익률의 차이는 갈수록 좁혀지고 있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8월 금융기관 가중평균금리’에 따르면 8월중 신규취급액 기준 저축성수신금리는 연 2.98%로 전월 대비 0.05%포인트 상승했다. 2013년 1월(3.00%) 이후 9년7개월 만에 가장 높았다. 기준금리가 연말에도 계속 높아질 전망으로 수신금리 상승도 계속될 전망이다.  
 
개별 은행을 보면 정기예금 금리는 연 5%를 향하고 있다. 우리은행의 ‘원(WON)플러스 예금’ 최고 금리는 연 4.50%다. ‘WON 기업정기예금’은 4.99%다. 법인만 아니라 개인사업자라면 100만원 이상 50억원 이내에서 가입금액을 자유롭게 설정할 수 있다.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정기예금 금리는 ▶신한은행 ‘쏠편한 정기예금’ 연 4.35% ▶하나은행 ‘하나의 정기예금’ 4.15% ▶IBK기업은행 ‘1석7조통장(정기예금)’ 연 4.10% ▶광주은행 ‘마트모아 드림(Dream)정기예금’ 4.00% 등을 기록했다. 적금은 신한은행의 ‘신한 플랫폼 적금(야쿠르트)’이 연 최고 11.0%를, 광주은행의 ‘행운적금’이 최고 연 13.2%의 금리를 준다.
 
이에 정기예금 금리와 은행주 배당수익률 간의 차이는 지난해와 비교해 크게 좁혀졌다. 박혜진 대신증권 연구원은 “현물 배당 기준 KB금융·신한지주·하나금융지주·우리금융지주 등 4개사의 2022년 배당수익률은 5.8%~8.4%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시장의 전망대로라면 현재도 정기예금 금리와 배당수익률과의 차이는 1~3%포인트 정도밖에 나지 않는다. 2020년 말 저축성예금 평균 금리는 0.9%, 지난해 말엔 1.70%를 기록한 바 있다. 당시 은행 배당수익률은 정기예금 금리보다 4배 가량 높았다. 이와 비교해 올해는 그 차이가 상당히 줄었다는 분석이다.  
 

“은행주, 배당 불확실성까지 겹쳤다”

서울 시내에 주요 은행들의 현금인출기가 설치되어 있다. [연합뉴스]
은행주는 연말이 다가와도 하락을 멈추지 않고 있다. 가파른 금리 상승이 오히려 신규 대출 확대를 방해하며 실적 부진 우려가 높아진 영향이다. 여기에다 금융당국의 대손충당금 적립 및 예대마진차 관리 요구가 지속해서 나오면서 은행주 하락을 부추기고 있다.  
 
증권업계는 은행의 실적 부진과 비용 증가가 이어질 경우 배당금 확대도 쉽지 않고 보고 있다. 그만큼 주가가 추가 하락할 수 있다는 전망이다. 투자자들 입장에서 원금 손실 우려가 커진 만큼 배당주 매력이 정기예금보다 못하다고 볼 여지가 높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8월 30일부터 9월 30일까지 한 달 동안 4대 금융의 주가 하락율은 ▶KB금융 11.89% ▶우리금융지주 11.20% ▶신한지주 6.55% ▶하나금융지주 5.92%를 기록했다.  
 
8월에 한은이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올리고, 9월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이 0.75%포인트 인상했지만, 은행주는 순이자마진(NIM) 상승 기대감을 전혀 반영하지 못했다. 가파른 금리 인상이 대출 시장을 얼어붙게 하고 있기 때문이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홍성국 국민의힘 의원이 한은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대출금리가 3%에서 4%로 1.0%포인트 오를 경우 가계대출 증가 규모는 34조1000억원에서 16조원으로 급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홍재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은행 규제 및 업황 불확실성이 상당 수준 반영된 주가로 판단되지만, 초과 상승 여력 제한적으로 전망된다”며 “조달 비용 확대 속도는 높아지고 이익 부담도 점증하고 있고, 특히 최근에는 배당 불확실성까지 겹친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이용우 기자 ywlee@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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