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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300조 투자에 힘 싣는 정부…위기 돌파 ‘원 팀’ 될까

[회장 취임 6개월…삼성 이재용號 어디로] ②
尹 대통령. 삼성디스플레이 사업장 방문…“적극 지원”
삼성디스플레이, 4조원 신규 투자 ‘첫 걸음’

윤석열 대통령이 4월 4일 충남 삼성디스플레이 아산캠퍼스에서 열린 디스플레이 신규 투자 협약식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함께 입장하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이코노미스트 이창훈 기자] 삼성전자가 경기 용인 시스템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에만 20년간 총 300조원을 투입하는 등 대규모 국내 투자를 감행하는 가운데, 정부가 삼성의 대규모 투자에 대한 정책 지원 약속 등으로 화답했다. 4월 초 윤석열 대통령이 충남 삼성디스플레이 아산캠퍼스를 찾아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강조하는 등 삼성전자의 국내 투자에 힘을 실어주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른바 ‘반도체 한파’ 여파에 사상 최악의 위기 상황에 직면한 삼성전자가 정부와 ‘원 팀’으로 움직이면서 위기를 돌파할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재계 등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경기 용인 시스템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에 20년간 300조원을 투자한다. 첨단 반도체 제조 공장 5개를 구축하고 소재·부품·장비 기업, 팹리스(반도체 설계) 기업 등 150곳을 유치하는 등 대규모 클러스터를 만든다는 구상이다. 300조원을 직접 투자해 반도체 단일 단지로 세계 최대 규모의 단지를 짓는 것이다.

이 투자로 예상되는 직접 생산 유발 효과만 약 400조원에 달한다. 고용 유발 효과는 약 160만명으로 추산된다. 삼성전자의 대규모 투자 약속에 용인 분양 시장이 활기 조짐을 보일 정도로 기대감이 크다. 

최악 실적 발표 3일 앞두고…4조원 신규 투자 밝힌 삼성 

삼성전자는 4월 4일 삼성디스플레이 아산캠퍼스에서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등의 분야에 2026년까지 4조1000억원을 투자한다고 밝혔다. 연결기준으로 1조원에도 미치지 못하는 영업이익 등 올해 1분기 잠정 실적 발표를 3일 앞두고 신규 투자를 선언한 것이다. 이 신규 투자는 2026년까지 6대 첨단 산업 분야에 총 550조원 이상의 민간 투자를 유도하는 정부의 첨단 산업 육성 전략의 첫 이행이기도 하다. 당시 이재용 회장은 “바로 이곳 아산에서 삼성은 아무도 가보지 못한 디스플레이 산업의 새로운 미래를 개척하겠다”고 밝혔다. 

정부 역시 삼성전자의 대규모 국내 투자에 지원을 아끼지 않는다는 방침이다.

윤석열 대통령은 4월 4일 삼성디스플레이 아산캠퍼스에서 열린 삼성디스플레이와 소재·부품·장비 협력업체 간 신규 투자 협약식에 참석했다. 윤 대통령은 삼성의 투자에 대해 “디스플레이 산업의 새로운 도약을 여는 4조1000억원의 대규모 신규 투자”라고 평가했다. 또한 “충남이 세계 최초로 OLED를 양산한 곳”이라며 “혁신과 성장을 이루기 위해서는 국제 분업 체계에서 부가가치가 큰 첨단 산업 분야의 역량을 키워나가야 하고, 이 분야에 과감한 지원과 투자가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충남이 전략적으로 키우고 있는 차세대 디스플레이와 모빌리티 산업에 대한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정부는 삼성의 디스플레이 분야 투자가 완료되면 차세대 정보기술(IT)용 OLED 생산 시설 구축을 통해 노트북·태블릿 등 IT용 OLED 시장에서도 세계 최고 수준의 패널 생산 능력을 확보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우리 기업이 세계 1위를 차지하고 있는 스마트폰 OLED 패널 시장뿐만 아니라 IT용 OLED 시장의 주도권도 쥘 것이란 얘기다. 태블릿 패널 생산성이 2배 이상 높아지고, 설비·건설 투자 및 장비 구축 등 투자 과정에서 약 2만6000명 규모의 고용 창출 효과도 예상된다. 지역 내 소재·부품·장비 기업의 매출 증가 등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힘이 실릴 것으로 보인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4월 7일 경기 삼성전자 평택캠퍼스를 방문해 반도체 초(超)격차 지원에 나섰다. 당시 진행된 간담회에서 추 부총리는 “반도체는 인공지능(AI), 미래 모빌리티 등 첨단 산업의 두뇌”라며 “반도체 산업은 개별 기업의 문제를 넘어 국가의 안보·생존과 직결된 국가 차원의 핵심 과제”라고 강조했다. 이어 “이런 점에서 반도체 경기가 어려운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글로벌 초격차 확보를 위해 약 300조원 규모의 용인 시스템 반도체 클러스터 투자 결정을 높이 평가한다”며 “클러스터 신속 조성을 위한 범정부적 노력을 기울이는 한편, 세제·연구개발 지원, 인재 양성, 규제 개선 등을 통해 투자를 적극 뒷받침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 모습. [사진 연합뉴스]

일본에서 미국까지…대통령과 동행 중인 이재용 회장

지난 3월 윤석열 대통령 방일 당시에 일본을 찾은 이재용 회장은 4월 말 윤 대통령의 미국 국빈 방문에 경제사절단으로 참여한다. 윤 대통령의 미국 국빈 방문에서 미국의 반도체 지원법 등 자국 우선주의 정책 기조가 완화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미국 정부는 반도체 보조금 지급 요건 등과 관련해 영업 기밀에 해당하는 수율(전체 생산품 중 합격품 비율) 등의 자료 제출을 요구하고 있다. 반도체업계에선 “미국 정부가 제시한 보조금 지급 요건 등을 받아들이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다”는 얘기가 많다. 윤 대통령의 이번 국빈 방문을 기점으로 이 같은 요건에 변화가 있을지 관심이 쏠리는 이유다.

다만 재계 일각에선 “삼성이 과거 국정 농단 사태에 휘말린 경험이 있는 만큼, 최대한 조심스럽게 정부 정책 기조에 협조하는 분위기”라는 주장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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