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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 최고 대우 약속한 ‘한화’로 옮길까?…조선업계 인력난으로 대혼란

[한화오션 등판, 조선업 격변]③
“올해 1만4000여 명 부족”…조선 3사 인력 확보 경쟁 ‘심화’
대규모 채용 이어가는 한화오션…일부에선 “소송전 가능성” 얘기도 

조선업체 현장 견학 행사에 참가한 구직자들이 현대미포조선 작업 현장을 보는 모습. [사진 연합뉴스]

[이코노미스트 이창훈 기자] 한화오션 등판으로 국내 조선사들의 인력 확보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그간 지속된 인력 유출 등으로 신경전을 벌였던 국내 조선사들이 이른바 ‘인재 모시기’에 더욱 힘을 쏟고 있다.

HD현대는 지난 4월 현직 직원이 외부에서 경력 직원을 추천해 최종 입사하면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방식의 채용을 진행했다. 지난 4월부터 대규모 채용을 진행 중인 한화오션은 6월에도 전 직군에 걸쳐 채용에 나설 계획이다. 일부에선 “인력난에 허덕이는 국내 조선사들 사이에서 인력 빼가기 문제가 심각해지면서 소송전이 벌어질 수 있다”는 얘기도 들린다.

조선업 초호황에 인력난 과제 ‘여전’

조선업계 등에 따르면 정부가 조선 산업 인력난을 해소하기 위해 외국인 근로자 확보 등에 나서고 있지만, 당분간 인력난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국내 조선 산업의 수주 증가와 일감 확대로 올해 1만4000여 명의 인력이 추가로 필요하다고 판단하고 있다. 이에 산업통상자원부와 법무부는 수차례에 걸쳐 외국 인력 도입 제도 개선과 인력 양성 사업을 통해 올해 1분기까지 5500여 명의 추가 인력을 확보했다. 기능 인력(E-7) 비자를 획득한 3184명이 법무부의 비자 심사를 통과해 조선 산업 현장에 투입됐다. 저숙련 인력(E-9) 비자를 받은 1849명에 대한 심사도 완료됐다. 

국내 인력의 경우 산업부가 추진 중인 ‘지역 조선업 생산 인력 양성 사업’을 통해 올해 1분기까지 463명을 양성했다. 이 가운데 420여 명이 중소업체를 중심으로 일하고 있다. 올해 연말까지 2000여 명의 인력을 순차적으로 양성한다는 계획이다. 이창양 산업부 장관은 “그간 법무부, 고용노동부와 긴밀하게 협조해 1분기 만에 5500여 명을 확보, 인력 수급에 활로가 됐다”며 “앞으로도 부처 간 협조 등을 통해 더 신속하고 효율적으로 인력을 현장에 배치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문제는 정부의 이 같은 지원 정책이 인력난을 해결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사태 이전 장기간 이어진 조선 산업 불황으로 숙련공 중심으로 조선 산업 근로자가 대거 이탈한 상황”이라며 “이런 와중에 조선 산업이 빠르게 회복된 만큼, 당분간 조선 산업 인력난 문제는 지속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한국조선해양플랜트협회에 따르면 올해 3분기에 조선 산업에서 부족한 생산직 인력은 1만3000여 명 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울산시 동구 HD현대중공업 조선소. [사진 연합뉴스]

“처우 좋나요?”…한화오션 출범에 이목 집중 

조선 산업 인력난이 좀처럼 해소되지 않는 와중에 한화오션이 출범하면서 조선 산업 근로자의 셈법도 복잡해지고 있다. 과거 KDB산업은행 관리 아래서 다른 조선사와 비교해 상대적으로 열악한 환경에 놓여 있던 대우조선해양이 한화그룹의 일원인 한화오션으로 다시 태어났기 때문이다. HD현대중공업 안팎에선 한화오션 처우 등을 묻는 목소리가 많다. 일부에선 “삼성중공업 직원들이 한화오션으로 자리를 옮겼다”는 얘기도 들린다. 대우조선해양 시절 근무했다가 조선 산업을 떠난 인력 중에 한화오션 입사를 고려하고 있는 인원들도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국내 조선사들은 인력 확보에 사활을 걸고 있다.

HD현대는 지난 4월 ‘나만 아는 일잘러(일 잘하는 사람)를 소개합니다’라는 제목의 경력 직원 추천 제도 시행 공문을 전사적으로 배포했다. HD현대 그룹사 직원이 이전 직장 동료, 선후배, 지인 등 중에 경력 2년 이상의 인사를 추천하는 방식이다. HD현대가 추천사를 취합해 서류 전형과 면접 등을 거쳐 채용하는 것이다. 특정 인사가 최종 입사하면, 이 인사를 추천한 직원에게 100만원이 지급된다. HD현대 그룹사 직원이 외부 경력 직원 영입에 도움을 주면 인센티브를 지급하는 다소 파격적인 채용 제도를 시도한 것이다. 

지난 4월부터 설계, 생산관리, 사업관리, 품질‧안전 등에서 대규모 채용을 진행하고 있는 한화오션은 6월에도 연구‧설계 등 전 직군에 걸쳐 채용에 나선다. 그간 구조 조정 등을 거치며 조선 산업 인력이 지속 감소해온 상태라, 업무 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해 인력 확보에 집중하는 분위기다.

한화오션 측은 조선업계 최고 대우 등을 내세워 차질 없이 인력을 충원한다는 방침이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조선 산업 인력 확보를 놓고 국내 조선사들이 신경전을 벌여왔는데, 한화오션의 등장으로 인력 확보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며 “인력 유출 등과 관련해 조선사들이 소송전을 벌일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이미 일부 조선사들은 지난해 특정 조선사가 부당하게 자사 인력을 채용해 사업 활동을 방해한다는 이유로 공정거래위원회에 신고한 바 있다.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현 한화오션), 대한조선, 케이조선 등 4개 조선사는 “현대중공업(현 HD현대중공업)‧현대삼호중공업‧현대미포조선이 부당한 방법으로 자사의 기술 인력을 유인‧채용해 사업 활동을 방해하고 있다”며 공정위에 신고했다. 이들 조선사는 공정위에 제출한 신고서에서 “현대중공업그룹(현 HD현대그룹) 조선사들이 각 사 주력 분야의 핵심 인력 다수와 직접 접촉해 이직을 제안하고 통상적인 보수 이상의 과다한 이익을 제공했다”며 “일부 인력에 대해서는 서류 전형을 면제해 채용 절차상 특혜까지 제공하는 등 부당한 방식으로 인력을 대거 유인했다”고 주장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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