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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AP 구매에 8조 지출…엑시노스 부진 뼈아프다 [이코노 리포트]

지난해 3Q 퀄컴·미디어텍 등 칩 구매 비용 8조1423억
엑시노스 빈자리 퀄컴 스냅드래곤이 전량 대체


삼성전자, 프리미엄 모바일AP ‘엑시노스 2200’. [사진 삼성전자]

[이코노미스트 이건엄 기자] 삼성전자가 퀄컴과 미디어텍 등 외부 칩제조사에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구입을 위해 8조원이 넘는 돈을 지불한 것으로 나타났다. 자체칩인 엑시노스가 삼성전자 플래그십 스마트폰에 채택되지 못하면서 외부 칩 제조사에 지불하는 비용이 크게 늘어난 것이다.  

1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삼성전자가 지난해 3분기 퀄컴과 미디어텍 등 칩 제조사에 AP 구매료로 지불한 돈은 8조1423억원으로 전년 동기(4조1032억원) 대비 98.4% 급증했다. 갤럭시Z 폴드4와 플립4 등 폴더블 스마트폰 판매 호조와 환율 상승 영향으로 칩 제조사에 지불한 비용이 크게 늘었다고 분석할 수 있다. 삼성전자가 미디어텍 AP를 중저가 스마트폰에 탑재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대금 대부분이 퀄컴 스냅드래곤 구매에 사용됐다고 볼 수 있다. 

업계에서는 자체 AP 엑시노스의 부재가 삼성전자 스마트폰 사업의 부담을 가중 시키고 있다고 보고 있다. 과거에는 지역별로 엑시노스와 퀄컴 스냅드래곤 등 플래그십 스마트폰 탑재 AP를 달리했다. 현재는 스냅드래곤에 전적으로 의존하다 보니 수익성이 악화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실제 엑시노스 혼용이 비교적 잘 이뤄졌던 2018년과 2019년 3분기에는 삼성전자의 AP 구매 비용이 2조원대에 머물렀다. 엑시노스의 경쟁력이 떨어지면서 2020년 3분기 4조원 중반대로 크게 늘었다.

올해 2월 출시 예정인 갤럭시S23(가칭)에도 퀄컴의 신형 AP인 스냅드래곤 8 2세대 모델이 전량 채택될 가능성이 높다. 이는 최근 원가 상승과 환율 급등 등 대외 악재로 삼성전자의 부담은 늘어났다. 여기에 경기침체에 따른 소비위축으로 스마트폰 수요가 줄어든 것도 해결하기 어려운 숙제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에 따르면 지난해 글로벌 스마트폰 출하량은 작년 보다 11% 감소한 12억4000만대를 기록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당초 예상치인 13억8000만대를 하회하는 수치다.

가장 큰 문제는 플래그십 스마트폰 시장에서 엑시노스의 전망이 불투명하다는 점이다. 보급형 스마트폰에는 일부 채택되며 명맥을 이어가고 있지만 절대적인 성능 면에서 퀄컴의 스냅드래곤에 밀리다 보니 플래그십 시장에선 경쟁력을 완전히 상실한 상태다. 

지난해 초 출시된 엑시노스 2200은 삼성전자 반도체 위탁생산(파운드리)의 최신 공정인 4나노미터(nm,1nm는10억분의1m) 기반으로 제작돼 많은 기대를 모았으나 수율과 발열 문제 등으로 흥행에 실패했다. 이 때문에 삼성전자는 유럽 등 일부 지역 외에 출시되는 갤럭시S22 시리즈에 같은 4나노 공정의 퀄컴 스냅드래곤 8 Gen 1을 탑재했다. 이는 점유율에서도 잘 나타나는데 엑시노스의 모바일 AP 점유율은 8% 수준으로 퀄컴(21.8%)과 애플(16.6%) 대비 뒤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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