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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예요] 천정부지 ‘제주플레이션’ 어디까지?…동남아vs제주, 더 싼 여행지는

항공권값 ‘비슷’, 호텔 숙소비에서 가격 차이 벌어져
5월 어린이날 황금연휴는 ‘제주’ 승…항공편 상한가 덕

제주도, 호치민에서 볼 수 있는 풍경. [사진 제주도 여기, 베트남초이스 인스타그램 캡쳐]

[이코노미스트 김서현 기자] “부모님 모시고 제주도 여행 갈까 했는데, 찾아보니 비용이 살벌하더라고요. 그 돈이면 동남아 가는 게 나을 것 같아서 여행 계획을 세우고 있습니다. 어디 가면 좋을지 추천 부탁드려요.”

최근 제주도 여행경비가 동남아를 능가할 정도로 올랐다는 지적이 이어지며 일명 ‘제주플레이션’ 국면이 심화되는 추세다. 이에 제주에서 관광객에게 입도세 적용을 추진하겠다는 소식까지 전해지며 국내 여행객 수요가 해외로 빠져나갈 우려가 커지는 모양새다. 

여행 날짜를 다음달 중순인 5월 12~14일로 설정하고 제주와 동남아 여행경비를 직접 비교해봤다. 스카이스캐너에서 항공권값을 조회했고, 호텔스닷컴에서 4성급 이상 호텔의 숙소비를 비교했다. 

5월 12~14일 기준 제주행 항공편 가격(위)과 베트남 등 동남아 지역 항공편 가격을 조회해봤다. [사진 스카이스캐너 페이지 캡쳐]

제주행 비행기값은 18만4800만원으로, 20만원에 조금 미치지 못하는 선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베트남 지역 항공편 가격은 호치민시티 18만2291원, 하이퐁 18만8894원, 하노이 22만8089원 선을 보였다. 태국의 경우 방콕 25만9187원, 치앙마이 36만4031원이었다.

대만의 경우 전체적인 가격대가 조금 더 높았다. 카오슝은 27만1391원, 타이페이는 28만7586원이었다.

결과적으로 제주행 항공권값은 호치민, 하이퐁, 하노이, 방콕 등 동남아 일부 지역과 비교했을 때 가격대가 비슷하거나 몇 만원 차이로 저렴한 것으로 나타났다.

제주행 항공편은 코로나 시국을 맞이한 한때 1만원대까지 떨어진 바 있다. 이를 감안했을 때 20만원에 가까운 현재가는 그 상승폭이 매우 큰 셈이다. 

이처럼 제주행 비행기값이 고공행진 하는 이유는 제한된 항공 편수로 인한 ‘좌석난’ 현상이 불거지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늘어나는 해외여행에 국토교통부에서는 국제선 운영을 정상화하겠다는 지침을 내렸다. 이에 항공사 측에서도 국내선에 투입되는 항공편을 줄이고 국제 노선을 늘리면서 제주 항공권값이 오르는 악순환이 이어진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한국공항공사 통계에 따르면 지난 1월 제주공항 국내선 운항편수는 1만3031편(248만여석)으로 지난해 1월 1만4451편(277만여석)과 비교했을 때 9.8% 감소했다. 올해 들어 감소세가 더 가파르다는 점도 문제다. 김포~제주 노선 운항 편수는 지난 1월 7148편에서 2월 6808편으로 4.8% 줄어들었다.

반면 하늘길이 열리면서 국제 노선의 사정은 지역마다 다른 편차를 보이고 있다. 중장거리에 해당하는 미주와 유럽 노선의 경우 공급이 수요를 이기지 못해 항공권 가격이 다소 상승했지만, 동남아 지역의 경우 가격이 역으로 하락세를 기록했다.

올해 4월 기준 1인당 평균 항공권 구매가는 전년 대비 큰 감소폭을 보였다. 호치민, 하노이 항공권값은 각각 61%, 25% 감소했고 타이페이, 방콕, 푸켓은 각각 35%, 11%, 33% 감소했다.

5월 12~14일 제주와 동남아 지역 4~5성급 호텔 방 가격을 비교했다. [사진 호텔스닷컴 페이지 캡쳐]

한편 4성급 이상 호텔 숙소비를 비교해봤을 때 비용 차이가 확연히 드러났다. 비교적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던 항공권값과 달리, 제주의 호텔 숙소 가격이 확연히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5월 12~14일 제주의 4~5성급 호텔 가격은 30만~40만원대 가격선을 보였다. 그랜드 하얏트 제주는 32만8000원, 파르나스 호텔 제주는 40만원, 해비치 호텔&리조트 제주는 38만1800원을 기록했다. 그 외 호텔들도 이와 유사한 가격대가 형성돼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같은 기간 호치민의 4~5성급 호텔은 10만~20만원대에 가격이 형성돼 있었다. 카라벨 사이공은 21만8164원, 그랜드 호텔 사이공은 17만3553원, 호텔 에퀴토리얼 호치민 시티는 12만6797원이었다. 

태국 방콕은 적게는 10만원대, 많게는 30만원대 가격을 보였다. 아키라 통로 방콕은 16만3103원, 더 바자 호텔은 5만558원, 스텐다드호텔은 39만4445원이었다.

대만 타이페이의 호텔은 상대적으로 가격이 높았다. 리젠트 타이베이는 72만1713원. 샹그릴라 파 이스턴은 52만1381원, 그랜드 하얏트 타이베이는 31만7891원이었다. 

5월 황금연휴는 ‘제주’가 유리…가격 상한선 적용

다음달에 예정된 황금연휴(5월 7~9일)에는 제주도 항공편보다 동남아 지역의 항공편 가격 상승폭이 더 컸다. [사진 스카이스캐너 페이지 캡쳐]

다만 일명 황금연휴라 불리는 5월 5일 어린이날 연휴(5월 5~7일) 기간에는 제주 여행이 해외 여행에 비해 상대적으로 저렴한 축에 속할 전망이다. 제주행 항공편 가격이 5월 중순과 비슷한 20만원대에 형성되는 반면, 해외 항공편은 상대적으로 휴일 특수를 더 넓은 폭으로 적용받기 때문이다.

실제로 5월 5~7일 기준 항공편을 검색해보면 제주행 항공권값은 20만3900~22만500원 선에 형성된 반면 베트남 호치민시티는 28만4045원, 하노이 25만9999원, 하이퐁 25만6589원으로 값이 크게 상승한 점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는 제주 항공편 가격에 상한선이 설정돼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한 여행업계 관계자는 “제주 항공권은 현재 20만원대 수준으로 상한선이 정해져 있다”며 “따라서 제약이 없는 해외 항공편과 비교했을 때 너도나도 여행길에 오르는 황금연휴 기간에는 제주행 항공편의 가격이 더 저렴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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