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부양 나선 증권株…업황 우려에 4분기도 ‘깜깜’ [위기의 증권사②]
증권지수 연초 이후 24% 하락…한화證 60%↓
자사주 매입 나섰지만 IB 부진 등 악재 부각
증권사들의 실적이 증시 부진 여파로 뚝 떨어지면서 주가도 바닥을 기고 있다. 일부 증권사들은 자사주 매입 등 주가 부양에 나서고 있지만 4분기 전망도 어두운 상황이다.
1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미래에셋증권 등 주요 증권주 10개 종목으로 구성된 KRX증권지수는 전날 587.01로 마감했다. 올해 초 776.93과 비교하면 24% 이상 하락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가 17% 빠진 것을 감안하더라도 하락 폭이 크다.
개별 종목으로 보면 낙폭이 더욱 두드러진다. 한화투자증권은 6710원에서 2635원으로 절반 이상 쪼그라들었다, 한양증권(-39.21%), DB금융투자(-33.76%), 유안타증권(-34.25%), 교보증권(-31.60%) 등은 하락률이 30%를 넘겼다. 한국금융지주(-28.57%), NH투자증권(-21.31%), 삼성증권(-20.92%), 미래에셋증권(-20.46%) 등 대형주들도 20% 넘게 하락했다.
증권주는 연초부터 이어진 금리 인상 우려, 레고랜드 사태로 인한 유동성 악화, 실적 부진 등으로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내 자기자본 상위 5개 증권사(미래에셋증권·한국투자증권·NH투자증권·삼성증권·KB증권)는 올해 3분기 4532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1조6126억원)보다 71.9% 감소한 수치다.
지난해 증권사 실적을 이끌었던 위탁매매 수수료가 감소하면서 실적에 악영향을 끼쳤다. 올해 증시가 미끄러지자 거래대금이 줄었다. WM(자산관리), IB(투자은행) 등 증권사 전반으로 수수료 수익이 줄어들었다. 이어지는 상장 철회로 IPO(기업공개) 시장이 위축된 데다가 채권 평가 손실도 컸다.
실제 유가증권시장 거래대금도 줄어들고 있다. 지난 1분기 코스피 일평균 거래대금은 11조1089억원에서 2분기 9조7922억원으로 줄었고, 3분기에는 7조5659억원까지 줄어들었다.
이에 증권사들은 자사주 매입으로 주가 방어에 나서고 있다. 미래에셋증권 최대주주인 미래에셋캐피탈은 11월 말까지 보통주 1390만주를 사들일 예정이다. 키움증권은 올해 상반기 90만주, 대신증권은 150만주를 사들였다.
유안타증권의 최대주주인 유안타시큐리티스아시아파이낸셜서비스도 이달 들어 6만주 이상 사들였다. 유진투자증권은 내년 1월 3일까지 200만주의 자사주를 매입한다고 발표했다. 신영증권은 12월 29일까지 보통주 10만주, 우선주 5만주의 자사주를 취득할 예정이다.
책임 경영을 위해 임원들도 최근 직접 자사주 매입에 나섰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정진욱 한양증권 상무대우는 지난 1일 2000주를 사들였다. 김세중 상무도 지난달 7538주를 장내 매수했다. 최석종 다올투자증권 부회장은 지난달 13일부터 28일까지 총 2만7410주의 자사주를 사들였다.
4분기 IB 수수료 감소 불가피…주가 하락 주의
3분기 증권사 IB 수수료도 부진했다. 미래에셋증권 IB 부문 수익은 3분기 529억원으로 전년 동기(921억원) 대비 42.6% 감소했다. 한국투자증권은 딜 감소 영향으로 IB 수익이 지난 분기보다 40% 감소한 1244억원을 기록했다.
구경회 SK증권 연구원은 “4분기에는 거래대금 감소뿐 아니라 부동산 PF에서 대손비용이 본격적으로 발생할 것”이라며 “유동성 확보 과정에서 이자부문 수익성도 약화돼 업종 전반적으로 어려운 시기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임희연 신한투자증권 연구원도 “유동성 리스크가 부각되고 부동산 PF 관련된 불확실성이 극대화되는 시점에서 증권업종 전반적인 주가 부진은 불가피하다”면서 “필요 시 모회사로부터 자금 수혈이 가능한 NH투자증권, 삼성증권 등을 주목하라”고 조언했다.
홍다원 기자 daone@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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