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int

이창용 총재 “금리 인하? 시기상조…인상 더 고민할 때”

이 총재, ‘방송기자클럽 초청 토론회’ 참석
기준금리 현 3.5%에서 ‘3.75%’ 인상 가능성 열어놔
“중국 경제 의존도 낮춰야...챗GPT, 게임 체인저될 것”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7일 서울 양천구 방송회관에서 열린 방송기자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 한국은행]
[이코노미스트 이용우 기자]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여전히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높은 수준이라며 금리 인하를 논의하기에는 시기상조라고 강조했다. 이 총재는 연말까지 물가 상승률이 3%대로 떨어질 것을 예상했는데, 그 뒤에도 물가 목표치인 2%대로 수렴할 수 있다는 확신을 가져야 금리 인하를 고려할 수 있다고 밝혔다. 

“기준금리 인하, 물가 목표 2% 수렴 확신해야 가능”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7일 ‘방송기자클럽 초청 토론회’에 참석해 2월 금융통화위원회에서의 기준금리 동결과 향후 물가 및 금리 방향, 국내 경제 상황에 대해 발언했다. 

이 총재는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에 관한 질문에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연말에 3%대로 떨어지는 것을 볼 때까지는 금리를 동결할지, 더 올릴지를 고민할 것”이라며 “물가 상승률이 목표치인 2%로 수렴하는 확신이 들면 그때 금리 인하를 논의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설명했다. 

이 총재는 ‘어느 지표를 보고 확신할 수 있겠느냐’는 질문에는 “소비자물가상승률 지표이고, 아울러 서비스 물가, 임금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근원물가상승률 등 종합적으로 고려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총재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3월 이후로는 4.5% 밑으로 떨어지고 연말에는 3%대 초반 정도가 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2월 소비자물가지수는 1년 전 같은 달보다 4.8% 올라 10개월 만에 4%대로 내려왔다. 

다만 이 총재는 “미국의 고용지표,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와의 전쟁, 중국 경제 재개(리오프닝), 국제유가 상승 등 불확실성이 많다”며 “어떻게 전개되는지 지켜보고 금리를 올릴지 동결할지 결정하자는 게 금통위원들의 중론”이라고 전했다. 

한미 금리차에 대해서는 “경제 이론으로 보면 금리차 자체는 환율 변동 요인 중 하나”라며 “지난해 9월 원달러 환율이 1400원대로 갔을 때 한미 금리차는 0.75%포인트였지만, 1월 초 1250원대로 내려왔을 때는 1.5%포인트였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한미 금리차 자체가 환율 움직임을 결정하기보다 달러 강세가 더 영향을 준다”며 “다만 금리 차가 확대되면 부작용이 예상돼 이를 점검하며 통화정책을 펼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총재는 미국의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최종 금리와 관련해 “올해 2월에 미 고용지표 등이 나온 뒤로 금리 속도를 낮추려는 태도에 변화가 보였다”며 “최종 금리를 5%로 예상했는데 5.25%나 5.5% 의견이 나오고 있고, 일부는 그보다 높아진다고 보고 있어 불확실성이 크다”고 말했다. 

한은의 최종 금리에 대해서는 “2월 금통위 결정에서 금통위원 6명 중 5명이 3개월 내 3.75%까지 올릴 가능성을 열어놓자고 했다”며 “3개월 뒤 금리 결정에서는 주요국의 금리 결정, 지표들을 보면서 결정할 것”이라고 전했다. 

“부동산 재테크 수단, 미래에도 가능할지 고민해야”

서울 남산에서 시민이 한강 이남 아파트 단지를 바라보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이 총재는 한국의 경제 성장과 관련해 “올해 1.6% 성장한다고 할 때 상반기는 1.1% 정도, 하반기는 2% 정도 성장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경기가 나빠지는 상황은 상반기까지 계속하고, 3분기부터 천천히 반등하는 모습을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난 10여년 동안 중국 특수를 통해 국내 경제가 성장 동력을 얻었지만 최근 미중 갈등 등에 따른 우리 경제 영향을 고려하면 중국 경제가 한국에 미치는 영향을 예전만 못하다"며 “수출 구조가 반도체, 중국 등으로 편중돼 있어 이를 다변화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 총재는 가계대출 부실과 관련해 “우리나라의 가계부채 연체율은 낮게 유지되고 있지만 이는 코로나19 상황에서 대출 만기 연장 등에 힘입은 것”이라며 “금리가 많이 올라 연체율이 상승할 가능성이 있어 가계소비 제약에 따른 경제 성장 위축 가능성이 있다”고 평가했다.  

아울러 “부동산 가격이 올해 1~2월에 떨어지는 속도가 완화되며 연착륙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며 “부동산 투자는 꼭 성공한다는 생각이 (시장에) 잡혀있지만, 고령화 등을 고려할 때 과거 추세가 미래에도 계속될지는 다시 한 번 고민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이 총재는 챗GPT와 관련해서 “정말 게임체인저라고 보고 저도 놀랐다”며 “앞으로 더 발전할 것으로 보고 있고, 한은 내부망을 통해서도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코노미스트(https://economist.co.kr) '내일을 위한 경제뉴스 이코노미스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많이 본 뉴스

1공공기관장 평균 연봉 1.8억...상위권 '국책은행' 집중

2도입 10년 넘었는데...가족돌봄휴가, 직장인 대부분 못쓴다

3'합정역~동대문역' 오가는 심야 자율주행버스, 7월부터 유료화

4LH "출범 이후 최대 규모 청년주택 공급 예정"

5'뉴진스님' 윤성호가 해외 비판 여론에 보인 반응

6여전업계, 2000억원 규모 ‘여전업권 PF 정상화 지원 2호 펀드’ 조성

7강남 아파트 방음벽으로 돌진한 SUV...무슨 일?

8머스크 "슈퍼 충전소 확대 위해 5억 달러 이상 투자"

9티백·동전·비건…세계로 뻗어나가는 ‘K-조미료’

실시간 뉴스

1공공기관장 평균 연봉 1.8억...상위권 '국책은행' 집중

2도입 10년 넘었는데...가족돌봄휴가, 직장인 대부분 못쓴다

3'합정역~동대문역' 오가는 심야 자율주행버스, 7월부터 유료화

4LH "출범 이후 최대 규모 청년주택 공급 예정"

5'뉴진스님' 윤성호가 해외 비판 여론에 보인 반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