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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뱅, 440조 개인사업자 대출 정조준…“대출 中 절반 이상 채우겠다”(종합)

‘기회의 땅’ 기업대출 수요 아직도 높아
편의성과 혜택 높인 통장·카드 공개
“쓰지 않은 이유가 없다” 당찬 자신감

 
 
이병수 카카오뱅크 개인사업자스튜디오 팀장이 27일 서울 여의도 63빌딩에서 열린 ‘개인사업자 뱅킹 프레스톡’에서 개인사업자 뱅킹 서비스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 카카오뱅크]
“3년 이내 은행과 플랫폼 사업자를 포함해 가장 많은 사업자 고객을 보유하고, 가장 많은 사업자들이 활동하는 앱이 되는 것이 목표입니다.”
 
27일 서울 여의도 63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카카오뱅크 개인사업자 뱅킹’ 출시 기자간담회에서 이병수 카카오뱅크 개인사업자스튜디오 팀장은 이 같은 포부를 밝혔다. 이날 카카오뱅크는 개인사업자 대출 출시를 알렸다.  
 

전체 대출 중 ‘절반 이상’ 기업 대출 목표

내달 1일 카카오뱅크는 최대 1억원 한도, 최저 대출 금리 5.491%의 개인사업자 신용대출을 선보인다. 사업자등록 후 영업 중인 개인사업자라면 대출 신청 가능하다. 대출 기간은 최소 1년부터 최대 10년으로, 1년 단위로 최대 10년까지 연장 가능하다. 상환 방법은 만기일시상환과 원금균등분할상환 중 선택할 수 있다. 중도상환해약금은 100% 면제다.  
 
카카오뱅크는 이번 개인사업자 신용 대출 상품을 시작으로 내년 상반기 경 보증부대출, 담보대출 등도 단계적으로 출시할 계획이다. 공공기관·지방자치단체 등과의 협약을 통해 제공하는 정책자금대출도 추진해 금리 경쟁력을 추가로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이병수 팀장은 “은행 여신 전체의 절반 이상을 기업 대출로 채우는 것을 장기적 목표로 하고 있다”며 “단기적으로는 전체 여신 연간 성장의 30~50% 가량을 기업 대출로 채우는 것”이라고 말했다.
 
카카오뱅크는 개인사업자의 사업 역량을 다각적으로 평가해 더 많은 고객에 대출을 내줄 수 있도록 신용평가모형도 고도화 한다. 그동안 개인사업자의 단골고객 비중, 종업원 수 대비 매출 금액 비율 등 실질적인 사업장 운영 데이터는 신용 평가에 활용되지 못했다. 이에 카카오뱅크는 업종별 특화 모형 구조를 설계해 사업자 데이터 활용성을 극대화한다. 이를 위해 6개 기관과 4300여 개 변수, 527만 건 이상의 가명결합 데이터를 활용해 독자적인 개인사업자 대안신용평가모형을 개발한다.
 
이병수 카카오뱅크 개인사업자스튜디오 팀장(왼쪽)과 김진호 카카오뱅크 신용리스크모델링팀 매니저가 27일 서울 여의도 63빌딩에서 열린 ‘개인사업자 뱅킹 프레스톡’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 카카오뱅크]

‘기회의 땅’ 개인사업자 대출…“수요 지속될 것”

앞서 다른 인터넷전문은행(인뱅) 또한 개인사업자 대출을 선보였다. 토스뱅크는 올해 2월 인뱅 중 가장 먼저 개인사업자 신용대출 상품을 내놨다. 이어 5월에는 ‘사장님 마이너스통장’을 출시했다. 케이뱅크 또한 지난 5월 개인사업자 보증서담보대출, 9월에는 개인사업자 신용대출을 차례로 출시했다. 27일 기준 이들 은행의 신용대출 상품 최저 금리를 살펴보면, 토스뱅크는 연 5.80%, 케이뱅크는 연 5.36%다.
 
이처럼 사업 초기인 인뱅들이 개인사업자 대출 시장에 진출하는 이유는 회사 수익과 직결되는 대출 실적을 확장할 수 있는 ‘기회의 땅’이기 때문이다. 최근 부동산 침체 등으로 가계대출 성장이 주춤하는 상황 속 개인사업자 대출은 추가 성장을 위한 발판이 될 것으로 보인다. 개인사업자 대출 시장 규모 또한 최근 약 3년 새 두 배 가까이 성장 중이다. 은행권 개인사업자 대출 잔액은 지난 2019년 12월 말 227조1939억원에서 2022년 9월 말에는 443조1000억원까지 늘었다. 
 
다만 이날 간담회 이후 질의응답 시간엔 추가 대출 수요 유무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왔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개인 사업자들에게 내준 대출이 이미 많은 데다, 최근 금리가 오르면서 금융권의 대출 성장세가 둔화되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한국은행의 ‘금융 시장 동향’ 자료에 따르면 올해 9월 중 개인사업자 대출은 1조8000억원 증가했다. 성장세는 유효했지만 올해 7월과 8월 각 2조원, 2조2000억원 증가했던 것과 비교해 증가폭은 둔화됐다.
 
이에 이 팀장은 “개인사업자 중에 우량한 신용을 갖추고도 신용 등급 때문에 대출을 받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며 “매년 120만명 가까이 되는 신규 사업자들이 발생해 대출에 대한 수요는 충분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금리가 오르면서 신용대출 시장이 약화된 상황은 인지하고 있지만, 어려운 때일수록 정부에서는 정책적인 보증과 자금을 통해서 대출을 지원한다”며 “그래서 카카오뱅크는 보증 대출 상품도 빠르게 준비하고 있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사진 카카오뱅크]

대출론 부족…통장·카드 출시해 플랫폼 경쟁력 ↑

카카오뱅크는 개인사업자를 위한 대출 이외에 수신상품인 ‘통장’과 ‘체크·신용카드’도 함께 내놓는다. 금융 거래의 시작인 개인사업자통장은 별도의 서류제출 없이 신속하게 개설 가능한 점이 특징이다. 또한 ATM 입·출금, 사업에 필요한 증명서 발급 등 수수료도 면제한다. 개인사업자 체크카드와 제휴 신용카드는 각종 캐시백 혜택을 제공한다. 또한 카카오뱅크는 고객 편의를 위해 부가세·종합소득세 등 세금 신고 기간에 세금신고용 이용 내역서를 자동 발송하는 서비스도 제공한다.
 
이 팀장은 “대출 상품은 빠른 자산 성장을 위한 좋은 상품이지만, 대출만으로 사업자들이 은행 경험을 편리하게 할 수 있을지 고민했다”고 말했다. 이어 “기조에는 혜택이 우량 고객한테 집중돼 있었다면, 카카오뱅크는 혜택을 모든 사업자에게 돌려 주겠다는 데 의미가 있다”면서 “(카카오뱅크의 개인사업자 뱅킹을) 쓰지 않을 이유가 하나도 없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카카오뱅크가 개인사업자 뱅킹 진출을 발판 삼아, 최근 주춤한 월간 활성 사용자 수(MAU) 1500만명대의 벽을 뚫을 수 있을 것으로도 보인다. MAU는 플랫폼 기업을 지향하는 카카오뱅크의 성장세를 가늠할 수 있는 지표다.
 
이 팀장은 “사업자는 거래가 많고, 필요로 하는 경우 돈까지 지불해가며 서비스를 이용한다”며 “목표로 한 사업자 고객을 확보한다면 MAU는 당연히 지금보다 훨씬 더 빠른 속도로 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장기적으로 바라는 것은 모든 사업자들이 카카오뱅크 앱을 사용한다면 두 사업자 고객과 개인 고객을 연결하는 비즈니스도 생성 될 수 있을 것”이라며 “사업자 뱅킹 고객을 많이 확보해서 해당 고객의 활동성을 높이는 게 미래 성장 측면에서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윤주 기자 joos2@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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