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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성장에도 대주주에 배당금 안겨준 한기평, 무슨 돈으로?[이코노 리포트]

한기평 지난해 배당 성향 111.3%…피치, 170억 챙겨
안정적 성장 이어간 이크레더블, 대주주에 222억 배당


한국기업평가 로고. [사진 한국기업평가]

[이코노미스트 마켓in 이건엄 기자] 한국기업평가(한기평)가 자회사 이크레더블에서 벌어들인 돈을 바탕으로 대주주 피치에 거액의 배당금을 안겨줬다. 회사채 수요가 줄어들며 한기평이 역성장했지만 이크레더블이 캐시카우 역할을 톡톡히 하면서 고배당 기조를 이어갈 수 있었다.

30일 신용평가업계에 따르면 한기평은 전날 정기주주총회를 열고 지난해 결산·현금배당금을 1주당 5100원으로 확정했다. 배당총액은 227억5044만원으로 전년(151억5357만원) 대비 50.1% 급증했다. 이에 따라 한기평 지분 73.55% 보유하고 있는 글로벌 신용평가사 피치는 이번 배당을 통해 총 170억3089만원을 챙겼다. 

한기평은 주식시장에서 ‘고배당주’로 통할 정도로 매년 높은 배당성향을 보여주고 있다. 배당성향은 당기순이익에서 배당총액을 나눈 값이다. 한기평의 지난해 배당성향은 111.3%에 달한다. 과거에도 70% 안팎의 높은 배당성향을 보였지만 올해는 이례적으로 높았다는 평가다.

이처럼 한기평이 고배당을 이어갈 수 있었던 것은 자회사 이크레더블의 역할이 컸다. 한기평이 회사채 수요 감소로 실적이 감소한 상황에서도 이크레더블이 안정적인 수익을 내며 한기평에 높은 배당수익을 안겨줬기 때문이다. 실제 별도기준으로 보면 한기평은 지난해 영업이익이 106억원에 그쳤다. 이는 전년 대비 41.1% 줄어든 것이다. 매출은 545억원으로 같은 기간 대비 7.5% 감소했다. 반면 당기순이익의 경우 이크레더블로부터 받은 222억원의 배당수익을 포함해 총 284억원을 기록했다. 당기순이익은 전년 대비 50.3%, 배당수익은 282.8% 급증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이크레더블의 배당금 수준이 실적 대비 다소 과하다는 평가도 나온다. 이크레더블이 지난해 성장을 이어간 것은 맞지만 대규모 배당금을 책정할 정도는 아니라는 지적이다. 이크레더블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184억원으로 전년 대비 6.3% 늘었다. 매출은 455억원으로 같은 기간 대비 2.7% 증가했다. 당기순이익도 139억원에서 157억원으로 12.9% 증가하는 데 그쳤다. 

업계 관계자는 “이크레더블의 높은 배당을 바탕으로 한기평 역시 실적이 꺾인 상황에서도 피치를 비롯한 주주들에게 큰 배당수익을 안겨줄 수 있었다”며 “다만 올해부터는 건설업황 악화 등으로 이크레더블 역시 실적을 내는 데 어려움이 있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한편 기업신용정보사업을 주력으로 하고 있는 이크레더블은 국내 최초로 기업 간 거래에 기업신용등급을 활용해 거래 위험을 관리할 수 있는 기업신용 인증 서비스(DNA)를 제공하고 있다. 최근에는 포스코ICT와 공동 개발해 국내 최초로 서비스하고 있는 인공지능(AI) 기반 기업부실예측 서비스 ‘크레덱스’를 통해 245개의 기업 회원을 유치하는 데 성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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