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온하트 상장 채비…카카오게임즈 중복 상장 논란 재점화
‘오딘’ 개발사 라이온하트스튜디오 11월 코스닥 상장
증권가 “중복 상장 따른 모회사 디스카운트 불가피”
카카오게임즈 자회사 라이온하트스튜디오(라이온하트)가 코스닥 상장을 본격 추진한다. 라이온하트는 카카오게임즈의 간판 게임 ‘오딘:발할라 라이징’ 개발사이자 카카오게임즈 자회사다. 상장 후 예상 몸값이 최대 4조4000억원이 되는 만큼, 모회사를 뛰어넘는 코스닥 게임 대장주에 등극할 전망이다.
라이온하트는 금융위원회에 증권신고서를 제출하고 코스닥 공모 절차에 돌입한다고 1일 밝혔다. 10월 28~31일 기관 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을 진행해 공모가를 확정하고 11월 7~8일 청약을 진행한다. 상장 예정일은 11월 중이다. 대표 주관사는 한국투자증권과 JP모건이며, NH투자증권과 골드만삭스가 공동 주관사로 참여한다.
라이온하트는 지난 2018년 설립된 게임 개발사다. 지난해 11월 카카오게임즈에 인수 대금 1조2041억원에 인수됐다. 최대주주는 카카오게임즈 유럽법인(30.37%)으로 2대 주주 카카오게임즈(24.57%)의 합산 보유 지분율은 약 55%다. 창업주인 김재영 라이온하트 대표는 지분 34.7%를 보유 중이다.
라이온하트는 이번 기업공개(IPO)에서 총 1140만주를 공모한다. 희망 공모가 밴드는 3만6000~5만3000원으로, 예상 공모금액은 4104억~6042억원 규모다. 공모가를 기준으로 한 상장 후 예상 시가총액은 3조564억~4조4997억원에 달한다. 라이온하트가 공모가를 희망밴드 상단에서 결정할 경우 모회사인 카카오게임즈 시가총액(3조5073억원)을 뛰어넘어 새로운 코스닥 게임 대장주에 오르게 된다.
카겜 영업익 65% 차지하는 핵심 캐시카우
라이온하트 상장으로 카카오게임즈는 중복 상장 관련 이슈를 피해가기 어렵게 됐다. 현대차증권에 따르면 카카오게임즈 전체 영업이익 중 라이온하트의 비중은 65%에 달한다. 실적의 절반 이상을 이끌던 라이온하트가 상장하면 모자회사가 동시 상장했을 때 모회사 주가가 하락하는 ‘모회사 디스카운트(저평가)’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카카오 계열사들이 그간 ‘쪼개기 상장’ 비판을 받아왔다는 점도 논란을 키운다. 최근 2년간 카카오게임즈, 카카오뱅크, 카카오페이 등을 연달아 상장시킨 카카오는 올해 들어 쪼개기·먹튀 관련 비판 여론이 거세지자 카카오모빌리티, 카카오엔터테인먼트 등의 상장을 미루고 있다. 카카오게임즈 주주들의 반발도 예상된다. 라이온하트의 상장 소식이 처음으로 알려진 지난 4월 12일 카카오게임즈 주가는 하루 새 8.25% 급락했다.
김현용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라이온하트가 상장하면 카카오게임즈 영업이익의 65%를 차지하는 핵심 캐시카우 사업이 재차 별도 법인으로 상장되는 것”이라며 “카카오게임즈는 중복 상장에 따른 모회사 할인 이슈를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설명했다.
라이온하트의 상장 시기가 아쉽다는 지적도 있다. 글로벌 금리 인상과 경기 침체 우려에 기술주 투자심리가 크게 위축된 상황이다. 국내외 게임주들이 연일 상장 후 최저가를 경신하는 상황에서 상장에 나설 이유도 없다는 것이다. 일각에선 라이온하트가 상장 예비심사 통과 후 6개월의 유효기간을 이용해 시기 조율에 나설 가능성도 제기됐지만, 회사 측은 곧바로 증권신고서를 제출하며 상장 강행 의지를 드러냈다.
이에 대해 조계현 카카오게임즈 대표는 지난 5월 3일 열린 컨퍼런스콜에서 “글로벌 시장 확대를 위해 자금 확보가 필요하다”면서 “라이온하트를 상장해도 카카오게임즈 실적에 반영이 되는 구조라 기업가치 제고에 도움이 된다”고 설명한 바 있다.
허지은 기자 hurji@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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