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찐부자는 머릿결 부터 다르다”…20만원 ‘럭셔리 샴푸’가 뜨는 이유
한 병당 10만~20만원 호가…럭셔리 샴푸 인기
팝업 스토어 연 ‘오리베’…정식매장으로 연장
청담동 샴푸 ‘다비네스’도 내년 본격 판매
니치향수 소비자의 새 니즈 충족하는 고급 샴푸
“난 사람이 여유가 있는지 없는지를 볼 때 머릿결과 구두를 봐요”
드라마 ‘안나’의 주인공 배우 수지가 외친 한 대사다. 이처럼 드라마 속 여주인공은 사회적 지위 상승의 주요 기준 중 하나로 머릿결을 꼽았다.
이는 비단 드라마 속 주인공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최근 국내 헤어 제품 시장에도 고급화 바람이 불고 있다. 부를 상징하는 찰랑거리고 풍성한 머릿결을 만들기 위해 수십만원을 호가하는 프리미엄 헤어 제품을 사는 것이다. 명품 뷰티 브랜드를 유통하고 있는 신세계인터내셔날이 프리미엄 샴푸 브랜드 확장에 본격적으로 나선 것도 이 때문이다.
실제 신세계인터내셔날의 올 한 해 샴푸 브랜드 확장세는 심상치 않다. 먼저 신세계인터내셔날은 1000mL 샴푸 한 병당 20만원을 호가하는 값비싼 가격으로 일명 ‘샴푸계 샤넬’이라고 불리는 ‘오리베(Oribe)’의 매장 꾸리기에 나섰다. 오리베는 제니퍼 로페즈, 스칼렛 요한슨 등 유명 할리우드 스타의 헤어 스타일리스트인 오리베 카날레스가 2008년 뉴욕에서 설립한 럭셔리 헤어케어 전문 브랜드로, 신세계인터내셔날이 지난 2014년부터 수입해 자체 뷰티 편집숍인 라페르바 매장에서 판매해왔다.
하지만 자체 편집숍 판매 매출이 매해 급증하면서,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지난 8월부터 갤러리아 압구정점에 단독 팝업 매장을 오픈해 운영하게 됐다. 또 팝업 매장은 내년 2월까지 운영하는 것으로 기존에 계약했지만, 백화점 매출 역시 매달 상승세로 계약만료 이후에도 문을 닫지 않고, 계속 문을 여는 정식매장으로 운영될 예정이다. 신세계인터내셔날에 따르면 오리베의 지난 4년간 매출은 360% 신장했고, 같은 기간 온라인 매출은 1036% 급증하는 등 큰 호응을 받고 있다.
기존 수입 브랜드 외에도 신규 럭셔리 브랜드도 인수했다. 지난 5일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이탈리아 헤어케어 브랜드 ‘다비네스(Davines)’의 국내 독점 판권을 인수했음을 알렸다. 다비네스의 대표 샴푸 가격은 1000mL 한 병 기준으로 12만원대로, 오리베보다는 저렴하지만, 강남에 위치한 고급 헤어살롱에서 주로 사용되고 있어 일명 ‘청담동 샴푸’로 알려져 있다.
이번 인수로 신세계인터내셔날은 다비네스 국내 판매를 내년 1월 1일부터 본격화할 계획이다. 기존 시코르, 분더샵 등 매장 내 입점 형태로 유통되던 오프라인 유통망을 확대하고 온라인 판매도 활성화한다. 향후 전국 주요 백화점에 순차적으로 매장을 오픈할 예정이며, 자체 온라인몰 에스아이빌리지(S.I.VILLAGE)를 비롯한 주요 온라인몰을 통해 제품을 판매할 계획이다.
고급 샴푸 시장의 성장성을 확신이라도 하듯,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자체적으로 프리미엄 샴푸 브랜드도 내놨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지지난 7월 ‘아이엠샴푸’를 출시했다. 샴푸 400mL 한 병 기준으로 3만7000원대로, 해외 프리미엄 샴푸보다는 저렴하지만, 국내 샴푸 가격이 평균 6000~7000원, 비싸면 1만원대 초반인 걸 고려하면 고급 샴푸 대열로 분류된다. 이 제품은 온라인 플랫폼 컬리를 통해 판매한 물량이 3일 만에 완판되는 등 초반부터 호실적을 기록하고 있으며, 아직까지 좋은 성적표를 내고 있다.
니치 향수 소비자는 곧 럭셔리 샴푸 소비자
뷰티 업계 관계자는 “니치 향수를 사는 소비자가 곧 럭셔리 샴푸를 살 수 있는 소비층인 셈”이라며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이미 국내 니치 향수 시장의 성장세를 확인했기 때문에 럭셔리 샴푸 시장에 대한 확신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고물가 현상이 이어지면서 소비 양극화가 뚜렷해지는 것 역시 프리미엄 샴푸 시장을 키운다. 샴푸 소비에서도 아주 저렴한 제품이 아니면, 아주 값비싼 제품 소비가 커지기 때문이다. 이은희 인하대 교수(소비자학과)는 “지난 수년간 소득 양극화 현상이 커지면서 프리미엄 제품 또는 저가형 제품이 인기를 끌고 있다”며 “비싼 제품을 판매하는 백화점과 저렴한 제품을 판매하는 아울렛은 경영을 유지하지만, 중간가격 제품을 판매하던 판매처들은 사라지는 것도 이런 흐름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라예진 기자 rayejin@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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