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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KR 핵심가치는 ‘투명함’…도입 실패 사례에서 해결 방법 배워야

회사 목표·성장에 각 구성원 기여도 명확하게 보여줘
OKR 성과 인사고과에 적용 가능…OKR 점수는 최소 주기의 KPI

 
 
[게티이미지뱅크]
OKR의 참여자는 누구나 자기역량에 기반한 목표를 세운다. 이후 리더 및 프로젝트 참여자 등 핵심결과를 중심으로 하는 상하좌우 이해관계자와 그 목표의 적합성에 대해 합의하는 과정을 거친다. 이 과정에서 참여자들은 업무의 맥락을 조직단위에서 입체적으로 파악할 수 있다. 그 목표를 이루기 위해 자신이 어떤 결과물을 산출해야 하는지 확신을 갖고 프로젝트를 수행할 수 있다.
 
OKR의 여러 주기를 지나면 프로젝트 난이도와 자기 및 팀 역량에 대한 이해도가 자연스레 높아진다. 참여자들은 목표와 실제 성과 사이의 간극을 좁힐 수 있게 된다. 결과적으로, 목표설정을 공격적으로 하든 보수적으로 하든 조직 전체의 목표수행 능력에 대한 예측이 시간이 지날수록 정확하게 된다. 투명함과 성공에 대한 축하의 분위기가 조직전반으로 번지면서 회사의 문화적 전환을 이끌게 된다. 이런 문화는 다시 OKR의 자발적인 참여 정신을 촉진하는 선순환을 만든다.
 
이런 점에서 OKR은 기업의 성장에 따라 함께 확장되고 업그레이드되는 기업문화의 프레임워크로 이해할 수 있다. 한 조직의 문화에 지속적으로 최적화된다는 점에서 OKR을 단순히 정적인(static) 개념으로 정의하기 어렵다. OKR은 그 자체로 애자일한 동적반복(dynamic iterations)의 특성을 지니고 있다.
 
이런 OKR의 철학을 기업에 성공적으로 이식할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일까. OKR 도입 적용에 실패하는 가장 큰 3가지 원인을 분석하고, 이를 극복하기 위한 방법을 제안하고자 한다.
 

OKR 도입 후 실패 사례 분석해야  

필자가 성공사례가 아닌, 실패에 집중하는 이유가 있다. OKR의 도입여부 및 단계에 따라 기업의 문화와 처한 상황이 사뭇 다르기 때문이다. OKR의 장점만 부각하는 책은 시중에 이미 많다. 실제 적용할 때 얼마나 어려운지, 실패하고 다시 과거로 돌아가는 회사가 얼마나 많은지 경고하는 메시지가 필요한 때다. 디지털 전환과 문화적 전환에 대한 의지와 능력이 있는 조직만이 환골탈태의 혁신이 가능하다.
 
OKR 도입이 실패하는 첫 번째 원인은 핵심결과를 정량적으로 수치화하는 게 어렵다는 것이다. OKR을 처음 적용하는 대부분의 기업들이 팀원들의 반발에 부딛히는 문화적 장애물이다. 팀원들은 자신의 업무를 정량화해 다른 팀에 공개하는 것에 부담을 느낀다. 또한 매 월 혹은 매 분기마다 정량화가 가능한 목표를 찾는 것도 어려워 억지로 찾아내 구색을 맞추는 경우도 많다.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몇 가지 솔루션이 있다. 우선 핵심결과(KR)가 KPI와 다르지 않다는 것을 이해해야 한다. KPI에 지속적 주기를 추가한 것이 OKR의 핵심결과다. 즉, OKR의 주기(check-in cycle)는 회사마다 팀마다 다를 수밖에 없고, 특정 주기의 핵심결과를 그 주기의 KPI로 이해하면 된다. 핵심결과와 KPI는 상호보완적이다.
 
또한, 리더의 핵심결과를 나의 목표로 동일하게 이어받는 게 아니라고 이해해야 한다. ‘나의 통찰과 재미 및 개인적 성장요소와 자신감’을 반영하여 목표를 수립하고 합의하는 게 좋다. 위에서 시키는 것을 수동적으로(reactively)하던 기존 관습이 이 과정을 통해 참여적으로(proactively) 바뀌게 된다. 리더에게 이어받은 목표가 내 핵심결과의 원인(why)이 되어 지속적 동기부여를 제공한다.
 
마지막으로, 핵심결과의 수치는 ‘달성했다 안했다'로 나뉘는 게 아니다. 예를 들어, 영업팀의 목표를 ‘쿼타(quota) 100% 달성’으로 설정하면, 마무리한 딜의 수만 핵심결과가 되기 때문에 여러 발전 과정에 집중하기 어려워진다. OKR은 목표를 이루기 위한 실제 핵심행위들의 프로세스를 최적화하는 데 기여하도록 세팅해야 한다. ‘쿼타 100% 달성’보다 ‘기회 단계에 있던 딜을 몇 프로 협상 단계로 넘기는 것’ 같은  목표가 좋은 핵심결과가 될 수 있다.
 
둘째, 지속적 성과관리를 한다는 것은 지속적으로 더 많은 관리 리소스를 낭비하는 위험이 있다. 성과평가를 연 1회하던 기업은 마지막 분기에만 관리 리소스를 사용한다. 그런데 OKR 도입 초기에 매분기, 혹은 매월 성과관리를 해야 한다면 관리자들은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다. OKR의 최대 장점이 최대 단점으로 전락하는 것이다. 목표와 핵심결과의 간극을 좁히고자 소통 및 관리에 더 많은 시간을 쏟아야 하는 명백한 비효율에 기업들은 ‘비싼 혁신’을 받아들이기 주저하게 된다.
 
이 문제를 해결하려면, 효율적 관리를 목적으로 한 소통 체계를 만들거나 OKR 프로세스를 자동화해야 한다. 분기를 주기로 하는 경우, 분기 중 핵심결과에 대한 피드백을 급박함의 정도에 따라 DM으로 할지, 태스크내 코멘트로 할지 등을 정해야 한다. 분기에 점수를 매긴 후 다음 분기를 위한 모든 대화의 시기, 주기, 빈도, 공개범위 등의 툴을 정해야 한다. 또한 자동화를 위한 소통의 프로토콜을 만들어야 주먹구구식 비효율적인 관리 리소스가 낭비되는 것을 막을 수 있다. 툴은 반드시 핵심결과를 추적해 자동으로 스코어링을 해주고, 체크인 주기를 사전 세팅할 수 있는 봇 및 RPA 기반의 자동화 기능을 갖춰야 한다. 디지털 전환은 문화적 전환의 성공 파트너다.
 
체크인 빈도와 방식은 개별 워크플로우의 차이를 반영하도록 각 팀에게 자유를 주어야 한다. 회사가 분기별로 OKR에 대한 인정(Recognition)에 대해서 모든 구성원이 모이는 자리에서 축하파티를 할 수는 있어도, 각 팀의 OKR 관리주기는 각 팀이 정하도록 한다.  
 
같은 회사에서도 프로젝트의 규모와 성격에 따라 매월 체크인 하는 업무도 있지만, 3개월 혹은 1년이 걸려야 하는 경우도 있다. 관리를 위한 관리가 아닌, 관리의 효율화를 위한 소통의 프로토콜을 만드는 과정이 처음 OKR을 도입하는 팀에게 쉽지 않다. 하지만, 회사의 시스템에 일률적으로 맞추던 업무방식을, 각 팀의 업무성격과 그 업무를 진행하는 사람들에게 맞추는 문화로 바꾸려면 이는 피할 수 없는 과정이다.
 

OKR 안착하면 기업 문화 바뀔 가능성 높아져

셋째, OKR 스코어를 성과평가에 그대로 적용하기 어렵고 이는 실제로 인사고과를 할 때 많은 혼란을 야기한다. OKR을 구글에 적용한 투자자 죤 도어(John Doerr)의 입장과 달리, 필자는 여러 고객사례를 통해 OKR의 성과를 인사고과에 적용하지 않을 수 없다고 확신한다. 다만, OKR의 스코어는 핵심결과가 얼만큼 목표에 기여했는지 다루는 최소 주기의 KPI라는 점을 이해해야 한다. 리더십의 해석을 거쳐 다면평가 중의 하나의 근거로 활용해야 하고, 인사평가에 비례적으로 반영하면 문제가 발생할 것이다.
 
좋은 싫든 OKR의 핵심가치는 투명함이다. OKR은 누가 회사의 목표와 성장에 가장 크게 혹은 작게 기여했는지를 명확하게 보여준다. 핵심결과가 숫자로 기입되어야 하는 이유는 스코어링의 객관화를 통해 조직 구성원 모두가 정기적으로 성취상태를 모니터링하고 자기 만족을 넘어 책임을 느낄 수 있게 하는 것이다. 이렇게 해야 핵심결과에 반영되지 않은, 그러나 반드시 처리해야 하는 업무를 거부하는 태도가 사라진다.
 
핵심결과는 단지 목표를 이루기 위한 여러 결과물 중 하나뿐임을 기억해야 한다. 같은 맥락에서 시기적으로 예민한 기회나 위기가 찾아왔을 때, 핵심결과를 수정할 수도 있어야 한다. 핵심결과는 목표에 기여하지 않으면 발목을 붙잡는 변명의 도구가 될 뿐이다.
 
마지막으로, ‘실제 업무와 성과에 대한 평가’ 이 둘 사이의 연결고리가 없으면 OKR의 힘은 약해진다. 투명함에 근간을 두어야 하는 OKR의 철학에 맞지 않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서 일하는 업무공간과 목표수립 및 평가를 위한 시스템을 일원화해 하나의 사실자료(Single source of truth)를 만들어야 한다.
 
국소적 혁신은 성공하지 못한다. 기업문화는 사람(Workforce), 일(Workflow), 업무맥락(Work Context)의 끊어진 점들을 이어줄 때 조직 전사적으로, 그리고 점진적으로 혁신된다.

조쉬 리 스윗테크놀로지스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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