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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시간 러닝타임도 내집처럼”…‘누워서 보는 영화관’ 수퍼플렉스 가보니 [르포]

롯데시네마 ‘수퍼플렉스’ 8년만에 리뉴얼
좌석수 절반으로 줄이고, 리클라이너 배치
극장 매출 절반이상이 ‘특수관’, 암표도 등장

롯데시네마가 잠실 월드타워점의 메인 상영관 ‘수퍼플렉스’를 8년 만에 리뉴얼해 지난 10일 새롭게 문을 열었다. [김채영 기자]


[이코노미스트 김채영 기자] 광활한 바닷속을 고래와 함께 헤엄치고 있는 듯한 생생한 영상미와 그래픽. 수류탄과 총소리가 사방에서 들려오니 실제 전투 현장을 방불케 했다. 3시간 넘는 러닝타임에 지칠 법도 했지만 편안했다. 누워서 보는 영화관의 묘미는 상상 그 이상이었다.     

“리클라이너, 발코니석에 어메니티도”…좌석 따라 4만원까지

잠실 롯데시네마 수퍼플렉스에 마련된 '스윗스팟존'. [김채영 기자]

롯데시네마가 잠실 월드타워점의 메인 상영관 ‘수퍼플렉스’를 8년 만에 리뉴얼해 지난 10일 새롭게 문을 열었다. 2014년 개관 후 세계 최대 규모 스크린으로 기네스북에 선정된 수퍼플렉스는 이번 리뉴얼로 기술력을 높여 몰입감을 더했다. ‘압도적 경험을 만나다’라는 슬로건을 몸소 실현했다는 설명이다.

가장 눈에 띄었던 점은 좌석과 공간의 다양화로 ‘누워서 보는 영화관’을 구현했다는 점이다. 국내 최대 좌석 수였던 628석을 절반 수준인 295석으로 과감히 줄이고 다양한 종류의 좌석을 마련했다. 가장 앞열에는 빈백이 배치됐고, 두 번째 열에는 소파베드가, 세 번째 열부터 컴포트 리클라이너가 배치됐다. 빈백 자리는 평일 성인 기준으로 1만5000원, 소파베드·리클라이너석은 1만8000원이다.

뒤쪽 열은 호텔을 연상시키는 듯한 공간으로 구성됐다. 컴포트 리클라이너 좌석이 두 개씩 붙어있고 칸막이가 쳐져 있는 ‘스윗스팟존’이 마련됐고 사이드 테이블, 무선충전기, 가방걸이 등을 비치돼 있다. 가장 뒤쪽에는 뮤지컬이나 오페라 극장에서 볼 수 있는 발코니석과 같은 독립부스형 ‘스튜디오존’이 들어왔다. 각각의 스튜디오 안에는 리클라이닝 쇼파, 영국의 하이엔드 오디오인 B&W 5.1ch 사운드 컨트롤 시스템이 마련돼 있다.

스윗스팟과 스튜디오 좌석 이용시 전용 입장로를 통한 슬리퍼와 물, 물티슈 등의 어메니티도 함께 제공된다. 가격은 각각 평일 성인 기준으로 2만2000원, 4만원이다.

독립부스형으로 꾸며진 '스튜디오존'. [김채영 기자]

기술력도 한층 업그레이드됐다. 우선 가로 34m의 스크린을 전면 교체해 어느 좌석에서도 균일한 밝기로 영화를 감상할 수 있도록 스크린 커브와 틸트를 반영했다. 또 4K 듀얼 레이저 영사기 설치로 밝기와 화질을 높였단 설명이다.

입체감을 제공하기 위한 ‘돌비 애트모스’(Dolby ATMOS) 음향 시스템 기반 서라운드 사운드에 최적화된 최신식 ‘돌비 136 패키지’ 스피커도 설치했다. 높은 음질과 입체감으로 상영관 내 관객들이 어느 좌석에 있더라도 모두에게 최상의 음향 효과를 고르게 전달될 수 있도록 했다. 실제로 음향 효과가 중요한 전투 장면이나 비행 장면에서 나는 소리가 사방에서 들리는 듯한 느낌을 줬다. 

극장 매출 절반 벌어들이는 ‘특수관’…고꾸라진 영화산업 살려낼까

롯데시네마 관계자에 따르면 12월 롯데시네마 월드타워에서 아바타2의 수퍼플렉스 좌석점유율이 일반관보다 약 30%가 높았다. [김채영 기자]

롯데시네마 측은 이번 리뉴얼을 통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고꾸라진 영화 산업이 활력을 찾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롯데시네마 관계자는 “어려운 상황에서도 수퍼플렉스 리뉴얼을 추진한 것은 위기 속에서 하나의 돌파구를 만들기 위해서였다”며 “영화관이 바뀌지 않으면 관객들도 오지 않는다는 생각으로, 영화관에서 새로운 경험을 하고 싶어하는 관람객들의 니즈를 파악해 이를 최대한 반영하고자 노력했다”고 밝혔다. 

새롭게 탄생한 수퍼플렉스관에 대한 관람객들의 호응도 이어지고 있다. 롯데시네마 관계자는 “12월 롯데시네마 월드타워에서 아바타2의 수퍼플렉스 좌석점유율이 일반관보다 약 30%가 높았고, 수퍼4D는 약 35%, 수퍼S(LED)는 약 13%씩 높아 특수관을 찾는 관객들의 니즈를 확인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이어 “스윗스팟존 예매율은 지난 2주 동안 96%를 기록했고 요즘도 스윗스팟존 좌석이 가장 먼저 팔리고 있다”며 “스튜디오와 나머지 좌석들도 약 76%의 예매율을 기록하며 특수관과 함께 프라이빗한 좌석에 대한 수요도 입증됐다”고 말했다. 

실제로 특수관을 찾는 관객들은 점점 늘고 있다. 영화진흥위원회 집계에 따르면 아바타2 개봉 후 19일까지 엿새간 극장 매출(357억원) 중 절반 이상을 특수관(53.9%)이 벌어들였다. 메가박스 코엑스 돌비시네마, CGV 용산 아이맥스 3D 등 ‘아바타2’를 상영하는 특수관들의 명당 자리는 중고거래 플랫폼에서 장당 5만원에 달하는 암표까지 등장했다. 크리스마스가 겹친 24~25일 주말에는 2장 연석의 암표가 최대 14만원까지 치솟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2009년 아바타 1편 이후 13년 만에 출시된 속편 ‘아바타: 물의 길’은 개봉 21일 만에 관객 수 800만명을 돌파하며 ‘천만 영화’를 향해 질주하고 있다. 4일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아바타: 물의 길’은 전날 11만3902명을 동원해 누적 관객 수 800만1928명을 기록했다. 이는 2009년 외화 최초 1000만 관객을 기록한 전작 ‘아바타’의 기록을 4일 앞당긴 것으로, 이번 주엔 900만 돌파가 예상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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