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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사카에 2029년 대형 카지노 복합리조트…세계 관광·마이스시장 패권 노리는 日 [E-마이스]

복합리조트 개발 본격화…인근 교토·나라 등 호재 기대감 높아
“한국 글로벌 경쟁력 갖춘 관광·마이스 인프라 확충 투자 고민할 때“

엠지엠·오릭스 컨소시엄이 10조800억엔(약 10조6000억원)을 투입해 건립하는 오사카 유메시마 복합리조트(IR). [사진 엠지엠리조트 인터내셔널]

[이데일리 이선우 기자] 오는 2029년 일본 오사카에 오픈 카지노가 포함된 대형 복합리조트(IR·Integrated Resort)가 들어선다. 교도통신 등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지난 14일 오사카시(市)가 제출한 복합리조트 지구개발계획을 최종 승인했다. 2010년 오사카시가 간사이 일대에 복합리조트 개발을 추진한지 13년 만, 2018년 내국인의 출입을 허용하는 오픈 카지노 합법화 법안 통과 이후 5년 만이다. 

사이토 데쓰오 일본 국토교통성 대신은 “오사카의 복합리조트 개발 계획을 1년에 걸쳐 철저하고 신중하게 평가한 결과, 최대 규모 전시컨벤션센터 개발 등 복합리조트 개발로 인한 다방면의 긍정적인 효과가 기대된다”며 승인 배경을 설명했다. 미국 라스베이거스, 싱가포르, 마카오와 같은 대형 복합리조트 개발을 통해 아시아를 넘어 세계 관광·마이스(MICE:기업회의·포상관광·컨벤션·전시회) 시장의 패권을 잡으려는 일본 정부의 야망이 본격화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인공섬에 10조 투입  2029년 대형 IR 오픈

일본 정부의 복합리조트 개발 계획 승인은 지난 9일 치러진 지방선거 이후 일주일 만에 초고속으로 이뤄졌다. 선거에서 극우 성향 일본유신회 소속인 요시무라 히로후미 오사카부 지사가 재선에 성공한 데 이어 시장에 같은 당 소속인 요코야마 히데유키 전 의원이 당선되면서다. 모두 복합리조트 도입을 적극 지지하던 친(親)카지노 후보들이다. 일본유신회는 2013년부터 아베 신조 전 총리와 인공섬 유메시마에 카지노 개발을 추진해왔다.

지난해 4월 복합리조트 개발 계획을 접수한 일본 정부는 그동안 승인 결정을 지방선거 이후로 1년 가까이 미뤄왔다. 카지노 도입을 놓고 찬반 여론이 첨예하게 맞서는 상황에서 자칫 반대 여론을 등에 업은 후보가 당선될 경우 정부 결정과 상관없이 사업 자체가 무산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선거 직전인 이달 초 니케이와 마이니치 등이 오사카 거주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선 오픈 카지노가 포함된 복합리조트 개발 찬성(45%) 응답이 반대(38%)를 근소하게 앞질렀다. 반면 아사히가 실시한 조사에선 반대 응답이 우세하게 나타났다.

기시다 후미오 총리는 지난 14일 도쿄 총리 관저에서 열린 복합리조트 관련 정부회의에서 “오사카 복합리조트는 간사이 지역뿐 아니라 전체 국가 경제의 성장을 이끄는 미래 동력으로 일본이 관광 중심 국가로 도약하는 데에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며 강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오사카 복합리조트는 2025년 세계 엑스포가 열리는 오사카 해변 유메시마(Yumeshima) 인공섬에 들어선다. 제주도 면적의 1/5인 390만㎡ 크기의 유메시마는 1977년 폐기물 매립과 1991년 토지조성 과정을 거쳐 컨테이너 터미널 등을 갖춘 물류 중심의 인공섬으로 개발됐다. 2000년대 초반엔 하계 올림픽 유치를 위해 오사카 내륙을 연결하는 해저터널이 개통되는 등 대대적인 투자가 이뤄지기도 했다. 

연내 착공해 2029년 가을 개장이 목표인 유메시마 복합리조트 규모는 49만2000㎡. 내국인 출입이 가능한 오픈 카지노 외에 2500개 객실의 특급호텔, 최대 10만㎡ 규모 전시컨벤션센터(1차 6만8000㎡), 수용인원 3500명의 다목적 공연장, 쇼핑몰 등 건립에는 10조800억엔(약 10조6000억원)이 투입된다. 복합리조트 개발의 대표적인 성공사례인 싱가포르 마리나베이샌즈(약 8조원), 인천 영종도에 조성 중인 인스파이어 복합리조트(1조8000억원), 2030년 개장하는 서울 잠실 스포츠·마이스 복합단지(2조1672억원)보다 큰 규모다.

복합리조트 건립과 운영은 세계 2위 카지노호텔 체인 엠지엠 리조트 인터내셔널과 일본 금융회사 오릭스 컨소시엄이 설립한 합작회사 ‘오사카 IR KK’이 맡는다. 엠지엠과 오릭스가 각각 40%씩 지분을 보유한 컨소시엄에는 파나소닉, 간사이전력, 서일본여객철도, 미쓰비시UFJ, 수미토모 미츠이 은행 등 20개 일본 기업이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사카 유메시마 인공섬 전경. [사진 오사카시 홈페이지]

경제효과 연 11조… 韓 인프라 확충 고민해야


복합리조트 개발이 본격화되면서 지역이 누리게 될 직간접 효과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인근 교토, 나라 등과 함께 일본 여행의 제1코스로 손꼽히는 오사카가 대형 복합리조트까지 갖추게 되면서 ‘호랑이 등에 날개를 달게 됐다’는 평가도 나온다. 이훈 한양대 호텔관광대 교수는 “원래부터 방문 수요가 높은 오사카에 대형 복합리조트 개발로 새 인프라와 콘텐츠가 더해지면서 얻는 시너지 효과와 파급력이 예상보다 클 것”으로 예상했다.

일본 정부는 복합리조트가 건립 과정에서 11만6000개, 운영 과정에 9만3000개의 신규 일자리를 공급하는 등 오사카 외에 전체 서부 지역에 미치는 경제효과가 연 1조1400억엔(약 11조2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오사카시 역시 복합리조트가 연간 외국인 관광객 600만명 포함 2000만명을 끌어들여 연간 1000억엔(약 1조원)의 세수를 얻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반면 한국은 일본의 대형 복합리조트 개장으로 관광객 감소 등 피해가 불가피하게 됐다. 당장 외국인 관광객 감소도 문제지만 대일 관광수지 적자 폭이 지금보다 더 벌어질 가능성이 커졌다. 서원석 경희대 호텔경영학과 교수는 “관광객 수, 재방문 비율 등 대부분 지표에서 일본에 뒤처지는 상황에서 격차가 더 벌어지는 건 둘째치고 아예 회복이 불가능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현재 국내에서 운영 중인 영종도 파라다이스시티, 제주도 제주신화월드와 드림타워는 물론 올 하반기 인천국제공항 인근에 들어서는 인스파이어 복합리조트 역시 유메시마 복합리조트의 대항마로는 부족하다는 게 대다수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핵심 시설인 카지노가 외국인만 이용이 가능한 반쪽짜리인 데다 위치도 주변 관광지와의 연계를 통한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기엔 내륙과의 접근성이 떨어지는 섬이나 도심에서 멀리 떨어져 있어서다. 황혜진 이화여애 명예교수는 “일본 정부가 반대 여론에도 불구하고 오픈 카지노가 포함된 복합리조트 개발에 나서는 건 내수와 경제 활성화 등 실보다 득이 많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며 “한국도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관광·마이스 인프라 확충을 위해 대규모 투자 유치 방안을 고민해야 할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일본 국토교통성은 오사카와 함께 시세보시 인근 하우스 텐 보스에 복합리조트 개발 계획을 제출한 나가사키현에 대해선 “심사 시간이 더 필요하다”며 최종 승인을 보류했다. 일본 정부는 현재 오사카 포함 전국에 모두 3개의 대형 복합리조트 건립을 추진 중이다.
인천 영종도 인천국제공항 2터미널 인근에 올 하반기 1단계 개장하는 인스파이어 복합리조트 조감도. [사진 인천경제자유구역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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