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자산 기술, 열린 마음으로 보라…기회의 장 열릴 것”[이코노 인터뷰]
이미선 빗썸 리서치센터장·정석문 코빗 리서치센터장②
정석문 “비트코인 법화 채택 국가 10개 이상 될 것”
이미선 “수용자 많아지면 비트코인도 화폐 기능 충실”
레버리지는 절대 금물…어려워도 기술 공부는 필요
[이코노미스트 윤형준 기자] 비트코인을 창시한 익명의 개발자 사토시 나카모토가 첫 번째 비트코인 블록을 채굴한 지 14년이 흘렀다. 이후 무수히 많은 알트코인이 태어나고 거래소들이 설립됐다. 반대로 길지 않은 역사 동안 사건·사고도 무수히 반복됐다. 가상자산 시장의 앞으로 14년은 어떻게 흘러갈까.
기대와 우려가 공존하는 가운데 ‘이코노미스트’는 이미선 빗썸경제연구소 리서치센터 센터장과 정석문 코빗 리서치센터 센터장을 만나 가상자산 시장의 미래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과연 비트코인은 화폐를 대체할 수 있을까. 가상자산 거래소들의 미래는 어떨까. 개인투자자들이 성공하는 투자를 위해선 어떻게 해야 할까.
여전히 알쏭달쏭한 가상자산 시장에서 국내 최고 전문가인 두 사람에게 그 답을 구해봤다.
비트코인 첫 채굴 후 14년이 흘렀다. 14년 뒤 시장은 어떨까
이미선: 빠른 기술 발전 속도를 고려하면 2037년을 지금 우리의 머리로 예상하는 건 매우 어렵다. 그래서 기간을 좁혀서 보면 향후 2~3년 내 다수국에서 법정 통화가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로 바뀌고, CBDC와 스테이블코인과 비트코인, 그리고 기존 법정통화가 모두 법적 지위를 갖고 결제 수단으로 광범위하게 인정될 것이다.
국민연금, 중앙은행 등 기관 투자자들이 포트폴리오에 5% 이내로 가상자산을 편입하게 되는 시점은 3~5년 정도로 예상한다. 주식이나 채권 같은 기존의 유가증권이 디지털 형태로 바뀌어서 거래되는 기간은 5~8년 이후로 본다.
비트코인이 달러의 입지를 의미 있는 수준까지 대체하게 되는 시점은 10년 정도 걸릴 것으로 본다. 14년까지 갈 것도 없다. 이런 파격적인 변화는 거의 10년 안에 일어날 것이라고 예상한다.
정석문: 엘살바도르처럼 비트코인을 법정화폐로 채택하는 국가가 10개 이상 존재할 것이다. 전 세계 195개의 나라가 있는데 제대로 된 금융 시스템이 돌아가는 곳은 극히 일부다. 그런 나라를 중심으로 비트코인을 법정화폐로 쓰거나 기존 법화와 동시에 사용하는 모델들이 늘어날 것이다.
또 정부 기관, 연금, 국부펀드 등에서 비트코인을 포트폴리오에 1% 미만으로 편입시키는 곳도 많아질 것이다. 싱가포르 국부펀드 ‘테마섹’ 같은 경우는 지금도 넣어놨을 것이란 루머가 예전부터 돌고 있다.
또 CBDC보다는 스테이블코인 시장이 성장할 확률이 높다고 생각한다. 이미 미 달러 기반 스테이블코인이 잘 쓰이고 있으며, 기능 면에서도 많이 향상됐기 때문이다. 스테이블코인을 중심으로 기존 국제은행간통신협회(SWIFT·스위프트)에 대항하는 시스템들이 많이 나올 것이다.
암호‘화폐’라곤 하나 실질적으로 화폐 기능은 잘못하는 듯한데…
정석문: 영국 경제학자인 윌리엄 스탠리 제번스에 따르면 어떤 물건이 화폐가 되는 과정은 제일 처음에 수집품으로 시작을 하고, 그다음 가치 저장 수단이 되며, 그다음 교환·매개 수단이 되고, 마지막으로 가치 측정의 회계 단위가 된다.
비트코인은 수집품을 넘어서 가치 저장 수단으로 들어가고 있는 초기 단계로 볼 수 있다. 때문에 지금 당장 우리가 커피 사먹는 데 쓰지 않는다고 가치가 없다는 식으로 단정하기엔 너무 이르다. 이 과정은 매우 오래 걸린다.
이미선: 동감한다. 실제 비트코인은 가격 변동성이 워낙 크다 보니 ‘가치 저장 기능을 제대로 하고 있는가’라는 비판을 받는다. 하지만 점점 더 많은 사람이 비트코인을 수용하면서 특정 가격의 수준까지 도달하게 되면 그다음에는 변동성이 많이 줄어들 것이다. 그때 이후 실제로 통화로써 가치 저장 기능을 갖게 될 것이다. 또한 비트코인과 스테이블코인 외 대부분 알트코인은 토큰이라 보는 게 적절하다.
국내 거래소들과 각 리서치센터의 미래는 어떤 모습일까
정석문: 가상자산 업계는 IT와 금융이 섞여 있는 곳이다. 앞으로 거래소는 금융에 더욱 가까워질 것이라 생각한다. 물론 노드 운영사나 지갑(월렛) 사업자 등은 웹3.0 형태로 남아 있을 수 있겠지만, 거래소는 제도권하고 접점이 매우 많아서 금융권에 점점 더 섞여 들어갈 수밖에 없다. 리서치센터가 나아갈 방향도 제도권에 있는 금융회사들이 가상자산이라는 새로운 분야에 진입하는 데 도움이 되는 내용들을 꾸려나가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
이미선: 가상자산 거래소와 기존 금융권들이 많이 합병할 것 같다. 현재 전통 금융기관이 하는 금융 서비스를 가상자산 거래소들이 하게 되는 셈이다.
디지털 이코노미 전환에 따라 거래소의 새로운 비즈니스도 생겨날 수 있다. 미래엔 플랫폼 앱을 만들어서 스스로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1인 기업이 매우 늘어날 것이다. 따라서 이런 플랫폼을 마련해줄 수 있는 토큰 발행들이 많아질 전망이다. 이 밖에도 관련 컨설팅이나 코인공개(ICO) 정보 제공, 교육 사업 등 여러 가지 비즈니스를 거래소나 리서치센터 등 자회사들이 다루게 될 것이다.
개인투자자들이 ‘성투’를 위해 유의해야 할 점은?
이미선: 개인투자자가 특정 가상자산에 대해 심도 있게 정보를 얻고 스터디하는 건 정말 쉽지 않다. 그래서 반대로 쉽게 취득할 수 있는 정보는 프로모션의 성격의 정보라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
결국 가상자산 투자를 시작한다면 어느 정도 본인의 노력을 기울일 각오를 해야 한다. 어렵더라도 기술서를 읽고 공부하는 것도 필수적이다. 사실 공부할 때 어려운 것도 자꾸 보다 보면 이해가 되듯 가상자산·블록체인 영역도 정도를 걷는 게 도움이 된다.
정석문: 절대 레버리지를 써서 ‘빚투(빚내서 투자하기)’하면 안 된다. 상승장 때 수익이 늘어나는 걸 보면 자신이 되게 똑똑하다는 착각을 하게 된다. 그렇게 레버리지 투자를 해도 될 것 같은 느낌을 받는다.
유혹을 뿌리친 다음에는 저 또한 공부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그렇다고 이 업계가 공부를 위한 교과서나 참고서가 있지는 않다. 결국 본인이 직접 감당할 수 있는 금액으로 투자를 해보고 리스크에 대한 이해를 높이는 ‘경험’을 하는 게 중요하다. 다만, 그 경험이 ‘교육비’가 될 정도의 적은 금액이어야 한다. 이처럼 리스크에 대한 이해도를 높인 후, 다음 단계가 블록체인에 대한 공부다.
마지막으로 가상자산에 관심 있는 사람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
정석문: 가상자산 기술이 우리의 기존 사고방식에 강하게 사로잡혀 있어서 너무 받아들여지지 못하는 듯하다. “왜?”라는 질문을 계속 하다 보면 기존 시스템의 불합리하고 모순이 느껴지면서 가상자산 기술이 훌륭한 솔루션이 될 수 있겠다고 생각이 들 것이다.
인터넷도 처음엔 낯설었지만, 굉장히 유용한 기술이 되지 않았는가. 가상자산 기술도 그만큼 또는 그 이상의 유용한 기술로 인류에게 좋은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 열린 마음으로 가상자산을 접근하면 이해도도 높아지고 좋은 투자 기회로 생각도 들 것이다. 행정기관에서 일하는 규제 담당자나 국회의원들도 열린 마음으로 이 시장을 접근하길 바란다.
이미선: 산업사회에서 지식사회로 빠르게 전환되면서 많은 기회가 창출됐듯, 디지털 사회로 대전환되는 과정에서 소외된 계층에게 많은 기회들이 생길 것이라 생각한다.
블록체인을 통해서 중간에서 이익을 취했던 미들맨(중간자)이 없어지고, 1인 크리에이터가 되면 개인이 온전히 이익을 얻을 수 있는 경제가 돼가고 있다. 따라서 디지털 관련된 지식을 갖춰나가고 관심을 갖다 보면 기회의 장이 열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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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대와 우려가 공존하는 가운데 ‘이코노미스트’는 이미선 빗썸경제연구소 리서치센터 센터장과 정석문 코빗 리서치센터 센터장을 만나 가상자산 시장의 미래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과연 비트코인은 화폐를 대체할 수 있을까. 가상자산 거래소들의 미래는 어떨까. 개인투자자들이 성공하는 투자를 위해선 어떻게 해야 할까.
여전히 알쏭달쏭한 가상자산 시장에서 국내 최고 전문가인 두 사람에게 그 답을 구해봤다.
비트코인 첫 채굴 후 14년이 흘렀다. 14년 뒤 시장은 어떨까
이미선: 빠른 기술 발전 속도를 고려하면 2037년을 지금 우리의 머리로 예상하는 건 매우 어렵다. 그래서 기간을 좁혀서 보면 향후 2~3년 내 다수국에서 법정 통화가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로 바뀌고, CBDC와 스테이블코인과 비트코인, 그리고 기존 법정통화가 모두 법적 지위를 갖고 결제 수단으로 광범위하게 인정될 것이다.
국민연금, 중앙은행 등 기관 투자자들이 포트폴리오에 5% 이내로 가상자산을 편입하게 되는 시점은 3~5년 정도로 예상한다. 주식이나 채권 같은 기존의 유가증권이 디지털 형태로 바뀌어서 거래되는 기간은 5~8년 이후로 본다.
비트코인이 달러의 입지를 의미 있는 수준까지 대체하게 되는 시점은 10년 정도 걸릴 것으로 본다. 14년까지 갈 것도 없다. 이런 파격적인 변화는 거의 10년 안에 일어날 것이라고 예상한다.
정석문: 엘살바도르처럼 비트코인을 법정화폐로 채택하는 국가가 10개 이상 존재할 것이다. 전 세계 195개의 나라가 있는데 제대로 된 금융 시스템이 돌아가는 곳은 극히 일부다. 그런 나라를 중심으로 비트코인을 법정화폐로 쓰거나 기존 법화와 동시에 사용하는 모델들이 늘어날 것이다.
또 정부 기관, 연금, 국부펀드 등에서 비트코인을 포트폴리오에 1% 미만으로 편입시키는 곳도 많아질 것이다. 싱가포르 국부펀드 ‘테마섹’ 같은 경우는 지금도 넣어놨을 것이란 루머가 예전부터 돌고 있다.
또 CBDC보다는 스테이블코인 시장이 성장할 확률이 높다고 생각한다. 이미 미 달러 기반 스테이블코인이 잘 쓰이고 있으며, 기능 면에서도 많이 향상됐기 때문이다. 스테이블코인을 중심으로 기존 국제은행간통신협회(SWIFT·스위프트)에 대항하는 시스템들이 많이 나올 것이다.
암호‘화폐’라곤 하나 실질적으로 화폐 기능은 잘못하는 듯한데…
정석문: 영국 경제학자인 윌리엄 스탠리 제번스에 따르면 어떤 물건이 화폐가 되는 과정은 제일 처음에 수집품으로 시작을 하고, 그다음 가치 저장 수단이 되며, 그다음 교환·매개 수단이 되고, 마지막으로 가치 측정의 회계 단위가 된다.
비트코인은 수집품을 넘어서 가치 저장 수단으로 들어가고 있는 초기 단계로 볼 수 있다. 때문에 지금 당장 우리가 커피 사먹는 데 쓰지 않는다고 가치가 없다는 식으로 단정하기엔 너무 이르다. 이 과정은 매우 오래 걸린다.
이미선: 동감한다. 실제 비트코인은 가격 변동성이 워낙 크다 보니 ‘가치 저장 기능을 제대로 하고 있는가’라는 비판을 받는다. 하지만 점점 더 많은 사람이 비트코인을 수용하면서 특정 가격의 수준까지 도달하게 되면 그다음에는 변동성이 많이 줄어들 것이다. 그때 이후 실제로 통화로써 가치 저장 기능을 갖게 될 것이다. 또한 비트코인과 스테이블코인 외 대부분 알트코인은 토큰이라 보는 게 적절하다.
국내 거래소들과 각 리서치센터의 미래는 어떤 모습일까
정석문: 가상자산 업계는 IT와 금융이 섞여 있는 곳이다. 앞으로 거래소는 금융에 더욱 가까워질 것이라 생각한다. 물론 노드 운영사나 지갑(월렛) 사업자 등은 웹3.0 형태로 남아 있을 수 있겠지만, 거래소는 제도권하고 접점이 매우 많아서 금융권에 점점 더 섞여 들어갈 수밖에 없다. 리서치센터가 나아갈 방향도 제도권에 있는 금융회사들이 가상자산이라는 새로운 분야에 진입하는 데 도움이 되는 내용들을 꾸려나가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
이미선: 가상자산 거래소와 기존 금융권들이 많이 합병할 것 같다. 현재 전통 금융기관이 하는 금융 서비스를 가상자산 거래소들이 하게 되는 셈이다.
디지털 이코노미 전환에 따라 거래소의 새로운 비즈니스도 생겨날 수 있다. 미래엔 플랫폼 앱을 만들어서 스스로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1인 기업이 매우 늘어날 것이다. 따라서 이런 플랫폼을 마련해줄 수 있는 토큰 발행들이 많아질 전망이다. 이 밖에도 관련 컨설팅이나 코인공개(ICO) 정보 제공, 교육 사업 등 여러 가지 비즈니스를 거래소나 리서치센터 등 자회사들이 다루게 될 것이다.
개인투자자들이 ‘성투’를 위해 유의해야 할 점은?
이미선: 개인투자자가 특정 가상자산에 대해 심도 있게 정보를 얻고 스터디하는 건 정말 쉽지 않다. 그래서 반대로 쉽게 취득할 수 있는 정보는 프로모션의 성격의 정보라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
결국 가상자산 투자를 시작한다면 어느 정도 본인의 노력을 기울일 각오를 해야 한다. 어렵더라도 기술서를 읽고 공부하는 것도 필수적이다. 사실 공부할 때 어려운 것도 자꾸 보다 보면 이해가 되듯 가상자산·블록체인 영역도 정도를 걷는 게 도움이 된다.
정석문: 절대 레버리지를 써서 ‘빚투(빚내서 투자하기)’하면 안 된다. 상승장 때 수익이 늘어나는 걸 보면 자신이 되게 똑똑하다는 착각을 하게 된다. 그렇게 레버리지 투자를 해도 될 것 같은 느낌을 받는다.
유혹을 뿌리친 다음에는 저 또한 공부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그렇다고 이 업계가 공부를 위한 교과서나 참고서가 있지는 않다. 결국 본인이 직접 감당할 수 있는 금액으로 투자를 해보고 리스크에 대한 이해를 높이는 ‘경험’을 하는 게 중요하다. 다만, 그 경험이 ‘교육비’가 될 정도의 적은 금액이어야 한다. 이처럼 리스크에 대한 이해도를 높인 후, 다음 단계가 블록체인에 대한 공부다.
마지막으로 가상자산에 관심 있는 사람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
정석문: 가상자산 기술이 우리의 기존 사고방식에 강하게 사로잡혀 있어서 너무 받아들여지지 못하는 듯하다. “왜?”라는 질문을 계속 하다 보면 기존 시스템의 불합리하고 모순이 느껴지면서 가상자산 기술이 훌륭한 솔루션이 될 수 있겠다고 생각이 들 것이다.
인터넷도 처음엔 낯설었지만, 굉장히 유용한 기술이 되지 않았는가. 가상자산 기술도 그만큼 또는 그 이상의 유용한 기술로 인류에게 좋은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 열린 마음으로 가상자산을 접근하면 이해도도 높아지고 좋은 투자 기회로 생각도 들 것이다. 행정기관에서 일하는 규제 담당자나 국회의원들도 열린 마음으로 이 시장을 접근하길 바란다.
이미선: 산업사회에서 지식사회로 빠르게 전환되면서 많은 기회가 창출됐듯, 디지털 사회로 대전환되는 과정에서 소외된 계층에게 많은 기회들이 생길 것이라 생각한다.
블록체인을 통해서 중간에서 이익을 취했던 미들맨(중간자)이 없어지고, 1인 크리에이터가 되면 개인이 온전히 이익을 얻을 수 있는 경제가 돼가고 있다. 따라서 디지털 관련된 지식을 갖춰나가고 관심을 갖다 보면 기회의 장이 열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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