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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약 참패에도 상장 밀어붙인 바이오노트…매출편향 우려 씻어낼까 [IPO 인사이트]

IPO 투심 약화에 공모가 ‘반값’으로 낮춰
매출액 대부분은 코로나19 관련 사업
내부거래 줄이고 해외시장 공략 본격화

 
 
공모가를 9000원으로 대폭 낮춘 바이오노트가 오는 22일 코스피 시장에 상장한다. [게티이미지뱅크]
IPO(기업공개) 시장이 얼어붙은 가운데 바이오노트가 오는 22일 코스피 시장에 입성한다. 하지만 공모가를 낮추고도 일반 청약에서 저조한 성적을 거둔 탓에 상장에 대한 시장 안팎의 우려가 만만치 않다. 매출액 대부분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진단키트에 의존하고 있다는 점에서 향후 사업 다각화를 통해 성장성을 입증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2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바이오 컨텐츠·동물진단 기업 바이오노트는 지난 13일~14일 진행된 일반 투자자 대상 공모 청약 결과 14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고 청약 증거금은 약 1959억원이 모였다. 바이오노트는 앞서 진행된 기관 수요 예측에서도 흥행에 실패해 공모가를 희망 밴드(1만8000원~2만2000원) 최하단의 절반인 9000원으로 결정했다. 
 
바이오노트 수요예측에 참여한 대부분의 기관은 1만원 미만의 가격을 써냈다. 공모 금액은 936억원으로 상장 후 시가총액은 9170억원 수준이다. 3분기 실적을 반영해 알맞은 몸값을 받길 원했지만 역부족이었다. 바이오노트는 지난 11월 IPO를 추진했다가 상장 일정을 한 차례 미룬 바 있다.     
 
바이오노트가 공모가를 낮추면서까지 상장을 강행한 이유는 사업 다각화를 위해서다. 현재 매출의 80%가 진단 키트에서 나오는 만큼 상장을 통해 매출 구조를 바꾸겠다는 의지다. 상장 과정에서도 매출 편향은 꾸준히 문제점으로 지적돼 왔다.  
 
사업 구조 재편은 바이오노트의 필수 과제다. 바이오노트는 동물 건강 상태를 확인하는 동물용 진단 기업이지만 코로나19 수혜로 기업 가치가 급속도로 불어났다. 2019년까지만 해도 연간 매출이 400억원에 불과했던 바이오노트는 신속 진단 키트 수요에 대응하면서 2020년 매출액이 6315억원으로 지난해보다 1478.8%나 상승했다.  
 
특히 대규모 공장에서 진단 키트 반제품을 대량 생산해 관계사인 에스디바이오센서에 납품하면서 빠른 속도로 외형을 키웠다. 올해 3분기 기준으로도 진단 키트 반제품(바이오 콘텐츠 RAPID 반제품) 매출액 비중은 79.34%에 달한다. 반면 동물진단 사업부는 11.2%에 그쳤다.  
 
바이오노트의 지난해 매출은 6224억원, 영업이익은 4687억원을 기록했다. 이중 코로나 관련 매출만 5455억원으로 전체의 87.6%에 달한다. 
 
그러나 올해 들어 코로나19 확진자 수 감소가 감소하면서 바이오노트의 실적도 뒷걸음질치고 있다. 바이오노트의 올해 상반기 연결 기준 매출액은 3942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2% 정도 줄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도 2769억원으로 26.2% 감소했다.  
 
회사 측도 매출 편향이 리스크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을 인정하고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바이오노트 투자신고서에는 “코로나19 상황에 따라 재무실적이 급격히 증가해 향후 상황에 따라 현재의 높은 재무 성장세는 감소할 수 있다”고 쓰여있다.  
 
급격한 금리 인상으로 얼어붙은 바이오주 투심도 악재다. 팬데믹 당시와 달리 주식 시장 유동성이 줄어들었고, 진단키트 수혜주로 불리던 종목들은 주가 상승 분을 반납하고 있다. 시가총액 상위 10개 종목으로 구성된 KRX 바이오 K-뉴딜지수는 연초부터 지난 19일까지 28% 넘게 하락했다. 코스닥 제약지수도 32.75%나 빠졌다.  
 
올해 하반기 코스닥 시장에 입성한 바이오 기업의 주가는 바닥을 기고 있다. 루닛(3만원), 에이프릴바이오(1만6000원), 알피바이오(1만3000원), 선바이오(1만1000원), 샤페론(5000원), 디티앤씨알오(1만7000원), 인벤티지랩(1만2000원) 등 공모주 7곳 가운데 3곳이 공모가(16일 종가 기준)를 밑돌고 있다. 공모가 대비 디티앤씨알오는 41%, 루닛은 8%, 인벤티지랩은 15%씩 하락한 상태다.  
  
전체 매출액의 80% 가량을 에스디바이오센서를 통해 벌어들이고 있는 바이오노트는 ‘내부거래 성장’이라는 꼬리표도 달고 있다. 바이오노트는 에스디바이오센서를 설립한 조영식 바이오노트 회장이 2003년에 세운 회사로, 에스디바이오센서가 2대 주주(지분율 24.37%) 자리에 올라있다.
 
체외진단 기업인 에스디바이오센서는 지난해 7월 코로나19 진단키트를 앞세워 코스피 시장에 상장됐다. 당시 공모가 희망밴드를 6만6000~8만5000원으로 제시했던 에스디바이오센서는 고평가 논란에 최종 공모가를 5만2000원으로 대폭 낮췄다. 상장 당일 '따상(시초가를 공모가 대비 두 배로 형성한 뒤 상한가에 마감)’에 실패한 뒤 하락곡선을 그리면서 현 주가는 3만원대까지 떨어진 상태다. 에스디바이오센서의 주가 흐름을 감안할 때 바이오노트의 주가 방향도 낙관할 수 없다는 얘기다. 
 

낮은 공모가 저가 매수 기회

바이오노트 연구개발(R&D) 공장. [사진 바이오노트]
 
바이오노트는 내부 거래 비중을 줄이고 동물 진단 제품으로 해외 시장을 공략하겠다는 전략을 세웠다. 상장 이후 미국 등 글로벌 동물 진단 시장에 진출하겠다는 목표다. 현재 바이오노트 동물용 진단사업 매출의 절반은 동물용 신속 검사에서 나온다. 반려동물 중심의 면역진단, 분자진단, 생화학진단, 요검사 등 제품 출시로 매출 성장을 기대하고 있다.  
 
노시원 바이오노트 바이오콘텐츠 사업부문 전무는 “2023년 에스디바이오센서와의 내부거래 비중을 60%까지 줄일 것”이라며 “코로나19가 안정세에 접어들면서 반제품 형태의 공급 비중도 줄어 내후년에는 40%, 이후에는 25% 수준까지 낮아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고 말했다.
 
사업 다각화 방안으로 기존 진단 키트를 독감과 코로나19 구별에 활용하는 방법을 제시하기도 했다. 바이오노트는 증권신고서를 통해 “코로나19와 계절성 독감은 증상이 유사하지만 치료방법이 달라지는 만큼 의료진에게 이 두 가지 질병을 구분하기 위한 진단 수요가 있을 것으로 판단해 해당 제품을 주력으로 판매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회사 측은 낮아진 공모가도 장점으로 보고 있다. 바이오노트의 공모 가격 기준 시가총액은 9000억원 수준으로, 3분기 기준 회사 순자산 가치인 1조7000억원의 절반에 가까운 규모다. 바이오노트 상장 주관사 관계자는 “9000원이라는 공모가는 시장 친화적으로 오히려 저가 매수 기회일 수 있다”면서 “3분기 말 현금 보유액만 7000억원 이상이기 때문에 이번 IPO가 단순 자금 조달 목적이 아닌 신제품 출시 및 신규 사업으로의 도약”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이명선 DB금융투자 연구원은 바이오노트에 대해 “고마진인 코로나19 반제품 매출 의존도가 높은 만큼 앞으로 성장성에 대한 의구심 해소가 중요하다”면서 “에스디바이오센서가 인수 진행 중인 미국 체외진단 기업 메리디언 바이오사이언스와의 사업적 시너지와 현금 보유랑은 장점”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보유한 현금과 IPO 자금으로 미국 공장 설립, 협업을 통한 신제품 개발, 글로벌 유통망 확보 전략 등을 준비하고 있지만 성사까지 시간이 소요될 수 있다는 점은 리스크”라고 덧붙였다.  
 
 
 

홍다원 기자 daone@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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