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 인수로 ‘마지막 퍼즐’ 맞출까
[본격화된 한화그룹 3세 경영 ]②
KAI도 한화도 부인하지만…끊이질 않는 인수설
[이코노미스트 이창훈 기자] 강구영 한국항공우주산업(KAI) 사장이 KAI 매각설을 전면 부인했지만, 시장에선 KAI 매각설이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그간 KAI 인수 후보로 지속 거론돼왔던 한화그룹이 지난해 KDB산업은행이 최대주주인 대우조선해양 인수를 전격 발표한 이후, 한화그룹의 KAI 인수설이 또다시 제기되는 분위기다. 강구영 사장이 KAI 매각을 부인하면서 당장 매각이 추진될 가능성은 희박하지만, “KAI 매각은 시간문제”라는 의견은 여전히 많다. 재계 관계자들은 “정부가 KAI 매각을 공식화하지 않은 만큼, 한화그룹 등 KAI 인수 후보로 거론되는 기업들 역시 인수 검토를 부인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향후 KAI 매각이 추진되면, 한화그룹 등이 KAI 인수에 뛰어들 가능성은 매우 높다”고 내다봤다.
강구영 사장은 20일(현지시간)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에서 열린 국제방산전시회에서 취재진과 만나 KAI 매각과 관련해 “인수설이 계속 나오는 이유는 수요가 있다는 것인데, 공급자(KAI)는 그런 생각이 전혀 없다”고 밝혔다. 강 사장은 “팔고 안 팔고에 영향을 줄 수 있는 것은 임직원 의지와 정부 의지인데 제 생각에 우리 임직원이 99% 반대한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록히드 마틴과 보잉이 경쟁하는 미국의 사례를 언급하면서 “KAI를 민간에 주면 (한국은) 과점이 되기 때문에 전체적인 안보의 틀이 흔들릴 수 있다”며 “정부 차원에서 KAI를 순수 민간에 준다는 것은 모험”이라고 지적했다.
공공기관과 재계 안팎에선 강 사장의 이번 발언을 두고 “정부가 최근 제기된 KAI 매각설에 제동을 걸었다”는 해석이 나온다. 공공기관의 한 관계자는 “KAI의 최대주주는 한국수출입은행으로, 한국가스공사처럼 상장사면서 사실상 정부가 주인인 기업”이라며 “대통령실과의 교감 없이 정부가 주인인 기업의 사장이 매각을 전면 부인하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공공기관 관계자는 “강구영 사장이 KAI 매각설에 대해 국가 안보 등까지 거론하면서 전면 부인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다소 강도 높게 매각설을 일축한 것”이라며 “대통령실과 교감을 했는지 대통령실의 의중을 파악했는지 명확히 알 수는 없지만, 정부가 당분간 KAI 매각을 추진하진 않을 것이란 확신이 담긴 발언으로 읽힌다”고 했다.
돌고 돌아 한화?…“KAI 매각 시간문제”
강 사장이 KAI 매각을 부인했지만, 시장에선 “KAI 매각은 시간문제”라는 전망이 여전하다. KAI가 글로벌 방산업체로 도약하려면 대규모 민간 기업과의 통합을 통한 경쟁력 강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지속 제기돼왔기 때문이다. 정부 소유의 기업 매각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KAI 매각이 추진됐던 전례가 있다는 점, 방산 사업을 영위한 정부 소유 기업이 국내 기업에 매각된 사례가 있다는 점 등을 고려하면, KAI 매각 역시 불가능해 보이지 않는다”며 “인수 기업이 국가 안보와 직결된 방산 분야에서 독점적 지위를 누릴 수 있다는 우려도 있는데, 중간 지주사 설립을 통해 정부가 주요 주주로 남는 등 관리‧감독할 수 있는 매각 방식은 많다”고 주장했다.
물론 “올해 KAI 매각이 추진될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반론도 많다. 정치권 안팎 사정을 잘 아는 한 인사는 “경남 사천에 본사가 있는 KAI 매각에 대해 경남 지역 민심은 줄곧 반대였다”며 “내년 4월 총선을 앞둔 상황이라, 자칫 정부가 KAI 매각을 시도했다가 이른바 ‘보수의 심장’으로 인식되는 TK(대구‧경북) 민심을 자극할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KAI 인수에 뛰어든 기업들이 경남 지역에 대규모 투자를 내세워 지역 민심을 살필 것이란 전망도 있다. 대한항공은 2012년 KAI 인수 추진 당시 경남 사천에 1조원을 투자한다고 밝힌 바 있다.
방산 사업 ‘마지막 퍼즐’…김동관 부회장에 쏠린 눈
향후 KAI 매각이 공식화될 경우, 그간 유력 인수 후보로 거론돼왔던 한화그룹이 경쟁자를 제치고 KAI를 인수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재계 관계자는 “글로벌 방산업체를 꿈꾸는 한화그룹이 KAI 인수전에 뛰어들지 않을 가능성은 사실상 제로에 수렴한다고 보는 게 맞다”며 “KAI 인수는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숙원 사업 중 하나로 지속 거론돼왔다”고 귀띔했다. 또 다른 재계 관계자는 “한화솔루션이 갤러리아 부문을 인적 분할하는 등 한화그룹 오너가(家) 3세 경영이 본격화된 가운데, 방산‧에너지 사업을 진두지휘하고 있는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이 KAI 인수를 통해 아버지인 김승연 회장이 꿈꿔온 ‘한국판 록히드 마틴’을 완성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고 평가했다.
일부에선 “한화그룹이 KAI 인수전을 염두에 두고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조직‧인력을 보강하고 있다”는 얘기도 들린다. 한화그룹 내부 사정에 밝은 한 관계자는 “한화솔루션의 일부 인력이 한화에어로스페이스로 이동하고, KAI 등 외부에서 한화에어로스페이스에 합류한 인사들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인력 확충이 KAI 인수와 무관하지 않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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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구영 사장은 20일(현지시간)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에서 열린 국제방산전시회에서 취재진과 만나 KAI 매각과 관련해 “인수설이 계속 나오는 이유는 수요가 있다는 것인데, 공급자(KAI)는 그런 생각이 전혀 없다”고 밝혔다. 강 사장은 “팔고 안 팔고에 영향을 줄 수 있는 것은 임직원 의지와 정부 의지인데 제 생각에 우리 임직원이 99% 반대한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록히드 마틴과 보잉이 경쟁하는 미국의 사례를 언급하면서 “KAI를 민간에 주면 (한국은) 과점이 되기 때문에 전체적인 안보의 틀이 흔들릴 수 있다”며 “정부 차원에서 KAI를 순수 민간에 준다는 것은 모험”이라고 지적했다.
공공기관과 재계 안팎에선 강 사장의 이번 발언을 두고 “정부가 최근 제기된 KAI 매각설에 제동을 걸었다”는 해석이 나온다. 공공기관의 한 관계자는 “KAI의 최대주주는 한국수출입은행으로, 한국가스공사처럼 상장사면서 사실상 정부가 주인인 기업”이라며 “대통령실과의 교감 없이 정부가 주인인 기업의 사장이 매각을 전면 부인하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공공기관 관계자는 “강구영 사장이 KAI 매각설에 대해 국가 안보 등까지 거론하면서 전면 부인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다소 강도 높게 매각설을 일축한 것”이라며 “대통령실과 교감을 했는지 대통령실의 의중을 파악했는지 명확히 알 수는 없지만, 정부가 당분간 KAI 매각을 추진하진 않을 것이란 확신이 담긴 발언으로 읽힌다”고 했다.
돌고 돌아 한화?…“KAI 매각 시간문제”
강 사장이 KAI 매각을 부인했지만, 시장에선 “KAI 매각은 시간문제”라는 전망이 여전하다. KAI가 글로벌 방산업체로 도약하려면 대규모 민간 기업과의 통합을 통한 경쟁력 강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지속 제기돼왔기 때문이다. 정부 소유의 기업 매각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KAI 매각이 추진됐던 전례가 있다는 점, 방산 사업을 영위한 정부 소유 기업이 국내 기업에 매각된 사례가 있다는 점 등을 고려하면, KAI 매각 역시 불가능해 보이지 않는다”며 “인수 기업이 국가 안보와 직결된 방산 분야에서 독점적 지위를 누릴 수 있다는 우려도 있는데, 중간 지주사 설립을 통해 정부가 주요 주주로 남는 등 관리‧감독할 수 있는 매각 방식은 많다”고 주장했다.
물론 “올해 KAI 매각이 추진될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반론도 많다. 정치권 안팎 사정을 잘 아는 한 인사는 “경남 사천에 본사가 있는 KAI 매각에 대해 경남 지역 민심은 줄곧 반대였다”며 “내년 4월 총선을 앞둔 상황이라, 자칫 정부가 KAI 매각을 시도했다가 이른바 ‘보수의 심장’으로 인식되는 TK(대구‧경북) 민심을 자극할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KAI 인수에 뛰어든 기업들이 경남 지역에 대규모 투자를 내세워 지역 민심을 살필 것이란 전망도 있다. 대한항공은 2012년 KAI 인수 추진 당시 경남 사천에 1조원을 투자한다고 밝힌 바 있다.
방산 사업 ‘마지막 퍼즐’…김동관 부회장에 쏠린 눈
향후 KAI 매각이 공식화될 경우, 그간 유력 인수 후보로 거론돼왔던 한화그룹이 경쟁자를 제치고 KAI를 인수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재계 관계자는 “글로벌 방산업체를 꿈꾸는 한화그룹이 KAI 인수전에 뛰어들지 않을 가능성은 사실상 제로에 수렴한다고 보는 게 맞다”며 “KAI 인수는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숙원 사업 중 하나로 지속 거론돼왔다”고 귀띔했다. 또 다른 재계 관계자는 “한화솔루션이 갤러리아 부문을 인적 분할하는 등 한화그룹 오너가(家) 3세 경영이 본격화된 가운데, 방산‧에너지 사업을 진두지휘하고 있는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이 KAI 인수를 통해 아버지인 김승연 회장이 꿈꿔온 ‘한국판 록히드 마틴’을 완성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고 평가했다.
일부에선 “한화그룹이 KAI 인수전을 염두에 두고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조직‧인력을 보강하고 있다”는 얘기도 들린다. 한화그룹 내부 사정에 밝은 한 관계자는 “한화솔루션의 일부 인력이 한화에어로스페이스로 이동하고, KAI 등 외부에서 한화에어로스페이스에 합류한 인사들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인력 확충이 KAI 인수와 무관하지 않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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